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 나선다.
이번 만남은 러시아가 제시한 평화 조건을 거부하고, 전쟁 종식을 둘러싼 협상에서 유럽과 미국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다.
백악관 회동 준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핀란드 정상들과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북대서양조약기구(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sation) 지도부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을 찾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브뤼셀을 방문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고,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 영상회의를 열어 백악관 회담 준비를 마쳤다.
브뤼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함께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럽이 2022년 러시아의 대규모 침공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단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단결은 평화를 고무하는 힘이며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보장 논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유럽 지도자들과의 대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제공할 의향을 밝힌 데 대해 “유럽에 큰 변화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할지, 미국과 유럽의 역할이 무엇일지 불투명하다”며 “우리의 주된 과제는 이 안보 보장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폭스뉴스(Fox News) 인터뷰에서 “월요일 회담의 핵심 의제는 안보 보장”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보장의 형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구체적 안보 보장안을 마련해 러시아에 제시하고 이를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 미국 특별대표는 “안보 보장이 NATO의 집단방위 조항인 제5조(Article V)를 모델로 할 수 있다”면서도 “공식적으로 NATO 차원이 아닌 미국과 개별 유럽 국가가 직접 보장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NATO가 아닌 자국 차원에서 제5조 수준의 보장을 검토한다는 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제안 압박
유럽 외교관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의 제안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Donbas) 지역 전역에서 철수하고, 아직 일부 통제 중인 도네츠크(Donetsk) 주까지 포기하는 대신, 러시아가 자포리자(Zaporizhzhia)와 헤르손(Kherson) 지역의 현 전선에서 전투를 동결한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장 큰 과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전쟁을 신속히 끝내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러시아안 외에도 더 나은 대안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단순히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 제이디 밴스(JD Vance) 부통령과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영토와 헌법 문제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은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적 선택이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유럽 외교관들은 비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모든 영토를 되찾기는 어렵다고 인정하지만, 러시아의 점령 지역을 최소화하고 이를 법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헌법이 영토 포기나 국토 거래를 금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러시아군이 점령하지 못한 영토를 내어줄 경우 국내적으로 엄청난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의 요구가 많지만 모두 파악된 것은 아니다. 무기 위협 속에서 이를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선 휴전이 필요하며, 그 후에 신속히 최종 합의를 위한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유럽과 미국의 단일한 대응은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대통령에게 필수적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의 압박과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조급한 종전 의지가 맞물리면서, 워싱턴 회동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뿐 아니라 유럽 안보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