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역의 명문 사립학교들이 학생 선발 과정에서 수천 달러에 달하는 환불 불가 입학 관련 비용을 부과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과 위험이 커지고 있다. 입학이 확정되기도 전에 거액을 선납해야 하지만, 상황이 바뀌어 등록을 철회할 경우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구조다.
수천달러 선납
상위권 사립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가정들은 자녀가 실제 교실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막대한 비용을 먼저 지불하고 있다. 수요가 높은 사립학교의 경우, 단순 지원서 제출 단계에서부터 고액의 비용이 요구된다.
브리즈번 그래머 스쿨(Brisbane Grammar School)은 지원비(application fee) 명목으로 최대 $650을 받고 있으나, 이 비용을 지불해도 입학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멜번의 명문 사립학교인 멜번 그래머 스쿨(Melbourne Grammar School)의 경우, 입학 전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환불 불가 비용이 총 $13,750에 달한다. 이 비용은 학생이 실제로 입학하기도 전에 납부해야 하며, 가정 사정 변화 등으로 등록이 철회될 경우 전액을 잃을 수 있다.
조사 결과, 멜번 그래머 스쿨 외에도 16개 명문 사립학교가 $5000이 넘는 환불 불가 입학 관련 비용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학교는 이 비용이 최소 $75에 불과해 학교별 격차도 큰 상황이다.

비용 구성 방식
사립학교의 입학 관련 비용은 일반적으로 지원비(application fee), 입학 수락비(acceptance fee), 입학금 또는 보증금(entrance fee·holding deposit) 등으로 나뉜다. 다만 명칭과 구조는 학교마다 다르다.
이 가운데 지원비와 입학 수락비는 대체로 환불이 불가능하며, 경쟁이 치열한 학교의 경우 사실상 ‘자리 확보 비용’으로 작용한다. 반면 세 번째 항목인 입학금은 일부 학교에서 학비로 전환되는 크레딧 형태로 운영되기도 한다.
문제는 일부 학교가 실제 입학 시점보다 수년 전에 이 같은 비용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 기간 동안 가정의 거주지, 재정 상황, 자녀의 학습 특성 등이 바뀌더라도, 등록을 취소하면 이미 납부한 비용은 돌려받을 수 없다.
시드니 사립학교
시드니 지역 주요 사립학교들도 학생 등록 과정에서 수천 달러에 달하는 환불 불가 비용을 부과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부담과 위험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지원 단계부터 입학 확정 전까지 다양한 명목으로 비용이 발생하며, 상황이 바뀌어 등록을 철회할 경우 전액을 돌려받을 수 없다.
시드니 그래머 스쿨(Sydney Grammar School)은 비환불 지원비(Non‑refundable application fee)로 $300을 부과하며, 이는 지원 단계에서 납부해야 하고 환불되지 않는다. 학교 측은 이 비용이 행정 절차와 지원자 관리를 위한 필수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시드니 처치 오브 잉글랜드 그래머 스쿨(Shore School)은 대기자 명단 신청비(Waiting List Application Fee) $400, 입학 수락비(Acceptance Fee) $1,500, 최종 확정비(Confirmation Fee) $3,000을 각각 환불 불가로 부과한다. 학교 관계자는 “모든 비용은 학생의 입학 자리를 확보하고, 계획된 수업과 교사 배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인터내셔널 그래머 스쿨 시드니(International Grammar School Sydney)는 $250 Application Fee, $1,950 Enrolment Fee, 그리고 일부 Deposit $1,200을 요구하며, 입학 확정 절차와 가정의 입학 의사 확인을 위해 비용이 불가피하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메리든 스쿨(Meriden School)은 $350 Application Fee + $3,500 Enrolment Fee를 부과하며, 두 항목 모두 환불 불가로 명시돼 있다. 학교 측은 “비용은 학생 배치, 수업 계획, 교육 지원 등을 준비하는 행정 비용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멜번 그래머
멜번 그래머 스쿨 측은 총 $13,750의 비용이 지원비 $150, 남학생 기준 입학 수락비 $5600, 보증금 $8000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학교 대변인은 “보증금은 입학 전년도에 납부되며, 1학기 학비로 전액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절차는 가정의 입학 의사를 명확히 확인해 학교가 학생 맞춤 준비와 전환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대기자 명단에 있는 다른 가정들에게도 명확성과 공정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 등록 철회가 발생할 경우, 학교는 학생 복지(pastoral) 및 예외적 사정(extraordinary circumstances)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브리즈번 그래머
지원비가 가장 높은 브리즈번 그래머 스쿨의 교장 앤서니 미컬레프(Anthony Micallef)는 $650의 지원비가 행정 비용을 충당하고, 지원자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기관과 비교하면 높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우리 학교의 포괄적인 입학 심사 과정과 교육의 질을 반영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비용 불가피 이유
호주사립학교협회(Independent Schools Australia)의 최고경영자 그레이엄 캐트(Graham Catt)는 입학 관련 비용이 사립학교 수요 급증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사립학교 등록은 수년간 빠르게 증가해 왔으며, 다른 학교 부문보다 약 4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학교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며, 입학 관련 비용은 지원자의 진지함을 확인하고 수요를 관리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정이 입학 허가를 받고도 다른 학교로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 학교는 교사 배치, 학급 규모, 학습 지원, 시간표 등을 수개월 전부터 계획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컨설턴트 분석
사립학교 입학 컨설팅 업체 리전트 컨설팅(Regent Consulting)을 운영하는 교육 컨설턴트 폴 오셔너시(Paul O’Shannassy)는 대부분의 가정이 평균 6곳 이상의 학교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등록할 의사가 없더라도 보험 차원에서 여러 학교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의 학습 유형, 학교 성격, 위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다 보니 지원 폭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입학 절차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시점에서는 가정이 미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