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Canberra)에서 열린 재판에서 연방정부가 도입한 이민 구금 해제자 감시 조치가 또다시 위헌 판단을 받았다.
호주 고등법원(High Court of Australia)은 추방 대상이지만 현실적으로 송환이 어려워 무기한 이민 구금에서 풀려난 일부 외국인(중범죄 전력자 포함)을 대상으로 한 통행금지와 전자발찌 착용 의무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 국적의 한 남성이 자신에게 부과된 통금 및 전자감시 장치 착용 등의 규제를 무효화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무기한 이민 구금에서 풀려난 이후 해당 규정을 따라야 했으나, 이에 대해 헌법 위반을 주장했다. 앞서 정부가 도입한 유사한 감시 법률 역시 2024년 고등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규제의 쟁점과 배경
이번 판결에서 고등법원은 정부가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 새로운 규정조차 헌법과 양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규제는 2023년 고등법원의 예상 밖 판결로 무기한 이민 구금이 불법으로 판단되면서 촉발됐다. 이 판결로 수백 명의 구금자가 사회로 풀려났고, 이에 대응해 정부는 일부 대상자에게 전자발찌 착용과 야간 통행금지를 의무화하는 감시 체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후 고등법원은 이러한 조치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대상자를 누가 정하는지가 핵심이었다. 기존 법률에서는 정부가 대상자를 결정했는데, 헌법상 처벌은 오직 법원만이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응 방안
이에 연방정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마련했다. 새 규정은 특정 인물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는 점이 ‘개연성의 균형(balance of probabilities)’ 기준에서 인정될 경우에만 감시 조치를 적용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중대한 범죄’의 정의도 확대됐다. 종신형 또는 최소 5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한 범죄를 포함하도록 했으며, 사망 초래 범죄, 성폭력, 아동 성범죄 조장, 인신매매, 가정폭력 등 총 10개 범주가 새롭게 포함됐다.
사건 당사자와 경과
이번 소송을 제기한 남성은 2006년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장기간 복역했으며, 이후 가정폭력 사건으로 다시 수감됐다가 이민 구금 상태에 놓였다. 그는 이후 사회로 석방됐지만, 전자발찌 착용과 통금 등 감시 조건을 준수해야 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새로운 법률 역시 본질적으로 “처벌적 성격(punitive character)”을 유지하고 있어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고등법원 최종 판단
고등법원 다수 의견은 이러한 감시 조치가 여전히 처벌에 해당한다고 보고,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판결로 정부는 다시 한 번 제도 전면 재검토라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신문 편집부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