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에너지 기업 오리진에너지(Origin Energy)가 호주 최대 석탄화력발전소인 에라링(Eraring) 발전소의 운영을 당초 계획보다 약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에너지부 장관 페니 샤프(Penny Sharpe)는 전력 요금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석탄 발전 용량이 전력 시스템에서 단계적으로 퇴출되는 상황에서, NSW주가 전력망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와 에너지 저장시설, 송전 인프라를 구축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운영 일정
오리진에너지는 호주 에너지시장운영자(AEMO-Australian Energy Market Operator)에 에라링 발전소의 4개 전(全) 유닛(총 2,880메가와트)을 2027년 8월부터 순차적으로 폐쇄하는 대신, 2029년 4월 30일까지 운영을 유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에라링 발전소는 NSW주 전력 수요의 약 4분의 1을 공급하고 있으며, 주 전력 시스템 안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공급 위험과 찬반 시각
이번 결정은 AEMO가 에라링 발전소가 핵심 전력망 보조 자산이 가동되기 전에 폐쇄될 경우, NSW주가 공급 부족과 시스템 불안정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경고해온 이후 내려졌다.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이 환영받고 있으나, 화석연료에서의 조기 탈피를 요구해온 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CEO 설명
오리진에너지 최고경영자(CEO) 프랭크 칼라브리아(Frank Calabria)는 이번 연장이 전력 시스템 보안과 대체 자산 구축 기간 동안 전력망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필요, 시장 여건, 그리고 에라링 발전소가 NSW 에너지 시스템에서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을 평가한 끝에 운영 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EMO 경고
AEMO는 지난해 12월, NSW주 최대 석탄발전소가 핵심 전력망 보조 설비 설치 이전에 폐쇄될 경우, 전력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빈번하고 비용이 큰 개입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경고는 업계 전반에서 에라링 수명 연장의 필요성을 강화하는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당국은 석탄발전소와 같은 대형 동기식 발전기가 제공해온 계통 강도(system strength)와 관성(inertia)의 상실에 대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서비스는 전력 공급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전력망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에라링 운영 연장은 NSW주가 신규 발전 설비, 전력망 보강, 그리고 동기 콘덴서(synchronous condensers)와 계통형성 배터리(grid-forming batteries) 등 전력망 안정화 기술을 도입할 시간을 더 확보하게 한다. 이러한 설비는 전통적으로 석탄·가스 발전소가 수행해온 역할을 대체하도록 설계됐다.
설치 지연
석탄발전소 퇴출이 동부 지역 전반에서 가속화되면서 계통형성 능력은 에너지 당국의 주요 우려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NSW주 송전 운영사 트랜스그리드(Transgrid)는 주 전역 주요 지점에 동기 콘덴서를 설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으나, 장비 발주는 최근에야 이뤄졌고 납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위험 완화
에라링 폐쇄 연기는 폭염이나 혹한기처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재생에너지 출력이 낮은 시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공급 부족 위험을 낮춘다. 특히 이 같은 상황에서는 석탄발전소의 예기치 않은 가동 중단이 전력 가격과 신뢰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터리 개발과 유지 투자
오리진에너지는 전환 기간 동안 에라링 발전소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상당한 유지·보수 투자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오리진에너지는 에라링 부지를 탈석탄 이후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해당 부지에 대규모 배터리 저장시설을 개발 중이며, 완공은 2027년 초로 예상된다. 배터리가 완전히 가동되면 700메가와트의 출력과 3,160메가와트시(MWh)의 저장 용량을 제공해 약 4.5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입장
페니 샤프(Penny Sharpe) NSW주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연장이 전력 요금 억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 최우선 과제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전력 요금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며 “NSW주는 노후 석탄발전소를 대체하는 데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 선거 이후 재생에너지 운영 용량을 약 70% 늘렸는데, 이는 에라링 발전소의 발전 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에너지 안보 전망에 따르면, 신규 재생에너지와 저장시설이 가동되면서 2029년 에라링 폐쇄 시점에는 충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남은 과제
전망상 진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대규모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송전망 구축과 지역사회 수용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NSW주가 계획한 에너지 전환을 구상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NSW주는 화석연료 발전을 더 오래 운영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오리진에너지는 NSW주 정부와 2029년 말까지 에라링 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하는 법적 합의를 맺고 있어, 2029년 4월 이후 추가 연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 및 계약 체계가 필요하다.
이번 일정 조정은 에너지 전환 속도와 전력 시스템 안전이라는 기술적 현실 사이의 긴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