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온난화
뉴사우스웨일스(NSW)는 현재 30년 연속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으며, 한때 겨울의 상징이었던 눈이 지역 사회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그레이트 디바이딩 산맥(Great Dividing Range)을 따라 겨울철 눈이 흔하게 내렸으며, 때로는 주 서부와 해안 지역까지 눈이 내리기도 했다. 특히 웨스턴 시드니에서 불과 30km 떨어진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고지대에서는 매년 한두 차례 눈이 내리는 것이 거의 확실했으며, 어떤 겨울에는 카툼바(Katoomba)부터 마운트 빅토리아(Mount Victoria)까지 적설량이 30cm를 넘기도 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역사상 가장 큰 폭설로 기록되는 1900년 폭설 당시에는 블루마운틴에 약 1m의 눈이 쌓였고, 배서스트(Bathurst)에는 70cm, 머지(Mudgee)에는 55cm, 포브스(Forbes)에는 23cm의 눈이 내렸다. 또한 1910년에는 산악 지역에 쌓였던 눈이 열차에 그대로 남아 시드니 센트럴역(Central Station)에 도착할 정도였다. 20세기 후반에도 추운 겨울에는 상당한 적설이 이어졌다. 1986년 7월에는 시드니 북부 교외 지역에서 녹아내리는 눈송이가 잠시 관측됐으며, 1990년에는 오베론(Oberon)에서 무려 13일 연속 눈이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기록적 무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눈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블루마운틴에 눈이 쌓인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20세기에도 1973년처럼 큰 눈 없이 지나간 겨울은 있었지만, 현재처럼 오랜 기간 적설이 전혀 없는 상황은 관측 기록상 가장 긴 기간으로 평가된다.
기후 변화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가장 뚜렷한 징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서 눈이 줄어드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기온이 아주 조금만 상승해도 눈폭풍이 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고 해발 약 1,100m인 블루마운틴은 대부분의 눈이 영하 또는 0도 안팎에서 내리기 때문에 기온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지난 50년 동안 뉴사우스웨일스의 겨울 평균기온은 약 1도, 20세기 초와 비교하면 약 1.5도 상승했다. 기후학적으로는 매우 큰 변화이며, 과거 눈이 내리던 0도 안팎의 날씨가 이제는 영상 1-2도의 진눈깨비나 비로 바뀌면서 눈이 쌓일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기온만이 원인은 아니다. 호주 남부를 통과하는 겨울철 기압계의 이동 경로도 달라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열대 지역의 대기 순환이 확대되면서 한랭전선이 점차 남쪽으로 이동했고, 블루마운틴 폭설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였던 동해안 저기압(East Coast Low) 발생도 감소하는 추세다. 겨울철 기상 시스템이 남극해 방향으로 물러나면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더라도 눈을 내릴 만큼 충분한 수증기와 구름이 부족해 강설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료의 한계
다만 이러한 감소세를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호주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의 기상관측소는 눈의 발생 여부를 별도로 기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알프스 지역을 제외한 호주의 강설 기록은 오래된 신문 기사와 지역 주민들의 기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블랙히스(Blackheath)에 거주하는 린지 피어스(Lindsay Pearce)는 1800년대 초부터 블루마운틴 강설을 정리한 가장 방대한 기록을 보유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자료를 사건별로 집계한 결과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강설 공백은 전례가 없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