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계획 철회
일요일 시드니 하버브리지(Sydney Harbour Bridge)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약 9만 명이 참여하면서 경찰이 “최악의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최 측이 당초 예상했던 1만 명보다 9배가 많은 수치다.
행진 도중 현장이 “위험한 상황(perilous)”으로 전환되며 대규모 압사 사고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참가자들은 폭우 속에서도 모였고, 위키리크스(WikiLeaks)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이 등장했으며, 전 축구 국가대표이자 인권운동가인 크레이그 포스터(Craig Foster)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진은 당초 경찰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토요일 밤 법원의 긴급 판결로 허용되면서 급하게 진행됐다.
즉각 판단, 허둥지둥
경찰은 법원의 허가 결정 이후 “허둥지둥(scrambling)” 준비에 나섰다고 전했다. 행진이 진행되던 도중에는 더 이상의 인파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시작됐다.
원래 계획은 시드니 북부 노스시드니(North Sydney)까지 행진한 후, 해당 지역에서 참가자들을 분산시키는 것이었지만, 노스시드니역이 인파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며 계획이 철회됐다. 대신 경찰과 주최 측은 행진 중간 지점에서 멈추고, 다시 돌아가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는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여전히 하버브리지에 진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행진 중단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경찰 생활 중 최악”
애덤 존슨(Adam Johnson) 경찰청 부청장(Acting Assistant Commissioner)은 “솔직히 말해 35년 경찰 생활 중 가장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생명이 희생되는 대형 사고가 벌어질까 심각하게 우려했다. 좁은 공간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숫자에 압도당했다.”
존슨 부청장은 참가자들이 경찰의 지시에 협조해 준 점에 대해 감사하며, 도심 지역(CBD) 인근의 참가자들에게 보낸 위치 기반 문자(geo-targeted texts)의 내용을 공개했다. 문자에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행동해 달라”, “공공 안전상의 이유로 행진을 중단하고 추가 지시를 기다려 달라”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주최 측인 팔레스타인 행동 그룹(Palestine Action Group)도 SNS를 통해 “참가자가 너무 많아 행진을 멈추고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준비 시간 필요”
피터 맥케나(Peter McKenna) 경찰청 부국장(Acting Deputy Commissioner)은 “경찰은 시위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건은 “경찰이 더 많은 준비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늘은 정말 즉각적인 판단을 내려야 했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이런 행사를 매주 일요일마다 이렇게 촉박하게 준비해야 한다면 정말 난감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는 1000명이 넘는 경찰이 투입됐고, 하버브리지는 오전 11시 45분에 폐쇄됐다. 원래 계획된 재개통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5시경에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위니어드(Wynyard), 타운홀(Town Hall) 등 주요 시내 기차역도 퇴장 인파가 몰리며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멜번도 긴장 속 집회
같은 시각 멜번(Melbourne)에서도 수천 명이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참여했으나, 규모는 시드니보다 훨씬 작았다. 참가자들이 킹스트리트 브리지(King Street Bridge)에 진입하려 했지만, 경찰 저지선에 막혔다. 일부 긴장된 순간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평화로운 행진이었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