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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길에 새겨진 130여 년 한·호 우정의 역사, 주경식 교수 강연..가평길에 담긴 한국전쟁의 기억

21/07/2026
in 교육, 동포뉴스
가평길에 새겨진 130여 년 한·호 우정의 역사, 주경식 교수 강연..가평길에 담긴 한국전쟁의 기억

▲알파크루시스대학교 주경식(Ph.D.) 교수, 사진:supplied

가평길의 의미

6·25전쟁 76주년을 맞아 호주한인교육문화센터(KCC)와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가 공동 주최한 ‘가평길(Kapyong Street)에서 만나는 호주와 한국의 130년 우정’ 강연회가 지난 6월 27일 오후 시드니 이스트우드 유나이팅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시드니 한인동포와 KCC 및 시소연 회원, 재향군인회 회원 등 약 60명이 참석해 1시간 30분 동안 깊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알파크루시스대학교 주경식(Ph.D.) 교수는 “호주 곳곳에 있는 ‘가평길(Kapyong Street)’은 단순한 도로명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과 호주가 함께 흘린 피와 희생, 그리고 130여 년간 이어져 온 우정의 역사를 기억하는 살아 있는 역사”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가평길 현장조사

주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단순히 가평전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주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가평길(Kapyong Street)’을 직접 찾아다니며 확인한 현장 조사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한국과 호주가 함께 만들어 온 우정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특히 이번 강연은 <크리스찬리뷰>가 2021년 12월부터 약 2년 동안 진행해 온 ‘가평전투 및 가평길 프로젝트’의 연구 성과를 집약한 발표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프로젝트팀은 호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가평길’을 직접 찾아 조사하고,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인터뷰했으며, 지방정부 자료와 군사 기록을 추적해 왔다. 이번 강연은 이러한 장기간의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준비된 결과물이었다.

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매일 ‘Kapyong Street’을 지나면서도 그 이름에 담긴 의미를 알지 못한다”며 “호주인들에게 가평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희생과 용기, 자유를 지켜낸 상징이며, 한국인들에게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혈맹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인사말을 전하는 강병조 KCC 대표와 한준희 시드니소녀상 연대 공동대표, 사진:supplied

▲호주 사회 속에 남아 있는 한국전쟁의 흔적과 이를 오랜 시간 추적해 온 연구 과정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사진:supplied

가평전투 재조명

이날 강연에서는 1951년 4월 가평전투 당시 호주 육군 제3대대(3RAR)가 압도적인 병력의 중공군 공세를 막아내며 서울 방어에 결정적인 시간을 벌었던 역사적 의미를 소개했다. 또한 호주 각지에 남아 있는 가평길이 어떻게 조성됐고 지금까지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진과 지도, 현장 영상과 함께 설명했다.
강연에서는 한국전쟁 속 호주군의 실제 이야기와 호주 곳곳에 남아 있는 가평길의 역사, 130여 년 한·호 관계의 숨겨진 역사, 그리고 시민들이 직접 찾아가 볼 수 있는 관련 장소들도 함께 소개됐다.

참전용사 증언

특히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실제 참전용사들의 육성이었다. 주 교수는 2022년 직접 인터뷰했던 가평전투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소개하며 당시의 처절했던 전투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한 참전용사는 “그날 밤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우리는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참전용사는 “우리는 아직도 그곳에 있다(We are still here, and we are staying here)”는 호주군 장병들의 결연한 의지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130년 한·호 우정

강연은 가평전투를 계기로 더욱 굳건해진 한·호 관계도 조명했다. 주 교수는 1889년 양국의 첫 공식 교류 이후 130여 년에 걸쳐 이어져 온 우정의 역사를 한국전쟁을 중심으로 재조명했다.

오늘날 호주 곳곳에 남아 있는 가평길과 가평 기념공원, ANZAC Day와 한국전 참전 기념행사는 이러한 우정이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 공동의 희생 위에 세워진 역사임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가평길 연구성과

주 교수는 호주 도로명에 ‘가평(Kapyong)’이라는 이름이 사용된 이유가 궁금해 구글지도를 통해 확인된 장소들을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확인한 내용들을 <크리스찬리뷰>에 연재했고, 해당 기사는 이후 한국의 연합뉴스와 JTBC 등에 인용 보도되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가평전투 및 가평길 프로젝트’로 발전했고, 장기간의 현장 조사와 자료 수집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알파크루시스대학교 주경식(Ph.D.) 교수, 사진:supplied

참석자들 큰 감동

강연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호주에 살면서도 가평길의 의미를 처음 알게 됐다”, “한국전쟁과 호주의 관계를 이렇게 깊이 이해한 것은 처음”이라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호주 사회 속에 남아 있는 한국전쟁의 흔적과 이를 오랜 시간 추적해 온 연구 과정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주 교수는 “가평길은 단순한 도로명이 아니라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운 두 나라의 역사이며, 후세에게 평화와 희생의 가치를 전하는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현장”이라며 “이러한 역사적 자산을 한인사회가 먼저 알고 다음 세대에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호주 사회 속에 살아 숨 쉬는 한국전쟁의 기억을 새롭게 조명하고, 가평전투가 오늘날 한·호 우정의 상징으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참석자들은 75년 전 가평에서 피로 맺어진 우정이 오늘날 호주 곳곳의 ‘가평길’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며,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헌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호주한인교육문화센터(KCC) 제공/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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