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안정에도 동결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이 기준금리를 3.85%로 동결하며 시장과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
이번 결정은 최근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세 번째 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결과였다. RBA는 2~3% 목표 범위 내에서 인플레이션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가 지속적으로 목표 중간치에 머무를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금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RBA 이사회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보다 균형을 이룬 상태이고, 노동 시장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인다”며 “그럼에도 수요‧공급 양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고려해 경제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내부 의견 엇갈려
이날 회의 이후 발표된 성명문에 따르면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전체 9명의 이사 중 3명이 동결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전까지 채권시장은 기준금리가 3.6%로 인하될 가능성을 거의 100%에 가깝게 예측하고 있었고, 경제 전문가들도 대부분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호주 달러는 미화 기준 65.10센트까지 급등했고,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3.34%에서 3.38%로 상승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ASX200 지수가 0.3% 하락한 8558.97포인트를 기록했다.
“국민 기대와 달라”
짐 차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은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수백만 호주 국민들이 기대했던 결과도 아니고, 시장의 예상과도 달랐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매 회의마다 인하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RBA는 이번 동결에도 불구하고 5월까지의 12개월 기준으로 자신들이 선호하는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가 2.4%에 그쳤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사회는 다음 회의가 예정된 8월 10~11일 전에 발표될 분기별 물가 지표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불확실성 경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다시 점화하며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재차 경고한 가운데, RBA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RBA는 “미국의 최종 관세 조치와 다른 국가들의 대응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극단적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무역 정책 변화는 전 세계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가계와 기업이 향후 전망이 명확해질 때까지 소비와 투자를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 투자 둔화 우려
7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5월 회의에서 미셸 불럭(Michele Bullock) 총재가 이사회가 한때 0.5%포인트 인하를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커졌었다.
당시 불럭 총재는 RBA의 정책 초점이 인플레이션 억제에서 ‘건전한 고용시장 유지’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히며, “경제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와 민간투자가 부진했던 점도 RBA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한 배경이다.
특히 세계 경제 성장과 무역전쟁 재점화에 대한 우려는 기업들의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호주의 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는 올해 호주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상태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