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수요, 리더십 교체
고객에 대한 투자 확대, 프리미엄 여행 수요 증가, 그리고 이사회 및 경영진 개편이 항공사 콴타스(Qantas)의 브랜드 가치를 지난 1년 동안 13억 달러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랜드 평가기관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의 연례 항공사 브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콴타스는 올해 보고서에서 브랜드 가치가 46%나 상승해 41억 달러(미화 26억 달러)를 기록, 2019년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이에 따라 순위는 전년 대비 5계단 상승한 16위에 올랐다. 콴타스는 ‘신뢰도 및 매력도(assurance and appeal)’ 항목에서 개선된 점수를 받았고, ‘친숙도와 선택지(familiarity and choice)’ 항목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으며 전반적인 브랜드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또한 지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탈락했던 ‘풀서비스 항공사 부문 최강 브랜드(Strongest Full-Service Carrier Brands)’ 톱10에도 복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젯스타 첫 50위진입, 저가 항공 부문 6위
콴타스의 저가 항공 자회사 젯스타(Jetstar)는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브랜드 가치 50위권에 진입, 43위를 기록했다. 브랜드 가치는 12억 달러로 집계됐다. 저가 항공 브랜드 중 브랜드 강도 순위에서는 6위에 올랐다.
브랜드 파이낸스 호주 대표 마크 크로우(Mark Crowe)는 “전 세계 항공 시장의 활기가 반영된 결과”라며 “프리미엄 여행 및 연결성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전반적인 브랜드 가치가 2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콴타스가 바네사 허드슨(Vanessa Hudson)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 고객 중심의 전략을 강화한 점, 그리고 이사회 및 경영진의 핵심 인사 교체가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갑질’ 이미지는 여전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알란 조이스(Alan Joyce) 전 CEO 시절 형성된 ‘기업 갑질(corporate bully)’ 이미지와 코로나19 이후 고객 서비스 저하로 인한 브랜드 손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로우 대표는 “이런 이미지가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은 아니지만, 콴타스가 호주 항공 정책을 주도하는 데 있어 영향력을 잃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타르항공(Qatar Airways)을 둘러싼 정부 결정에서도 이같은 영향력 감소가 드러났고, 이는 시장에서 콴타스가 과거보다 덜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브랜드의 유산과 상징성을 되살리는 평판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CEO “자만은 없다” “고객 목소리 들을 것”
최근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과의 인터뷰에서 바네사 허드슨 CEO는 콴타스가 여행객들에게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인정했다. 그는 “내가 CEO로 있는 한, 콴타스는 절대 자만하지 않을 것이며, 고객 충성도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항상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겪는 불편함을 이해해야 한다”며,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고객이 원하는 방식이 아닐 때도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고객과 시간을 보내는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문화와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개선의 여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중동 항공사 강세, 브랜드 가치 $2094억
한편 브랜드 파이낸스는 델타(Delta), 유나이티드(United),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을 각각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항공사 브랜드로 선정했다. 이들 항공사는 규모와 재무적 안정성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에미리트(Emirates)가 4위, 카타르항공(Qatar Airways)은 6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8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카타르항공의 “최신 항공기 보유, 수상 경력 있는 서비스, 네트워크 성장”을 강점으로 꼽았다.
마크 크로우 대표는 버진 오스트레일리아(Virgin Australia)가 특정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브랜드 가치 상위 50위권에 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타르항공과의 파트너십이 버진에게 더욱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는 “카타르항공에 더 많은 항공편을 허용하는 정부 결정도 흥미롭게 지켜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수요가 브랜드 이끌어
브랜드 파이낸스 수석 이사 사비오 디수자(Savio D’Souza)는 “항공사 전체 브랜드 가치가 2094억 달러(미화 1324억 달러)로 증가한 배경에는 소비자 선호의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리미엄 서비스 및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이 델타 같은 항공사의 수익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신뢰성과 서비스 품질을 갖춘 브랜드들이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새로운 관세, 항공기 납기 지연 등 외부 변수들이 브랜드 확장에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은 항공사 브랜드들이 야망과 회복 탄력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는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공항 23위올라
보고서는 국제공항의 브랜드 가치도 함께 분석했다. 런던 히드로(London Heathrow)가 1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 창이(Singapore Changi), 파리 샤를 드골(Paris Aeroport, Charles de Gaulle)이 그 뒤를 이었다.
시드니공항(Sydney Airport)은 브랜드 가치가 10.5% 증가한 2억6200만 달러로 집계되며 23위에 올랐다. 시드니공항 대변인은 “브랜드 측면에서 세계적인 공항으로 다시 한 번 인정받아 기쁘다”며 “효율성과 서비스, 그리고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브랜드 파이낸스 CEO 데이비드 헤이그(David Haigh)는 “강력한 브랜드는 단순한 고객 유치와 유지 그 이상으로, 인재 확보, 투자자 신뢰, 조직의 유연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오늘날 시장에서 강한 브랜드는 전략적 필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