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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생활비, 물가상승률보다 최대 두 배 뛰어..가스·보험·전기료 급등, “고통 아직 끝나지 않아”

28/08/2026
in 부동산/경제
필수 생활비, 물가상승률보다 최대 두 배 뛰어..가스·보험·전기료 급등, “고통 아직 끝나지 않아”

호주 가계가 최근 한 세대 동안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생활비 충격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Squirrel_photos

치솟는 필수 생활비

호주 가계가 최근 한 세대 동안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생활비 충격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5년간 공식 물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부 필수 생활비는 전체 물가상승률의 최대 두 배 수준으로 올랐으며, 가계가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항목일수록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와 보험, 전기요금은 거의 50% 가까이 올랐고, 식료품을 비롯한 다른 필수 상품과 서비스 가격도 크게 뛰었다.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중반 이후 일부 필수 지출 항목의 가격은 전체 물가상승률인 24%의 최대 두 배까지 상승했다. 가계 부담이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 가운데 하나인 가정용 가스 가격은 48% 급등했고 전기요금도 38% 올랐다. 이 밖에도 여러 품목과 서비스의 가격이 크게 뛰면서 가계는 지출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5년간 가스와 보험, 전기요금은 거의 50% 가까이 올랐고, 식료품을 비롯한 다른 필수 상품과 서비스 가격도 크게 뛰었다. 사진: Pexels

식료품 급등

음식 조리에 사용되는 식용유와 각종 지방류의 가격은 47% 올랐다. 아침 시리얼이나 스무디, 커피에 넣는 우유 가격도 5년 전보다 35% 비싸졌다. 여기에 시리얼 가격은 29%, 커피와 코코아 가격은 각각 35% 상승했다. 일상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식료품 전반의 가격 상승이 가계의 체감 물가 부담을 크게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 예산관리 업체 마이버짓(MyBudget)의 창립자 겸 이사인 태미 바튼(Tammy Barton)은 지난 5년이 “한 세대 만에 가장 힘든 가계 예산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느꼈던 중간소득 가정들까지 이제는 주 단위로 생활비를 계산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임금이 주택비와 공과금, 필수 생활비의 누적적인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5년 동안 수천 명의 호주인을 대상으로 가계 예산 관리를 도우면서 이렇게 많은 필수 비용이 동시에 오르고, 그 상승세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이 회복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나쁜 해를 겪은 것이 아니다. 5년 연속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많은 가정이 이제야 그동안 밀린 부담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비 압박

주택과 관련된 비용도 가계 부담을 크게 키웠다. 새 주택 가격은 44% 급등했다. 다른 주요 주거비 항목의 상승률이 3분의 1을 넘지는 않았지만, 가계 예산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은 여전히 크게 늘었다. 지방정부 세금인 카운슬 레이트(council rates)와 임대료는 26% 올랐다.

태미 바튼(Tammy Barton)은 필수 생활비의 상승이 특히 큰 타격을 주는 이유는 이들 지출이 재량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소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요금 납부를 하지 않기로 선택할 수도 없고, 갑자기 임대료를 적게 낼 수도 없다”며 “우리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 두 걸음 뒤로 물러나는 것 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금융서비스 기업 AM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는 필수품 가격 상승이 국민에게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되면서 지난 5년이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시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임금물가지수(Wage Price Index)로 측정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전 수년간에는 실질임금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활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 조리에 사용되는 식용유와 각종 지방류의 가격은 47% 올랐다. 사진: Squirrel_photos

체감물가 심화

올리버 박사는 필수품의 경우 정기적으로 구매하거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더욱 뚜렷하게 체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료품은 매주 사야 하고, 휘발유도 정기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며 “가스와 전기요금 고지서는 보통 분기마다 받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계속해서 상기하게 되는 항목들”이라고 말했다.
호주통계청(ABS-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은 수요일 7월 월간 물가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3.5%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리버 박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호주준비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이 기대하는 만큼 빠르게 안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간 물가 상승률은 둔화하겠지만 호주준비은행이 바라는 만큼 빠르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격 자체가 하락하는 상황은 분명히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은 계속 비교적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며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적어도 1년 동안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 “불행하게도 11월께 또 한 차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활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퍼져 있다. 사진: Engin_Akyurt

금리 인상설

신용평가 및 기업정보 업체 크레디터워치(CreditorWatch)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반 콜훈(Ivan Colhoun)은 멜번컵 데이(Melbourne Cup Day)에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경제학자들의 일반적인 전망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소매업체들의 실적 보고서에서는 기술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경제학자가 호주준비은행의 이번 긴축 사이클이 이미 끝났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 분석가 존 린드먼(John Lindeman)은 정부가 과거에는 보다 공정한 방식으로 물가상승에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하고, 특히 사치품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 등이 과거의 물가 대응 수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린드먼은 “하지만 지금은 전체 가구의 약 3분의 1인 부채 보유 가구가 물가를 낮추기 위한 비용을 부담하고, 또 다른 3분의 1인 저축 보유 가구는 오히려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는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하는 일이, 일시적인 조치일지라도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기 때문”이라며 “금리 인상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책임을 호주준비은행에 떠넘기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구조적 불안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는 세계 경제 자체가 과거보다 물가상승에 취약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을 계속 끌어올리는 지정학적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홍수와 자연재해도 늘어나면서 식품 가격부터 보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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