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1%
지난달 물가 상승세가 다시 한풀 꺾이며,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호주 통계청(ABS-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5월까지 1년간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1%로, 4월의 2.4%에서 소폭 하락했다.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이 선호하는 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trimmed mean inflation)은 5월 기준 2.4%로 나타났으며, 이는 4월의 2.8%보다 낮은 수치다.
ABS 물가통계 책임자 미셸 마커트(Michelle Marquardt)는 “이번 결과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이라고 밝혔다. 이는 호주가 RBA의 물가 목표 범위인 2~3%를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로, 중앙은행이 7월 8일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금융시장은 7월 기준금리가 0.25% 인하될 확률을 약 89%로 보고 있으며, 이는 호주증권거래소(ASX)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RBA는 올해 2월과 5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했으며, 현재 기준금리는 3.85%다.
REA(Real Estate Australia) 그룹의 수석 경제학자 앤 플래허티(Anne Flaherty)는 “이번 CPI 수치는 물가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 모두 하락한 것은 가계에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이 수치는 월간 지표에 불과하므로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공식적인 CPI 통계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7월 인하 가능성이 꽤 크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8월에는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물가상승 둔화 환영
가계 입장에선 물가 상승률 완화가 반가운 변화다. 지난 5년간 호주의 생계비는 21% 상승한 반면, 임금은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플래허티는 설명했다. ABS에 따르면, 이번 물가 지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식료품과 주거비였다. 5월 식료품 및 비알코올 음료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2.9%로, 4월의 3.1%보다 하락했다. 주거비 물가는 5월 기준 2% 상승했으며, 4월의 2.2%보다는 낮아졌다.
주거비 상승도 둔화
주거비 내에서도 세부 항목별로 둔화 흐름이 뚜렷하다. 5월 기준 연간 임대료 상승률은 4.5%로, 4월의 5%에서 하락하며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축 주택 가격은 0.8% 상승했으며, 이는 4월의 1.2% 상승에서 더 둔화된 것이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로, 주택건설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할인 및 판촉행사를 진행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택 시장 활기
주택 시장은 금리 인하로 인한 대출 여력 증가와 함께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특히 첫 주택 구입자나 중산층 구매자들이 주택 구입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 승인 기준이 다소 완화되고, 월 상환액 부담도 낮아지면서 주택 구매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된 것이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고금리로 인해 주택 구입을 미뤄왔던 수요층이 다시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하며, 거래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대도시 주변 외곽 지역이나 신흥 주거지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며, 이들 지역에서는 신규 개발 단지나 기존 주택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주택 시장이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구매자들의 실질적인 경제 여건 변화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급 주택가는 하락
반면,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드니의 일부 고급 주택가들은 최근 1년 사이 큰 폭의 가격 하락을 겪고 있다. 이는 이는 중저가 주택 시장과는 대조적인 흐름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고급 주택 수요 위축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프로프트랙(PropTrack)에 따르면, 동부 해안가 지역인 바우클루즈(Vaucluse), 웨이버리(Waverley), 울루물루(Woolloomooloo), 달링허스트(Darlinghurst)와 북부 해변 지역인 맨리(Manly), 페어라이트(Fairlight) 등에서 주택 가격이 평균 14% 이상 하락했다.
REA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엘리너 크리(Eleanor Creagh)는 “이러한 고급 주택 시장의 수요 감소는 금리보다는 글로벌 경제 전망과 주식 시장의 변동성 등 거시경제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소득층 구매자들의 신중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가격 하락 지역
시드니에서 연간 가장 큰 주택 가격 하락을 기록한 지역은 다음과 같다.
□맨리(Manly): 집값 14.4% 하락
□페어라이트(Fairlight): 집값 13.2% 하락
□카메레이(Cammeray), 크리모른(Cremorne), 고든(Gordon), 키리빌리(Kirribilli), 뉴트럴 베이(Neutral Bay), 린드필드(Lindfield): 10~14% 하락
이 외에도 글리브(Glebe), 스트라스필드 사우스(Strathfield South) 주택 가격이 하락했으며, 블레이크허스트(Blakehurst), 울루웨어(Woolooware), 킹스그로브(Kingsgrove)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
이러한 추세는 고급 주택 시장의 회복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며,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와 이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은 가계와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시장은 대출 여력 확대와 구매 심리 회복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으나, 시드니 일부 고급 주택가는 여전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고소득층의 신중한 태도로 인해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인 흐름은 호주 주택 시장이 지역과 가격대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금리 정책과 경제 상황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시장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