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의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결정이 주택 대출자들에게는 뜻밖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번 달 초 발표된 RBA의 금리 동결 결정은 즉각적인 인하를 기대했던 전국의 주택 소유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 결정이 오히려 대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눈치보기
전문가들은 이번 7월 금리 동결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이자 부담을 줄여주지 못하더라도, 다음 금리 인하 시 은행들에 더 큰 압력을 가해 인하 폭 전체를 대출 금리에 반영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첫 번째 인하는 대부분 전액 반영했지만, 추가 인하 시에는 일부만 반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인하가 짧은 간격으로 연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실제로 올해 2월과 5월에 이미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된 바 있으며, 연내 세 번째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확인된 바 있으며, 당시 은행들은 RBA의 전례 없는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자에게는 그 혜택을 온전히 전달하지 않았다.
금리 비교 사이트 캔스타(Canstar)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2016년, 2019년의 금리 인하 시기에도 첫 번째 인하는 대부분 전액 반영되었지만, 이후 인하들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인하 시기가 가까울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졌다.

“눈에 띄는 인하 더 크게”
파인더닷컴(Finder.com.au)의 모기지 분석가 리처드 휘튼(Richard Whitten)은 이번 7월 금리 동결 결정이 다음 금리 인하 시 은행들에 더 큰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 결과,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에게 더 많은 실질적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금리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과거를 보면 RBA가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은행들은 종종 일부 인하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달 금리가 인하되면 소비자들과 언론의 관심도 줄어든다. 똑같은 이야기가 매달 반복되면 결국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하 간격이 벌어지면 “은행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휘튼 씨는 RBA와 은행 모두 대출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급속한 금리 인하가 은행들로 하여금 그 일부를 되찾기 위해 전체를 반영하지 않는 유혹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는 “RBA가 인하 시점을 벌려 놓음으로써, 각 인하가 더 큰 이슈가 되어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을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더 많은 인하분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단, 이러한 전략이 RBA의 공식 목표는 아니며, RBA는 어디까지나 물가상승률, 고용률, 경제 건전성 등 거시경제적 요소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내 집 마련자 혜택
캔스타(Canstar) 데이터 인사이트 이사 샐리 틴들(Sally Tindall)은 이번 7월 금리 동결 결정이 또 다른 수혜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바로 예비 주택 구매자들이다.
그는 “만약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그 인하가 신규 대출자 금리에 반영된다면 이는 최대 대출 가능 금액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금리 인하는 신규 매수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여 경쟁을 가속화시켜 주택 가격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며, “7월 동결로 인해 이미 주말마다 주택을 보러 다니는 구매자들에게는 수주간 압박이 덜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RBA가 차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은행들은 그 효과를 대출자에게 온전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제 누구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212022년의 기록적인 저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20222023년 동안 13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었고, 이 중 4차례는 두 배 인상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세 번째 인하 국면에서는 은행들이 ‘눈치 보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자들, 기대 속 ‘차가운 위안’
올 하우스 론스(Owl Home Loans)의 대표 에이든 하틀리(Aidan Hartley)는 이번 결정이 일부 대출자들에게는 위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이달 금리 인하가 있었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출자들은 이번 달 금리가 인하되길 원했을 것이고, 설령 은행이 인하폭을 전부 반영하지 않더라도 그 가능성에 베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다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매우 높은 상태이며, 은행들의 대응 방식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틀리 씨는 “RBA는 이제 매달 회의를 여는 것이 아니라 6주 간격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연속적인 인하 속에서 은행들이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패’를 잃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RBA 회의 간격이 길어지면서 대출자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RBA가 회의를 열 때마다 관심과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RBA가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 후, 은행들이 인하 폭을 반영하는 데 2~4주가 걸리고, 실제로 대출자들의 월 상환금이 줄어드는 데 또 한 달이 걸린다면, 결국 대출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느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경고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