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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년 역사 데이비드 존스 법정관리 돌입, 소유주 자금난·임대료 협상 결렬에 매각·폐점 위기

05/11/2026
in 사회
188년 역사 데이비드 존스 법정관리 돌입, 소유주 자금난·임대료 협상 결렬에 매각·폐점 위기

호주를 대표하는 고급 백화점이자 188년 역사를 가진 데이비드 존스가 자발적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사진: stevepb

매장 폐점 현실화

호주를 대표하는 고급 백화점이자 188년 역사를 가진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가 자발적 법정관리(voluntary administration)에 들어갔다. 188년 역사를 이어온 데이비드 존스는 사모펀드 소유주인 앵커리지 캐피털 파트너스(Anchorage Capital Partners)가 자금난에 직면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소진하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됐다.

데이비드 존스는 5일 오전 직원들에게 향후 매장 운영과 고용 문제 등을 설명하는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 각지에 근무하는 수천 명의 직원은 타운홀 형식의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회사의 향후 계획을 전달받게 된다. 회사 이사회는 수요일 회의를 열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으며, 목요일 이른 오전 추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최종 확정했다. 법정관리인으로는 맥그래스 니콜(McGrathNicol)이 선임됐다. 이와 함께 데이비드 존스의 대출기관들은 그룹의 자산관리인으로 FTI 컨설팅(FTI Consulting)을 선임했다. FTI 컨설팅은 회사가 구조조정을 거쳐 매각될 때까지 사업 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한 뒤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FTI 컨설팅은 이번 주 후반 매장 폐점과 인력 감축 계획에 대한 추가 내용을 공개할 전망이다.

188년 역사를 이어온 데이비드 존스가 자금난에 직면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소진하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됐다. 사진: AS_Photography

임대료 협상 결렬

이번 법정관리 결정은 데이비드 존스의 소유주인 앵커리지 캐피털 파트너스가 주요 쇼핑센터 임대업체들과 임대료 및 매장 폐점 문제를 놓고 벌인 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웨스트필드(Westfield) 쇼핑센터를 운영하는 센터그룹(Scentre Group)과의 협상이 결정적인 걸림돌이 됐다.

데이비드 존스는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매장을 폐점하고 임대료 지급을 3개월간 유예하는 한편, 매장 폐점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임대업체들은 추가적인 양보 없이는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데이비드 존스는 임대업체들에 매장 면적을 줄이거나 임대계약 조건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일부 임대업체에는 회사 지분과 유사한 형태의 권리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러나 센터그룹 외에도 최소 2개 주요 부동산 그룹이 데이비드 존스의 구조조정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존스가 센터그룹에 처음 제시한 구조조정안에는 센터그룹이 운영하는 쇼핑센터 내 매장 9곳을 폐점하고, 센터그룹이 보유한 4,500만 달러 규모의 은행 지급보증(bank guarantees)을 백화점 지분으로 교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센터그룹은 이에 대한 수정 제안을 내놓았으나 데이비드 존스 이사회가 수요일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센터그룹은 데이비드 존스 매장이 입점한 쇼핑센터 17곳을 운영하고 있어 이번 사태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엇 루사노(Elliott Rusanow) 센터그룹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데이비드 존스가 10월 이후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아 임대계약을 위반한 상태라고 밝혔다. 루사노는 “우리는 데이비드 존스의 영업 지속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상당히 관대한 제안을 앵커리지 캐피털 파트너스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그들이 이를 거부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임대업체들은 데이비드 존스 매장이 폐점할 경우 해당 공간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사진: Pexels

매장 폐점 현실화

앵커리지 캐피털은 당초 데이비드 존스의 사업 규모를 호주 전역의 주요 매장 12곳으로 축소하는 긴급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을 정리하고 핵심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한때 우량 백화점으로 평가받았던 브랜드의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주요 임대업체들이 제안을 거부하면서 구조조정 계획은 무산됐다.

금융서비스 기업 MST 마키(MST Marquee)의 분석에 따르면 폐점 가능성이 높은 매장으로는 NSW의 웨스트필드 파라마타(Westfield Parramatta)와 워링가 몰(Warringah Mall), 퀸즐랜드의 카린데일(Carindale), 인도루필리 쇼핑센터(Indooroopilly Shopping Centre), 로비나 타운센터(Robina Town Centre), 선샤인 플라자(Sunshine Plaza), 남호주의 웨스트필드 매리언(Westfield Marion), 빅토리아주의 웨스트필드 돈캐스터(Westfield Doncaster)와 사우스랜드(Southland), 서호주의 카루셀(Carousel), 부라군(Booragoon), 카린업 쇼핑센터(Karrinyup Shopping Centre) 등이 거론됐다. 이들 매장은 재무 분석을 통해 폐점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지목됐지만, 최종 폐점 여부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일부 매장이 문을 닫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센터그룹은 데이비드 존스의 주요 임대업체인 만큼 이번 사태에 가장 크게 노출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소유 부동산 가운데 실적이 부진한 매장이 상대적으로 많아 백화점 사업 실패에 따른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반면 웨스트필드 외부의 다른 임대업체들은 자사 쇼핑센터에 입점한 데이비드 존스 매장들이 고급 상권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 구조조정 이후에도 기존 매장이 유지되거나 새로운 소유주 아래에서 영업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향후 매각 및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폐점 매장 수와 직원들의 고용 상황도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 이경미 기자

임대업체 대책 마련

데이비드 존스는 이미 일부 임대업체와 매장 면적 축소 및 임대계약 조건 변경을 논의해 왔다. 경영난에 처한 백화점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임대료와 공간 사용 조건을 조정해 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임대업체들은 회사 지분과 유사한 권리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임대업체들은 데이비드 존스 매장이 폐점할 경우 해당 공간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백화점 규모의 대형 매장을 다른 임차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거나 재개발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호주 내 임대업체들은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YTL 스타힐 글로벌 리츠(YTL Starhill Global REIT)는 수요일 밤 데이비드 존스가 퍼스에 있는 자사 건물 내 매장 면적을 축소하려 했다고 공개했다. 이 회사는 “관련 변경 사항은 양측이 구체적인 상업적 조건에 대해 협상하고 합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YTL 스타힐 글로벌 리츠는 데이비드 존스가 9월까지의 임대료를 납부했으며, 이후 임대료는 연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부동산의 향후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비상계획을 마련해 왔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대체 임차인을 확보하는 한편, 해당 부동산을 여러 임차인이 입점하는 형태로 재배치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안은 긍정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수요와 자본 투입 요건, 예상 수익률 등을 고려한 재개발 타당성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자산 가치와 수익을 보존하고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자 피해 우려

이번 법정관리로 앵커리지 캐피털의 투자금은 사실상 모두 손실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담보 채권자들도 상당한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상품권 보유자와 납품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들이 데이비드 존스에 받을 돈은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태는 188년 역사를 가진 데이비드 존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소유주를 찾고, 전국 매장 재편과 직원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 절차에 직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향후 매각 및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폐점 매장 수와 직원들의 고용 상황도 결정될 전망이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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