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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 국가전략 공개. 기존 법체계 기반 관리 기조 재확인

03/12/2025
in 정치, 사회
정부, AI 국가전략 공개. 기존 법체계 기반 관리 기조 재확인

정부가 2일 호주 경제 전반에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국가 AI 계획을 발표했다.사진: tungnguyen0905

AI 로드맵 공개

정부가 2일 호주 경제 전반에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국가 AI 계획(National AI Plan)을 발표했다. 그러나 고위험 AI 사용 상황에 대한 별도 강력 규제 도입은 유보하고, 현재의 법 체계로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호주는 현재 별도의 AI 관련 법률이 없다. 중도좌파 성향의 노동당(Labor) 정부는 지난해 프라이버시·안전·투명성 우려가 커지자 고위험 분야에 대한 자발적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기술인력 확보

이번에 공개된 국가 AI 계획에서 노동당(Labor) 정부는 첨단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AI 역량 강화 및 일자리 보호, AI 일상화에 따른 공공 안전 확보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계획에서 “정부의 AI 규제 접근은 호주의 견고한 기존 법적·규제적 틀을 기반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라며 “이미 마련된 법률이 AI 관련 위험을 다루는 핵심이자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기존 법 체계를 강화하면서도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첨단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AI 역량 강화 및 일자리 보호, AI 일상화에 따른 공공 안전 확보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사진: RonaldCandonga

정부 입장

연방 산업장관 팀 아이어스(Tim Ayres)는 이번 로드맵이 “호주 국민들이 신기술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동시에, 혁신과 위험관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어스 장관은 “기술이 계속 진화하는 만큼 호주 정부도 이 계획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며 기회를 확대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우려 제기

그러나 호주가톨릭대학교(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의 니우샤 샤피아바디(Niusha Shafiabady) 부교수는 정부의 업데이트된 AI 로드맵에 “중대한 공백이 있다”고 지적했다.

샤피아바디 부교수는 “계획은 데이터 개방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표는 야심차지만, 책임성·주권·지속 가능성·민주적 감독 측면에서 결정적 부분을 비워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영역을 다루지 않는다면 호주는 효율적일 수는 있으나 공정하거나 신뢰받지 못하는 AI 경제를 구축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캔버라, 노사 AI 전면전 앞두고 관망 중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노조와 기업 간 ‘진짜 싸움’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그래서 캔버라가 본격적인 전면전이 벌어지기 전까지 관망하는 것이 맞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정부가 내놓은 ‘국가 AI 계획(National AI Plan)’은 기술 확산이 산업과 일상에 빠르게 스며드는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약속한다. 다만, 캔버라는 필요할 경우 언제든 개입할 권리를 명확히 했다. 중복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 ‘개입 카드’는 신중하게 사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로드맵은 국민들이 신기술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동시에, 혁신과 위험관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진: borevina

두 장관의 보고서

이번 정책 문서는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내각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팀 에이어스(Tim Ayres) 산업부 장관과 앤드루 찰턴(Andrew Charlton) 과학·디지털경제 차관보가 공동 발표했다.
에이어스 장관은 제조업 노조 기반 감각을 갖고 있으며, 찰턴 차관보는 경제학·컨설팅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다.

충격 미지수

문서는 AI의 실제 노동시장 충격이 아직 불확실한 만큼 직장 내 도입에 ‘소프트 랜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백색칼라, 기술·금융 분야, 분석 직군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노사 간 “협력(collaboration)”을 강조하며, 미래 일자리 지도를 함께 그릴 것을 주문한다. 또한 AI 리스크에 노동법 체계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이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생산성 해법

AI 도입은 호주의 장기 생산성 부진을 타개할 가장 확실한 해법으로 평가된다.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성장세를 끌어올리고 국가 부를 증대시키며, 정부 재정의 구조적 압력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인프라, 노동력 재교육, 그리고 규제 부담을 최소화한 환경이 필수적이다.

기업들은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생산성 효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계량되지 않았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인력 감축보다 재교육을 통해 AI를 업무에 녹여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차세대 AI는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환경 변화에 반응하며 복잡한 목표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구현할 수 있다.사진: DeltaWorks

금융권 첫 충돌

최근 금융부문노조(Finance Sector Union)와 커먼웰스은행(Commonwealth Bank) 간 법적 충돌이 그 전조로 꼽힌다. CBA는 콜센터 직원 수십 명을 챗봇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히며 AI를 직접적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은행은 도입 과정에서 직원 영향 분석을 비롯해 여러 부분을 잘못 처리했음을 인정했고, 결국 철회했다. CBA는 45명의 직원을 복귀시키며 한발 물러섰다. 은행의 공격적인 AI 전환 속도가 사회·정치적 수용도보다 앞서 있었던 셈이다.

웨스트팩(Westpac)의 앤서니 밀러(Anthony Miller)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은행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AI가 일자리를 절대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현재 기업들은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당분간은 대규모 정리해고보다 자연 감소나 신규 채용 축소 방식의 ‘수동적 전환’이 먼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 CEO는 “최근 채용 논의가 이뤄질 때마다 AI가 먼저 언급된다”고 말했다.

새 국면: 에이전틱 AI

실질적 변화는 ‘에이전틱(agentic) AI’가 등장하면서 시작될 전망이다. 차세대 AI는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환경 변화에 반응하며 복잡한 목표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지시가 필요한 기존 생성형 AI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술이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주요 은행들은 이미 관련 시험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 기술의 혜택은 즉각적이다. 경제 범죄 대응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콜센터 업무도 AI가 복잡한 문의를 즉시 해결하는 방식으로 대전환이 가능하다. 고객들에게는 더 안전한 금융 서비스, 즉시 연결되는 콜센터 등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

한 은행 경영진은 향후 수년 안에 약 300개의 프런트라인 직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이 인력이 영업점·기업금융 등 ‘관계 중심 역할’로 재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대규모 정리해고보다 자연 감소나 신규 채용 축소 방식의 ‘수동적 전환’이 먼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geralt

노동시장 전망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리사 쿡(Lisa Cook) 이사는 최근 연설에서 AI의 노동시장 영향에 대해 “일자리 상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혁신기술이 항상 그래왔듯, AI 역시 일부 노동을 대체하는 동시에 다른 직무의 생산성과 소득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 증가가 전체 노동 수요를 높일 수 있다”며, 다만 “부정적 영향은 특정 집단에 집중되고, 생산성 향상은 더 넓게 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컴퓨터 기반 기계가 숙련 기계공을 대체했고, 개인용 컴퓨터가 사무직 일자리를 바꾼 것처럼, AI 확산도 일부 노동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전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쿡 이사는 기술 변화의 노동시장 영향은 단순히 “일자리 자체의 생성·소멸”보다 훨씬 미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업이 아니라 업무(tasks)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기술 변화에 따라 기업이 생산 방식과 제품군을 재편할 때, 수행해야 할 업무의 구성이 달라지며, 결국 노동자의 ‘기술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웨스트팩의 밀러 CEO도 디지털화 이후 은행 노동의 변화 양상을 떠올리며 “당시엔 디지털화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만 예상했지만, 정작 사기·스캠과 같은 디지털 금융 범죄가 늘면서 500명을 별도로 채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

결국 캔버라가 집중해야 할 지점은 명확하다. AI 관련 인프라 확충, 교육·훈련 강화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규제를 넘어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투자를 끌어들이고, 전체 노동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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