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첫 주택 구매자가 5%의 계약금만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10월부터 시행한다. 이는 총선 당시 노동당(Labor)이 약속했던 일정보다 석 달 앞당겨진 것이다. 이번 확대안은 총선에서 노동당이 내세운 핵심 주택 공약 중 하나로, 이용 가능한 인원 제한을 없애고 소득과 주택가격에 대한 자격 상한선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득 제한 폐지
10월부터 첫 주택 구매자는 계약금 5%만으로도 대출자 모기지 보험(LMI-Lenders’ Mortgage Insurance)을 내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다. 모기지 보험은 경우에 따라 수만 달러가 추가되는 초기 비용인데, 이를 면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소득 제한도 폐지되며, 주택 가격 상한선 역시 상향 조정된다. 시드니는 90만 달러에서 150만 달러로, 멜번은 80만 달러에서 95만 달러로, 브리즈번은 7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각각 인상된다. 다른 지역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된다.

2만 명 추가 혜택
재무부(Treasury)는 제도 제한 해제 후 첫해에 2만 명이 추가로 보증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계약금을 모으는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주택을 더 빨리 매입할 수 있게 되면서 임대료로 수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재무부의 모형 분석에 따르면 이 제도가 주택 가격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6년 뒤 약 0.5%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는 성명을 통해 “젊은 세대와 첫 주택 구매자가 주택 소유의 꿈을 더 빨리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5% 보증제 시행을 앞당기는 것이 바로 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건축 규제 유예
이번 조기 시행 결정은 클레어 오닐(Clare O’Neil) 주택부장관이 전날 건축 규정(National Construction Code)의 불필요한 개정을 2029년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오닐 장관은 정부가 건축 품질이나 에너지 효율 기준을 후퇴시킬 생각은 없지만, 규제가 과도하게 늘어나 건설 업계가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7년간 안전과 직결된 필수 개정을 제외하면 의미 있는 규정 변경은 이뤄지지 않는다.
환경 승인 적체 해소
오닐 장관은 또 머리 왓(Murray Watt) 환경부장관과 함께 연방 환경법에 따른 주택 건축 승인 지연 문제를 해결할 계획도 밝혔다. 현재 환경 승인 대기 중인 주택은 2만6,000채에 달한다.
오닐 장관은 성명에서 “정부가 새로운 세대의 첫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고 있다”며 “한 세대 전체가 수십 년간 남의 대출을 갚아주며 집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은 불공평하다. 그래서 노동당은 이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효과 제한 지적
한편, 전 녹색당(Greens) 전국 사무총장이자 주거단체 에브리바디스 홈(Everybody’s Home) 대변인인 마이 아지즈(Maiy Azize)는 5% 보증제가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지즈는 “이 제도가 애초에는 약 5만 명 정도만 지원할 예정이었는데, 확대돼도 약 8만 명 수준”이라며 “혜택을 보는 사람이 아주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정적인 정책은 아니지만, 주택 가격 적정성 위기를 해결하는 근본적 대안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5% 계약금 보증제 시행과 건축·환경 규제 완화 조치는 젊은 세대의 주택 시장 진입을 앞당기고, 공급 병목 문제를 일부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도 확대가 제한적이며, 근본적인 주택 가격 안정화에는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즉, 이번 조치가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지만, 호주 전반의 주택 적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계속 요구된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