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품 판매 중단
ANZ가 선콥은행(Suncorp Bank) 인수를 마친 지 1년여 만에 브랜드 철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ANZ는 내년 4월까지 선코프 은행 상품을 시장에서 철수하고, 2026년 말까지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 5월부터는 신규 선콥 브랜드의 주택담보대출, 저축상품, 정기예금이 중단된다. 기존 고객은 기존 상품을 유지할 수 있지만, 변동을 원할 경우 ANZ 계좌로 전환해야 한다.
ANZ는 선콥 은행 인수에 41억 달러를 지불했으나, 대변인은 브랜드가 폐지된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ANZ 대변인은 호주연방정부와 퀸즐랜드주정부에 약속한 ‘3년 약속’, 즉 지역 지점 유지와 인수에 따른 순 고용감축 금지 방침을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향후 논란
ANZ는 “선콥은행의 성장 지원에 전념하고 있다”며 “브랜드 폐지 결정은 내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6년 말은 사실상 선콥 브랜드 철수의 목표 시점으로, 단순화와 중복 제거를 추진하는 누노 마토스(Nuno Matos) 신임 CEO의 전략에 따라 이 시한이 더 길어질 수 있다.
현재 선콥은행 임원들이 ANZ 주요 직책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 유통 부문 총괄 케이트 자이아(Kate Zaia)와 마케팅 책임자 케이트 키세인(Kate Kissane)이 ANZ로 합류하며, 트로이 페더(Troy Fedder)와 조던 가른즈워시(Jordan Garnsworthy)도 함께 이동한다.
자이아는 직원들에게 “기회가 아주 좋다”며 “이제 선콥 인력이 실제로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토스 CEO가 “주주와 투자자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조직 내 중복과 낭비, 관료주의를 빠르게 제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고용 구조 조정
ANZ는 이번 주 화요일 긴급회의에서 직원들에게 3500명 감축 계획을 전달했다. 이는 ANZ 전체 인력 약 4만2천 명 가운데 일부이며, 컨설턴트 1000명도 포함된다.
한편, 다른 대형 은행들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National Australia Bank)은 728개 직무를 축소하고, 그중 410개 직무를 없애는 대신 베트남과 인도 지사에 127개 신규 일자리를 추가한다. NAB 대변인은 “환경이 계속 변하는 만큼 올바른 구조와 역량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며 “일부 일자리는 사라지지만, 필요한 곳에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스트팩(Westpac)은 최대 2500명 감축이 예상된다. 호주금융노조(FSU-Finance Sector Union) 웬디 스트리츠(Wendy Streets) 회장은 “이것은 특정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전 업계가 동일한 목표를 위해 인력과 지역사회를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점 통합 추진
ANZ는 퀸즐랜드주에 있는 49개 ANZ 지점을 선코프은행 점포와 공동 배치해 재브랜딩할 계획이다. 이는 웨스트팩이 세인트조지은행(St George)을 공동 배치해 지점 비용을 절감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인수 조건상 퀸즐랜드주 내 순 고용 감소와 지점 폐쇄는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선콥은행의 주택대출 부문은 ANZ 체계와 호환되지 않아, 120만 명에 달하는 선콥은행 고객은 ANZ 디지털 뱅킹 플랫폼 ‘ANZ 플러스(ANZ Plus)’로의 이전이 진행 중이다.
마토스 CEO는 “ANZ 플러스를 가능한 한 빨리 고객 손에 쥐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중복된 ANZ 플러스, ANZ, 선콥 시스템을 정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영진 변화
ANZ 플러스는 전임 CEO 셰인 엘리엇(Shayne Elliott)이 ‘미래의 디지털 은행’으로 만든 전략이었다. 그러나 마토스 CEO가 지난 5월 취임한 후 선콥은행 측은 “18개월 내 통합과 이전을 완료해야 한다”는 지침을 받았다. ANZ 리테일은행 전 대표이자 ANZ 플러스 책임자였던 마일리 카네기(Maile Carnegie)는 지난 6월 은퇴했다.
또한 수요일에는 글로벌 마켓 총괄 안슐 시더(Anshul Sidher)가 즉시 사임했다. 이에 따라 마이클 페릭(Michael Peric)과 트레버 베일(Trevor Vail)이 공동으로 마켓 부문을 이끌게 됐다. 페릭은 시드니에 남고, 베일은 싱가포르로 복귀한다.
인수 배경
ANZ는 2022년 7월 퀸즐랜드 기반의 선콥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고, 2024년 7월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약 3000명의 선코프 직원이 ANZ로 합류했다. 이 거래에는 상장 보험사 선콥(Suncorp)와의 5년 라이선스 계약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이번 브랜드 철수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내부 소식통은 선콥 브랜드의 조기 종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