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간 대장정 시작
1년 이상의 훈련 끝에, 시드니 타롱가 동물원(Taronga Zoo)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아시아 코끼리 두 마리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했다. 암컷 아시아 코끼리 팍분(Pak Boon·25세)과 탕모(Tang Mo·31세)는 화요일 아침,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의 몬아토 사파리 파크(Monarto Safari Park)로 향하는 1300km 거리의 차량 이동을 시작했다. 이 이주는 약 22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며, 두 마리는 애들레이드(Adelaide) 남동쪽에 위치한 새 서식지에서 새로운 무리와 합류하게 된다.
1년간 진행된 훈련
타롱가 동물원 대변인은 “사육사들이 1년 넘게 코끼리들이 자발적으로 대형 우리 형태의 컨테이너에 들어가도록 ‘크레이트 트레이닝(crate training)’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훈련의 목표는 코끼리들이 낯선 공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사육사들은 이 훈련 중 건초를 보상으로 사용해 팍분과 탕모를 유도했고, 코끼리들은 훈련을 통해 큰 컨테이너 안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컨테이너에 들어간 후에는 발목에 지지용 고정 장치를 채워 긴 여정 동안의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다. 이 컨테이너들은 크레인을 이용해 트럭에 실렸고, 그 즉시 시드니의 타롱가 동물원을 떠났다.

역사적인 순간
이번 이주는 단순한 이송이 아니라, 타롱가 동물원이 100년 넘게 지켜온 코끼리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기도 하다. 팍분과 탕모의 출발로 인해, 타롱가는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코끼리 보유’의 역사를 마감하게 된다.
타롱가 동물원에 처음 도착한 코끼리는 제시(Jessie)였다. 제시는 1883년 인도 캘커타(Calcutta)에서 배를 타고 시드니에 도착했고, 그 당시 타롱가 동물원의 전신이 위치했던 무어 파크(Moore Park)에서 살았다. 이후 1916년, 현재의 모스먼(Mosman) 위치로 이전하면서 페리를 타고 항구를 건넜다.
새로운 시작을 향해
팍분과 탕모는 수요일, 몬아토 사파리 파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서 두 마리는 기존의 코끼리 무리와 합류해 더 넓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다. 타롱가 동물원은 이번 이주가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사파리 파크는 기존 동물원보다 더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코끼리에게 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롱가 동물원 측은 “이 과정은 동물의 안전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준비한 결과”라며, “팍분과 탕모의 새로운 삶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