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망과 주택담보대출 영향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은 내년 금리 인상이라는 ‘악몽 시나리오’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발표된 완고한 물가 지표, 실업률 개선, 경제성장률 회복 등으로 금융시장은 내년 말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지만, AMP 부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이애나 무시나(Diana Mousina)는 아직 이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의 기준금리 결정에서 중앙은행은 금리를 3.6%로 동결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무시나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수개월간 “변동 없는 장기 동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늘 민감하게 움직이며, 금리 전망 역시 빠르게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와 경제 상황 전망
RBA가 중시하는 근원물가 지표인 트림드 민(trimmed mean)도 3.2%에서 3.3%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무시나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갑자기 급등하지 않는 한, RBA가 서둘러 금리 인상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물가가 중앙은행 목표치를 소폭 웃돌고 있지만, 경제 전반의 상황을 고려하면 ‘패닉 금리인상’을 할 여건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그는 “2026년에는 물가가 상승이 아닌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2026년 하반기에는 트림드 미인이 RBA 목표 범위의 중간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금 상승세는 완만해지고, 최근 급증했던 이민자 유입도 둔화되는 중이며, 공공지출 증가폭도 줄어 경제 전반의 수요 압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 에너지 가격은 전쟁이 완화될 경우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디플레이션 또한 상품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지역 인허가 급감
한편 NSW 주정부가 주택 위기 해결을 위해 추진해온 ‘주택 공급 확대 전략’은 일부 지역에서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호황을 누리던 시드니 주요 지역에서 신규 주택 인허가가 사실상 ‘전멸’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최근 호주통계청(ABS-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자료 분석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연간 800건 가까운 인허가가 사라졌으며, 올해는 소수의 프로젝트만 승인되거나 아예 ‘0건’이 기록된 곳도 있었다. 이 지역들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건설이 활발하고 향후 확장 여지까지 남아 있던 곳들이다.
대표적으로 안클리프–바드웰밸리(Arncliffe–Bardwell Valley), 켈리빌–웨스트(Kellyville–West), 그리니치–리버뷰(Greenwich–Riverview), 웬트워스포인트–시드니올림픽파크(Wentworth Point–Sydney Olympic Park) 등이 포함됐다.
이들 지역은 2023–24 회계연도에만 450채 이상의 새 주택 인허가가 이뤄졌지만, 최근 회계연도에서는 승인 건수가 ‘손에 꼽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특히 웬트워스포인트–시드니올림픽파크는 2023/24년 480채가 승인됐지만, 2025 회계연도에는 단 1건도 승인되지 않았다.
시드니 도심의 헤이마켓(Haymarket) 역시 같은 양상을 보여, 전년도 433채 승인에서 올해는 0건으로 떨어졌다. 서덜랜드셔(Sutherland Shire)의 캐링바(Caringbah)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402채에서 올해는 42채에 그치며 급락했다.

전체 승인 증가와 공급망 불안
흥미로운 점은, NSW 전체 승인 건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과 정반대 흐름을 보인다는 점이다. 2025 회계연도 전체 승인 건수는 18만6507건으로, 지난해 16만1839건보다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 지역별 편차가 NSW의 주택 공급 체계가 매우 취약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수요 급증, 임대료 상승, 주거비 부담 악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공급망 불안이 더해지는 셈이다.
공급망 병목
주택산업협회(HIA-Housing Industry Association) 이코노미스트 모리스 타팡(Maurice Tapang)은 인허가 자체도 문제지만, “승인된 주택 중 실제로 완공되는 비율이 낮아진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국가주택협약(National Housing Accord)에서 제시한 야심찬 주택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현실에서 실제로 공급되는 신규 주택 수는 공식 승인 수치보다 훨씬 적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감 현상을 두고 “건설 원가 상승, 지방정부 인력 부족, 인허가 심사 기간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개발사들은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며, 여러 프로젝트가 ‘보류 또는 폐기’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절차지연 문제
호주 대형 건설사 메트리콘(Metricon)의 대표 브래드 더건(Brad Duggan)은 NSW의 인허가 시스템이 지나치게 느리고 예측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절차만 간소화하더라도 수천 채의 신규 주택을 바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가주택협약의 목표인 2029년 중반까지 120만 호 공급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문제는 건설사가 아니라 토지와 인허가”라고 지적했다. “구매자도 있고 건설사도 준비돼 있지만, 계획·토지공급 체계가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ABS 자료는 시드니 일부 지역의 ‘붕괴 수준’ 인허가 감소와 달리, 다른 지역에서는 승인 건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슬힐–센트럴(Castle Hill–Central), 제틀랜드(Zetland), 버우드(Burwood)는 올해 각각 1000건 이상의 인허가가 승인되며 NSW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의 증가가 전반적 수치를 떠받쳤지만, 전문가들은 “NSW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목표 달성을 위한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이미 치솟은 집값이 더 큰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