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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그래미 어워즈 보이콧 선언..아시아 부문 신설에 출품 거부로 강력한 메시지

30/07/2026
in 문화
BTS, 그래미 어워즈 보이콧 선언..아시아 부문 신설에 출품 거부로 강력한 메시지

세계적인 K팝 그룹 BTS가 2027년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사진: Yamu_Jay

신설 부문 논란

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가 신설한 ‘최우수 아시아 팝 음악 퍼포먼스(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 부문에 반발하며 2027년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는 최근 2027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부터 적용될 새로운 시상 부문과 규정을 발표하면서 ‘최우수 아시아 팝 음악 퍼포먼스(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를 신설했다.

아시아 팝 음악에 대한 인정과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K팝과 다른 아시아 음악을 기존 주요 부문에서 분리해 별도의 범주로 밀어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BTS는 지난 29일멤버들의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일한 성명을 공개하며 올해 그래미 출품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더 알엠(RM)을 비롯해 진(Jin), 슈가(SUGA), 제이홉(j-hope), 지민(Jimin), 뷔(V), 정국(Jung Kook) 등 일곱 멤버는 모두 같은 문구를 게시했다. 멤버들은 “우리의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항상 함께해 준 아미(ARMY)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짧은 성명이었지만, 새 부문을 둘러싼 비판과 같은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BTS는 그래미 출품을 거부한 유명 아티스트들의 사례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사진: Pexels

아시아 부문 신설

레코딩 아카데미는 새 부문이 “아시아 시장에서 제작됐거나 널리 인정받는 아시아 팝 음악 공연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시상 대상에는 K팝(K-pop), 일본 팝(J-pop), 중국 팝(C-pop) 등이 포함되며, 한 개 이상의 아시아 언어가 유의미하게 사용된 작품이어야 한다. 수상은 해당 공연을 선보인 아티스트에게 돌아간다. 전곡이 영어로만 구성된 작품은 이 부문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이번 신설 부문은 내년 2월 7일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부터 처음 적용되며, 함께 발표된 다른 신규 부문으로는 ▲최우수 R&B 협업 또는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R&B Collaboration Or Duo/Group Performance) ▲최우수 전통 팝 보컬 퍼포먼스(Best Traditional Pop Vocal Performance) ▲최우수 전통 포크 앨범(Best Traditional Folk Album) ▲최우수 라틴 송(Best Latin Song) 등이 있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이를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음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 음악을 주류 부문이 아닌 별도 범주에 가두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BTS는 멤버들의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일한 성명을 공개하며 올해 그래미 출품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ktphotography

그래미 출품 전면 포기

특히 BTS의 컴백 앨범 ‘아리랑(ARIRANG)’은 당초 새로 만들어진 ‘최우수 아시아 팝 음악 퍼포먼스’는 물론, 최고상인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후보까지 노려볼 수 있는 유력 작품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BTS가 2027년 그래미 어워즈의 모든 부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는 단순히 특정 부문 출품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그래미 시상식 자체의 후보 심사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BTS의 이번 결정은 그래미가 새 부문을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에 나온 것으로, 새 제도에 대한 항의의 의미가 담긴 행동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래미와의 인연

BTS는 지난 2019년 K팝 그룹 최초로 그래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2021년에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올랐으나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레인 온 미(Rain On Me)’에 밀려 수상이 불발됐다. 이어 2022년에는 ‘버터(Butter)’, 2023년에는 콜드플레이(Coldplay)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같은 부문 후보에 다시 올랐다.
2023년에는 ‘옛 투 컴(The Most Beautiful Moment)(Yet to Come)’으로 ‘최우수 뮤직비디오(Best Music Video)’ 후보에 선정됐으며, 콜드플레이의 앨범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에 참여한 공로로 앨범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BTS는 후보 지명뿐 아니라 2020년과 2021년, 2022년 세 차례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며 K팝의 위상을 높였지만 끝내 수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멤버들은 과거 여러 인터뷰에서 그래미 수상이 오랜 꿈이라고 밝혀 왔다.

슈가(SUGA)는 2020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미국 시상식을 보며 자랐고 그래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상”이라고 말했다. 알엠(RM)도 같은 인터뷰에서 “그래미를 목표로 삼는 것이 더 열심히 음악을 만들게 하는 동기였으며, 그래미는 최고의 인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출품 거부는 과거의 목표보다 음악 자체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BTS의 변화된 인식을 보여주는 결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BTS는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사진: Pexels

화려한 복귀

BTS가 이번 그래미 출품을 포기한 것은 작품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어느 때보다 강력한 수상 후보로 평가받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발매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은 모든 멤버가 대한민국 병역 의무를 마치고 약 6년 만에 완전체로 재결합해 발표한 복귀 앨범이다. 넷플릭스(Netflix)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BTS: The Return)’을 통해 제작 과정이 공개되면서 발매 전부터 세계 음악계의 가장 큰 기대작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앨범은 발매 직후 미국 빌보드(Billboard)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Billboard 200)’ 1위로 데뷔했다. 이와 함께 한국 써클차트(Circle Chart), 일본 오리콘 차트(Oricon Charts), 독일 앨범 차트,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Official Albums Chart)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아리랑’은 25개국 이상에서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으며, BTS 통산 일곱 번째 빌보드 200 1위 앨범이 됐다. 타이틀곡 ‘스윔(SWIM)’은 BTS의 통산 일곱 번째 빌보드 핫100(Billboard Hot 100) 1위 곡이 되며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앨범 수록곡 가운데 인터루드 성격의 ‘넘버 29(No. 29)’를 제외한 모든 곡이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하는 성과도 거뒀다.

음악성과 상업성을 모두 인정받은 ‘아리랑’은 이번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설된 ‘최우수 아시아 팝 음악 퍼포먼스’는 물론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 때문에 BTS가 모든 부문 출품을 포기한 결정은 음악계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2027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부터 적용될 ‘최우수 아시아 팝 음악 퍼포먼스’를 신설했다. 사진: ClickerHappy

출품 거부에 담긴 의미

BTS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신설 부문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언어나 지역을 기준으로 음악을 구분하는 방식에 대한 항의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이번 신설 부문이 아시아 음악에 대한 인정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비평가들과 음악계에서는 K팝을 비롯한 아시아 음악을 기존 팝 부문과 분리해 별도 범주에 가두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BTS 역시 “우리의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이러한 논란에 사실상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이번 결정이 언어와 출신 지역이 아닌 음악성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BTS의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BTS는 ‘아리랑(ARIRANG)’을 통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BTS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중남미, 오세아니아 등을 도는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며, 세계 각국의 팬들이 공연 중 ‘바디 투 바디(Body-to-Body)’ 코너에서 한국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을 함께 합창하는 모습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멤버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도 각자의 개성이 담겼다. 알엠(RM)은 ‘2.0’ 뮤직비디오 속 자신의 캐릭터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용했으며, 1970년대풍의 올드보이 스타일 착장으로 메시지를 공개했다. 뷔(V)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의 마스터(Master) 등급 화면을 배경으로 사용했고, 나머지 멤버들은 별도의 설명 없이 동일한 성명만 게시했다.

일부에서는 멤버들의 솔로 작품이 개별적으로 그래미에 출품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일곱 멤버가 같은 시각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만큼 단체 차원의 공동 결정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이번 신설 부문이 아시아 음악에 대한 인정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진: Thibaultlamtran

잇단 그래미 보이콧

BTS는 그래미 출품을 거부한 유명 아티스트들의 사례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국 가수 위켄드(The Weeknd)는 후보 지명에서 제외된 이후 그래미 주최 측을 “부패했다(corrupt)”고 비판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후 레코딩 아카데미는 투표인단을 개편하는 등 제도를 손질했고, 위켄드는 2025년 공연을 계기로 보이콧을 종료했다.

래퍼 드레이크(Drake) 역시 한동안 그래미 출품을 거부하며 후보 선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미국 래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는 2020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랩 앨범(Best Rap Album)’을 수상한 뒤에도 “어반(Urban)이라는 분류는 흑인 음악을 정치적으로 포장한 표현”이라며 특정 장르에 자신을 가두는 방식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당시 이러한 분류가 아티스트를 하나의 틀에 가두는 ‘비둘기집 효과(pigeonholing)’라고 비판했다.

반면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Bad Bunny)는 라틴 그래미(Latin Grammys)를 넘어 지난해 그래미에서 스페인어 앨범 ‘데비 티라르 마스 포토스(DeBÍ TiRAR MáS FOToS)’로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을 수상하며, 전곡이 스페인어인 앨범으로 ‘올해의 앨범’을 수상한 첫 사례가 됐다.

음악계에서는 BTS 역시 ‘아리랑’으로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새 부문 신설 이후 그래미 자체에 출품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서 오히려 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악이 먼저

BTS는 그래미와 관련한 아쉬움을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솔직하게 드러낸 바 있다.

2022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수상이 불발된 뒤 열린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공연에서 알엠(RM)은 “그래미와 우리 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지만, 나라면 친구들과 카페에서 이야기하고 잊어버릴 것이다. 트위터에 올리거나 인터뷰에서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어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래미 때문에 라스베이거스에 온 것이 아니라 아미(ARMY)를 만나기 위해 왔다”며 “기록과 타이틀, 성취, 트로피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음악을 시작한 첫 번째 이유는 아니다. 팬들과 눈을 마주치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소통하는 이 시간이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BTS는 현재 북미 공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월드투어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나고 있다.

한편 레코딩 아카데미는 BTS의 출품 거부와 관련해 현재까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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