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사망률, 독감,코로나보다 높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에 의한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백신 보조 지원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RSV는 독감이나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당국이 발표한 6월 16일부터 29일까지의 ‘호주 호흡기 감시 보고서(Australian Respiratory Surveillance Report)’에 따르면, RSV는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SARI-Severe Acute Respiratory Infection)에 의한 전체 입원 사례 중 37%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독감(2%)과 코로나19(3.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입원 환자 가운데 RSV 감염자는 4.1%가 사망해, 독감 감염자의 2%, 코로나19 감염자의 3.5%보다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감염자가 1만5천 명을 넘었고, 이 가운데 75세 이상은 9,400건에 달했다.

보조 없는 접종 현실
그러나 성인을 대상으로 한 RSV 백신은 국가보조가 적용되지 않아,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접종 가능한 RSV 백신 중 하나인 ‘Abrysvo’는 1회 접종 비용이 280~320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호주의료협회(AMA-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 호주예방접종재단(Immunisation Foundation of Australia), 예방접종연합체(Immunisation Coalition) 등은 국가면역프로그램(NIP-National Immunisation Program)에 RSV 백신을 포함시켜 고령층에 대한 보조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의약품보조심사위원회(PBAC-Pharmaceutical Benefits Advisory Committee)는 지난 11월, Abrysvo 백신을 75세 이상 고령층에 제공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위원회는 또 면역저하자나 호주 원주민의 경우 60세 이상부터 백신 접종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권고는 아직 최종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도 우선 과제로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 Disability and Ageing) 대변인은 “RSV의 예방과 치료는 정부의 보건 정책에서 우선순위”라며, “PBAC의 긍정적 권고는 NIP에 등재되기 위한 필수 단계이지만, 실제 등재를 위해서는 이후 절차가 더 필요하다.
보건부는 PBAC 권고 이후 백신 공급사들과 협력해 등재 절차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언 레이트(Julian Rait) 호주의료협회 부회장은 “이번 겨울 독감 시즌을 통해 고령층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입원을 줄이는 백신에 투자하는 것은 보건경제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RSV 등 호흡기 감염이 급증하는 가운데, 백신 보조가 더 일찍 시행됐어야 했다”며, “현재의 백신 보조 체계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영유아 입원도 급증
RSV는 노년층뿐 아니라 영유아 사이에서도 독감과 코로나19보다 높은 입원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영유아 RSV 감염에 의한 입원율은 다른 감염병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례로, SA주 퀸스타운(Queenstown)에 거주하는 76세 연금 수급자 존 슐츠(John Schultz) 씨는 지난 7월 RSV에 감염돼 애들레이드(Adelaide)의 퀸엘리자베스병원(Queen Elizabeth Hospital)에서 4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12시간은 중환자실에 머물렀다.
슐츠 씨는 평소 심장질환과 석면 노출로 인한 폐 질환을 앓고 있어 RSV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그는 “처음엔 감기처럼 시작됐지만, 이틀 만에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며,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으로 옮겨졌고, 심박수를 정상으로 낮추는 데 12시간이나 걸렸다. 의사들도 내가 운 좋게 살아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슐츠 씨는 PBAC가 제안한 보조 기준에 따라 백신 지원 대상이지만, 현재 접종비용 320달러는 그의 연금으로는 한 달 이상을 절약해야 겨우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다.

고령층은 소외
호주예방접종재단의 설립자 캐서린 휴즈(Catherine Hughes)는 “RSV는 영유아와 고령층 모두에게 심각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바이러스”라며, “유아 백신 프로그램은 마련됐지만 고령층은 여전히 소외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령층은 RSV로 인한 피해를 과도하게 입고 있음에도, 백신은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빅토리아주 요양원, 60세이상 무료접종
한편, 빅토리아주 정부는 지난주 60세 이상 요양원 거주자 전원에게 RSV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예산은 총 220만 달러이며, 이번에는 ‘Arexvy’라는 대체 RSV 백신이 사용된다. 연방정부의 ‘면역접종 지침서(The Australian Immunisation Handbook)’도 75세 이상 전원, 그리고 60세 이상 고위험군을 접종 대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예방접종연합체 회장 로드 피어스(Rod Pearce)는 “성인을 위한 RSV 백신이 이미 존재하는 만큼, 호주가 빅토리아주의 발자취를 따라야 할 때”라며, “연방정부의 조속한 승인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신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