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항쟁이 있은 지 41주년이 되었다. 호주 민주연합은 5.18과 불가분(不可分)의 관계입니다. 반민주(反民主)세력의 장기집권 기간 눈치를 봐야 하던 시절에도 5.18 기념식은 어김없이 거행하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소리높여 외치던 대열(隊列)의 중심에는 호주 민주연합이 있었습니다. 세월은 흘렀으며 5.18을 대하는 시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왜곡으로 5.18을 폄훼하던 무리가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지만 5.18 역사적 진실을 거의 모르는 세대들이 주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4.8지방선거에서 그 들의 존재를 드러내 보였습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란 명언이 있습니다. 5.18의 진실과 교훈을 모른다면 어느 사회나 우리 사회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5.18과 유사한 상황에 부닥친 미얀마 시민들의 항쟁 모임에 민주연합멤버들이 동참한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목숨을 바쳐 저항했던 광주시민들의 숭고한 정신을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입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이 모여 정의로운 정신이 되었습니다. 광주시민들의 서로를 격려하는 마음과 나눔이 계엄군의 압도적 무력에 맞설 수 있었던 힘이었습니다. 광주는 철저히 고립되었지만 단 한 건의 약탈이나 절도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주인 없는 가게에 돈을 놓고 물건을 가져간 사실도 있습니다. 그 정신은 지금도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칼에 이곳 전남도청에서 쓰러져간 시민들은 남은 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승리가 될 것이라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산 자들은 죽은 자들의 부름에 응답하며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했습니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 민주화 운동이 되었고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역사가 되었으며 호주 민주연합의 근간(根幹)이 되는 것입니다. 5·18을 겪지 않은 세대가 태어나고 자라서 한 가정의 부모가 되고,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되었습니다. ‘오월 정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에게 용기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재발견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주 민주연합은 이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설 것을 재천명(闡明)하는 바입니다.
@copyright 한국신문 시드니 기념식 준비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