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상원(Senate)이 연말 마지막 회기 주간에 원 네이션(One Nation) 대표 폴린 핸슨(Pauline Hanson) 상원의원의 ‘부르카(burqa) 퍼포먼스’로 인해 약 1시간 30분 이상 정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상원 중단
사건은 24일, 핸슨 상원의원이 부르카를 착용한 채 본회의장에 걸어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그는 호주 전역에서 부르카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날 행동 역시 그 캠페인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상원은 즉시 제재를 가해 당일 회의장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핸슨 의원이 퇴장을 거부하면서 양측 간의 격한 설전이 이어졌고, 수 라인스(Sue Lines) 상원 의장이 드물게 회기 자체를 중단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상원은 약 1시간 30분 뒤인 오후 5시 50분께 회의를 재개했으며, 핸슨 의원은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핸슨 의원은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동료 의원들을 “위선자(hypocrites)”라고 비난하며, 자신이 발의하려던 법안을 막기 위해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가 금지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이 억압적이고, 급진적이며, 비종교적인 복장이 여성 인권 침해와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모든 호주인이 알도록 할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상원이 의원 행동으로 인해 정회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비판 확산
독립 상원의원 파티마 페이먼(Fatima Payman)은 이번 사건을 “의회와 국민을 향한 혐오스럽고(abhorent) 무례한 행동(disrespectful)”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호주 의회에서 최초로 히잡을 착용한 여성 의원이다.
페이먼 의원은 ABC 라디오(ABC Radio) 인터뷰에서 “부르카를 입고 회의장에 들어와 규정과 의장의 지시를 무시한 것은 전형적인 관심 끌기 행위”라며 “2025년 상원 마지막 주에 상원이 정회될 정도라면 정부와 핸슨 의원의 우선순위는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내셔널스(Nationals)의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의원은 한슨 의원의 원 네이션 합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인물로, “폭력적이지 않은 한 누구든 어떤 정치적 표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혐오 우려
핸슨 의원이 퍼포먼스를 벌이기 전, 이슬람포비아 특사 아프타브 말릭(Aftab Malik)은 그의 부르카 금지 주장과 이를 국가안보와 연결시키는 행위가 “불쾌하고(frustrating) 위험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말릭 특사는 성명을 통해 “이미 히잡, 머리 스카프, 부르카를 착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호주 내 무슬림 여성들이 괴롭힘, 강간 협박, 폭력을 겪고 있다”며 “이런 행동은 이들의 안전 위험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모든 여성은 무엇을 입을지, 혹은 입지 않을지 스스로 선택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착용
핸슨 의원이 의회에서 부르카를 착용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17년에도 같은 법안 추진 과정에서 거의 동일한 복장을 입고 상원 본회의장에 등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