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진행된 디 애틀랜틱(The Atlantic)과의 인터뷰에서, 두 번째 임기는 '미국과 세계를 함께 이끄는 기회'라고 강조하며 민주주의 규범을 깨뜨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4월 24일, 제프리 골드버그(Jeffrey Goldberg) 편집장과 애슐리 파커(Ashley Parker), 마이클 셰러(Michael Scherer) 기자가 함께 진행했다.
훨씬 강력한 두 번째 임기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미국과 세계를 이끄는 기회'로 규정하며, 민주주의적 규범을 의도적으로 '산산이 부수고(shatter)'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든 공격적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방향 전환의 '확정적 시점'은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애틀랜틱(The Atlantic)』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해 "첫 임기보다 훨씬 강력한 대통령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생존을 위해 싸우거나 나라만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세계를 돕고 나라를 돕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에 요구 '조용히 있으라'
트럼프 대통령은 동유럽에서의 외교 활동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과의 교섭이 "우크라이나를 구하고 인명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하는 일은 나라에, 사람들에게, 인류에게 좋다"고 말했다. "나는 우크라이나를 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는 곧 짓밟힐 것이다. 상대는 거대한 전쟁 기계"라고 진단하며, "우크라이나에 큰 봉사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지속할 경우, "무기는 총알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재, 금융 등을 통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공개 설전을 돌아보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저 조용히 있으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전 보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데 대해 그는 "먼저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 전쟁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끔찍한 전쟁이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동맹 우려일축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한국, 일본, 대만 등 중국 시진핑(Xi Jinping) 국가주석의 확장주의적 움직임에 직면한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이들 국가는 우리를 희생시켜 아주 잘 살아왔다"며 "나는 미국을 보호하고 앞으로 100년 동안 위대한 나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까지 경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애틀랜틱'과의 다른 인터뷰에서도 "첫 번째 임기에는 나라를 운영하고 살아남아야 했지만, 이번에는 미국과 전 세계를 운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페이스북(Facebook)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아마존(Amazon)의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등 과거 경쟁자들로부터 "더 높은 존경"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나를 몰랐지만, 이제는 나를 안다"고 말했다. "2020 대선은 도둑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나는 안다. 선거는 조작됐다"고 단언했다. "마음으로 믿는 것 이상으로, 사실(fact)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재선 이후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법적 자문을 구한 적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규범을 깨부수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3선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외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 설명했다. 하나는 그가 최고의 대통령이 되도록 격려하는 사람들, 다른 하나는 정적들에게 정치적 보복을 가하라고 부추기는 사람들이다. "나는 첫 번째 부류에 속한다. 믿거나 말거나"라고 말했다. "캐나다, 51번째주 만들수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정책과 캐나다 주권 공격을 옹호하면서 "캐나다를 위대한 51번째 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35-40년 전부터 말해왔다. 친구와 적국 모두 우리를 뜯어먹고 있다. 친구들이 오히려 더 나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난해 조 바이든(Joe Biden) 밑에서 무역으로 수조 달러를 잃었다. 매년 수조 달러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세로 '가격 책정' 비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협상력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나는 모두가 탐내는 가게를 가진 사람과 같다. 모두가 내 가게에서 쇼핑하고 싶어 한다. 나는 그 가게를 보호해야 하고, 그래서 내가 가격을 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정책을 수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매우 부유해질 것이다. 많은 돈을 벌 것이다"라며, 시장 하락이 자신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정 지점에서 관세 정책을 수정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수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금은 전환기다. 오랜 세월을 리셋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겨냥 “지도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헥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과 마이크 월츠(Mike Waltz) 국가안보보좌관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도 두 사람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그는 헥세스 장관은 “안전하다”고 했고, 월츠 보좌관에 대해서도 “문제없다”고 단언했다. 앞서 ‘애틀랜틱’은 월츠 보좌관이 비밀군사작전 정보를 포함해 후티(Houthi) 반군을 겨냥한 작전 내용을 비인가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진정한 의미에서 자신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도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떠오를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거만한확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미국과 세계를 이끄는 인물”로 규정하며, 모든 사안을 자신의 판단과 의지로 주도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태도를 드러냈다. 관세 정책과 국제외교, 대선 결과에 이르기까지 “내가 옳다”는 절대적 신념을 강조한 그의 발언은, 단순한 자신감을 넘어선 거만함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가 향후 국내외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경미 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