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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 기준 금리 4.35% 동결..물가·주택시장 불안에 추가 인상 신중

12/08/2026
in 부동산/경제
RBA, 기준 금리 4.35% 동결..물가·주택시장 불안에 추가 인상 신중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35%로 동결했다. 사진: QuinceCreative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이 기준금리를 4.35%로 동결했다. 높은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와 주택시장 약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부담을 당분간 피할 수 있게 됐다.
RBA는 화요일 열린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예상됐던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4.35%로 유지했다. 이번 결정은 경제학자들과 금융시장이 대부분 예상했던 결과다.

물가 여전히 높아

RBA가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선호하는 지표인 절사평균 물가상승률(trimmed mean inflation)은 3.6%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RBA의 목표 범위인 2-3%를 여전히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RBA 통화정책위원들은 경제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추가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금리 인상을 일단 보류했다.
RBA 통화정책위원회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의 중간 수준으로 돌아오는 시점은 2027년 말이 될 때까지는 예상되지 않으며, 이 전망에는 상승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승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기준금리 목표치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을 포함해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BA는 또 “높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고착되지 않도록 하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를 위해 총수요 증가세가 억제돼야 하며, 이를 통해 경제의 생산능력 압력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경제학자들과 금융시장이 대부분 예상했던 결과다. 사진: Squirrel_photos

물가 전망 낮춰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았던 가운데 RBA는 올해 12월까지의 헤드라인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6%로 낮췄다.
RBA가 면밀하게 관찰하는 절사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 역시 기존 3.5%에서 3.3%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4대 주요 은행은 모두 다음 금리 변동 방향이 인하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실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은 최소 2027년 중반 이후로 늦췄다.

예상보다는 낮은 물가

지난달 발표된 물가상승률은 시장과 RBA의 예상보다 낮았다. 6월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연간 기준 3.8%로 집계돼 전달의 4%보다 낮아졌으며, RBA의 전망치도 밑돌았다. 반면 RBA가 특히 주목하는 절사평균 물가상승률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6%로 변동이 없었다.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났지만, 전체적인 물가 수준은 여전히 RBA의 목표 범위인 2-3%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 때문에 이른바 ‘비교역재 물가상승률(non-tradeable inflation)’을 더욱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비교역재 물가상승률은 국내 비용 압력으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는 물가를 의미한다.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부담을 당분간 피할 수 있게 됐다. 사진: StockSnap

국내 비용 압력

비교역재 물가상승률은 현재 전년 대비 약 4.9% 수준에 달하고 있다. 최근 3개월의 상승률을 연율화하면 5%까지 높아진다.
신규 주택 건설비용도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규 주택 건설비용은 지난 1년 동안 5.8% 상승했으며,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별 항목이다.
EQ 이코노믹스(EQ Economics) 대표 워런 호건(Warren Hogan)은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심각한 경기 둔화로 인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호건 대표는 뉴스24(News24)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다음 금리 움직임이 인하가 되는 유일한 경우는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RBA는 인플레이션이 2-3% 목표 범위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조기에 완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향후 12개월 안에 목표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RBA가 금리를 인하하도록 만들 유일한 요인은 경제에 재앙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나쁜 상황에서 더욱 악화되면서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불록 총재는 특히 RBA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과정에서 고용시장이 추가로 약화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 jarmoluk

주택시장도 변수

RBA 총재 미셸 불록(Michele Bullock)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경제가 더욱 둔화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불록 총재는 특히 RBA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과정에서 고용시장이 추가로 약화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불록 총재는 시드니에서 열린 아니카 재단(Anika Foundation) 연설에서 호주 주택시장의 약세가 지나치게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택시장 약세는 이른바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통해 소비지출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불록 총재는 “우리는 통화정책 전망의 변화와 올해 초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주택시장 여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5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주택시장이 더 많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최근 정책 변화와 주택시장 심리의 전반적인 약화를 비롯한 여러 요인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BA가 앞서 단행한 세 차례 금리 인상으로 인해 $600,000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구의 월별 모기지 상환액은 $272 증가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블록섬(Paul Bloxham)은 HSBC의 기본 전망이 경제성장 둔화와 주택시장 추가 냉각, 노동시장 완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RBA가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블록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전망에도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경제성장 둔화가 충분히 진행돼 RBA가 2027년 하반기(H2)에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근원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으며, 이 경우 RBA가 다시 금리를 인상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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