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도시서 충돌
호주 전역에서 반이민을 주장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멜번 시내에서 맞불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져 혼란이 이어졌다. 극우 세력도 대거 참여한 이번 시위는 “대규모 이민 중단”을 요구하며 진행됐다.
일요일 멜번 시티 중심부에서는 페더레이션 스퀘어(Federation Square)에서 주 의회(State Parliament)까지 행진한 수천 명의 ‘호주를 위한 행진(March for Australia)’ 참가자들이 맞불 시위대에 가로막히면서 시내가 혼란에 빠졌다.
애들레이드 1만5천명
애들레이드에서는 경찰 추산 1만5,000명이 두 진영으로 나뉘어 거리에 나섰다. 런들 파크(Rundle Park)에서는 한 남성이 경찰관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데지 프리맨(Dezi Freeman)의 사진을 담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 피켓에는 남십자성 문양과 함께 “프리맨(Free Man)”이라는 문구가 흑백 사진과 나란히 새겨져 있었다.
멜번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포렁카(Porepunkah) 사건을 언급하며 경찰을 조롱하기도 했다. 한 남성은 “오늘은 데지를 찾을 사람은 없을 거다, 전부 여기 있으니까”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지금은 바디캠을 켰지만 포렁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외쳤다.

멜번 내 폭력 사태
멜번 집회는 폭력으로 얼룩졌다. 이날 첫 물리적 충돌은 같은 진영 내부에서 발생했다. 친이스라엘 성향의 온라인 논객 아비 예미니(Avi Yemini)와 네오나치 지도자 토머스 수웰(Thomas Sewell)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양측 경호원과 지지자들이 가세했다. 현장에 있던 국가사회주의네트워크(National Socialist Network) 회원으로 보이는 일부는 예미니에게 “추방하라”를 연호했다.
이후 ‘호주를 위한 행진’ 시위대가 의사당 쪽으로 행진을 시작하면서 폭력이 확산됐다. 경찰은 캡사이신 분사기를 사용했고, 맞불 시위대를 강제로 밀어냈다. 경찰 라인을 넘어 물병과 달걀 등도 날아들었다. 시위대는 “오지, 오지, 오지, 오이, 오이, 오이(Aussie, Aussie, Aussie, oi, oi, oi)”를 외친 뒤 버크 스트리트(Bourke Street)를 따라 주 의회 계단으로 돌진했다.
극우 성향 활동가이자 시위 주최자인 휴고 레논(Hugo Lennon)은 계단 위에서 연설을 이어가며 토니 버크(Tony Burke) 내무부 장관(Home Affairs Minister)을 겨냥했다. 버크 장관이 이번 시위를 “호주적이지 않다(Un-Australian)”고 비판한 데 대해 그는 반박하며, 다음 집회는 호주 국경일인 ‘호주데이(Australia Day)’에 열 것이라고 선언했다.
재충돌과 경찰 투입
시위대가 다시 페더레이션 스퀘어로 돌아가려 하면서 양측은 버크 스트리트에서 또다시 충돌했다. 빅토리아주 경찰(Victoria Police)은 진압부대를 투입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오후 4시경 경찰의 해산 명령에 따라 군중은 흩어졌다.
빅토리아주 경찰 대변인은 이날 멜번에 약 5,000명이 몰렸으며, 총 6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은 경찰관 폭행, 폭동적 행위, 절도 미수, 폭행, 경찰 저항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두 명이 물병에 맞아 부상을 입었으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은 “빅토리아에는 이런 폭력적이고 혼란스러운 행동이 설 자리가 전혀 없다”며 “CCTV 영상을 분석해 추가 범죄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드니,캔버라 집회
경찰은 시드니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시위가 있었다고 밝혔으며, 멜번만큼 큰 사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난민 옹호 단체인 난민행동연합(Refugee Action Coalition)도 맞불 시위를 주도해 수백 명이 거리에 나섰고 경찰은 도심 곳곳에 수백 명을 배치했으며, 집회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경찰은 “큰 충돌은 없었다(no significant incidents)”고 발표했다.
노동당(Labor) 정부는 이번 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집회는 혐오를 조장하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일부 참가자들이 네오나치 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 참가자 글렌 올친(Glenn Allchin)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인다”며 “집 문제와 병원 대기 시간 악화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 여성이 치안 방해 혐의로 체포됐으며, 시위 직후 브로드웨이(Bar Broadway) 인근 술집에서 경찰과 시위 관련자 간 충돌이 발생, 이 과정에서 29세와 48세 남성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두 사람은 경찰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 폭력 행위 등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수도 캔버라에서는 약 1,000명이 국회의사당 잔디밭에 모여 원네이션(One Nation) 대표 폴린 핸슨(Pauline Hanson)의 연설을 들었다. 핸슨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