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매년 수만 건의 신분증이 우편 배송 과정에서 분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분 도용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3년 동안 약 3,200개의 호주 여권이 등기 우편 배송 중 ‘분실’된 것으로 보고됐다. 같은 기간 퀸즐랜드주에서는 7만 장이 넘는 운전면허증과 사진 신분증이 고객들로부터 분실 신고됐다. 퀸즐랜드 주정부는 지난 회계연도에만 약 2만 5,000건의 신분증 분실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표적은 운전면허증
비록 전체 발급 건수 대비 분실 비율은 1% 이하에 불과하지만, 신분 도용 전문가들은 이를 “심각한 문제”로 지적한다.
신분보호 단체 아이디케어(IDCare) 창립자 데이비드 레이시(David Lacey)는 “사진이 있는 정부 발급 신분증은 범죄자에게 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운전면허증이 범죄자들의 ‘선호 신분증’이라고 설명했다. “다크넷에서는 운전면허증을 약 7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여권보다 거의 두 배 비싼 가격이다. 그만큼 운전면허증에 범죄적 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레이시 씨는 운전면허증이 다른 신분증보다 더 많은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쓰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운전면허증이 도용되거나 단순히 정보만 탈취돼도 계좌 개설이나 신용 대출 신청에 악용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호주 내 운전면허증 분실 규모는 실제로 훨씬 클 수 있으나, 대부분의 주 정부는 해당 통계를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 퀸즐랜드 주정부는 신분 도용을 막기 위해 분실 신고가 접수된 경우 새로운 고유 번호가 부여된 대체 카드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호주 외교통상부(DFAT-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는 분실된 여권이 신고되면 호주우체국(Australia Post)와 함께 조사에 착수하고, 회수되지 않을 경우 해당 여권을 취소한 뒤 새 여권을 발급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신분증은 추후 발견되기도 했지만, 정확히 얼마나 회수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잇따른 우편 보안 사고
올 7월에는 멜번 GPO 우편함이 며칠 사이 세 차례나 외부 침입을 당했고, 8월에는 시드니의 한 우편 배달 직원과 두 명의 남성이 140만 달러 규모의 사기 조직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우편 직원은 우편물에서 은행카드를 빼내 범죄 조직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NSW 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Financial Crimes Squad) 사령관 콘 갈레아(Con Galea)는 “호주우편공사가 내부 시스템 취약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월에는 시드니의 전직 우편 계약 직원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40만 달러 상당의 기프트카드, 술, 고급 시계, 현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호주우체국은 성명을 통해 “호주우체국은 매주 900만 개 이상의 소포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송하며, 대다수는 문제없이 도착한다”고 강조했다.
분실 원인 다양
우편산업 옴부즈맨(Post Industry Ombudsman) 이안 앤더슨(Iain Anderson)은 “분실 원인은 다양하다”며 “호주우체국은 대규모 물량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기계적 문제나 주소 오류 등으로 물품이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장 문제나 날씨 같은 외부 요인도 분실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편산업 옴부즈맨에 접수된 불만은 지난 회계연도 8.5% 증가해 총 4,56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배송 문제 관련 불만이 가장 많았으며, 분실은 약 20%로 세 번째를 차지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