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 인상
호주 4대 은행이 모두 호주중앙은행(RBA-Reserve Bank of Australia)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대출 금리에 그대로 반영하기로 했다.
호주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상해 3.85%로 조정했으며, 이는 2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웨스트팩(Westpac Banking Corporation)은 가장 먼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커먼웰스은행(CBA-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National Australia Bank), ANZ은행(ANZ Group Holdings)도 잇따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금리 적용 시점
웨스트팩의 금리 인상은 2월 17일부터 적용되며, 나머지 은행들은 2월 13일부터 금리를 조정할 예정이다.
이번 인상으로 평균적인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월 상환액은 약 100달러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많은 차입자들은 지난해 세 차례 금리 인하로 인해 어느 정도의 상환 여력을 확보해 둔 상태다.

물가 및 전망
호주중앙은행이 함께 공개한 최신 경제전망은 차입자들에게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물가상승률이 2-3%의 목표 범위로 돌아오는 시점은 2027년 6월로 예상됐으며, 근원물가(core inflation)가 해당 범위의 중간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은 그보다 1년 더 늦을 것으로 전망됐다.
총재 발언
미셸 불럭(Michele Bullock)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뚜렷한 확신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가 0.1%에서 출발해 빠르게 인상해야 했던 긴축 국면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그때는 명확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전망
커먼웰스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는 5월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돼 기준금리가 4.1%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인상만으로는 수요 둔화를 입증할 충분한 지표가 나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커먼웰스은행 호주 경제 총괄인 벨린다 앨런(Belinda Allen)은 “현재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중앙은행은 이를 목표 범위로 되돌리겠다는 더 강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샐리 올드(Sally Auld) 역시 이번 조치가 ‘한 번으로 끝나는(one-and-done)’ 시나리오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예금 금리 논란
금융비교사이트 캔스타(Canstar)도 주택 보유자들에게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동시에 대형 은행들이 예금금리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캔스타 데이터 인사이트 디렉터인 샐리 틴달(Sally Tindall)은 “4대 은행 중 어느 곳도 예금금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충성도 높은 예금자들이 불확실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성실한 예금자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은행들은 어떤 금리는 올리고 어떤 금리는 제외할지를 선별적으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과 기대
금융시장은 5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5월 인상 가능성을 약 75%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올해 전체로는 추가 40bp의 긴축이 예상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현재 일본은행(BOJ-Bank of Japan)과 함께 선진국 가운데 손꼽히는 통화정책을 긴축 중인 중앙은행으로 분류된다. 반면 미국, 영국, 캐나다 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반영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European Central Bank)은 장기적인 금리 동결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널리 예상된다.

환율 및 국채 금리
호주달러화는 이날 상승세를 이어가며 미화 대비 0.9% 오른 0.7002달러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8bp 상승해 4.3%에 도달했다.
정책 결정 배경
앞서 호주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던 시기에도 고용시장 성과를 지키기 위해 주요 해외 중앙은행들만큼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은 정책 당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는 물가를 다시 자극했고,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2025년 말 보다 매파적인(hawkish)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이른 긴축 사이클 재개에 대한 베팅이 확대됐다.
경제 지표 현황
시장은 지난해 4분기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점과, 12월 실업률이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근거로 이번 금리 인상 가능성을 78%로 반영해 왔다. 이러한 경제 지표들이 결국 호주중앙은행의 정책 전환을 뒷받침한 셈이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