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후 통증, 염증이 원인일 수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뻣뻣하고 쑤신 적이 있는가? 정원 일을 무리하게 하거나 이사를 하거나, 혹은 운동을 과하게 한 다음 날이라면 그 통증은 바로 염증 때문이다. 염증은 외상이나 관절염 같은 질환 후에 흔히 나타나는 붉어짐, 열감, 붓기, 통증과 같은 반응이다.
염증이란 무엇일까?
염증은 체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생리 반응으로, 사이토카인(cytokines)이라는 화학 신호 단백질이 분비되어 백혈구를 활성화시키고, 해당 부위에 혈류를 증가시키며 조직 복구를 촉진한다.
NF-κB라는 단백질 또한 염증 반응의 핵심 역할을 한다. NF-κB는 일종의 스위치처럼 작용하여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사이토카인 생성을 촉진한다. 그러나 이 단백질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관절 통증, 근육통, 심지어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염증은 치유 과정에서 꼭 필요하지만, 지속되거나 과도한 염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다행히도, 주방에 이미 있는 일부 식품 속 성분들은 사이토카인의 조절과 NF-κB의 억제를 통해 이러한 염증을 줄이고 회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염증을줄이는 식품들
▪강황(turmeric)-카레의 주재료인 강황은 커큐민(curcumin)이라는 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커큐민은 염증 유발 경로인 NF-κB를 차단하며, 여러 연구에서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뻣뻣함을 줄여주는 효과가 확인됐다. 단점은 흡수율이 낮다는 것. 하지만 후추와 함께 섭취하면 해결된다.

▪후추(black pepper)-후추에는 피페린(piperine)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커큐민의 체내 흡수를 최대 2000%까지 높여준다. 피페린 또한 NF-κB의 활성화를 억제하며, 통증과 부기를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이부프로펜과 유사한 작용 기전을 가진다.
활용 팁: 강황과 후추를 스크램블 에그, 카레, 수프, 스튜 등에 함께 넣어 요리하면 효과적이다.
▪생강(ginger)-생강에는 진저롤(gingerols)과 쇼가올(shogaols)이란 항염증 성분이 들어 있다. 이들은 염증 경로를 직접 억제하며, 이부프로펜처럼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줄여 근육통 완화에 도움을 준다. 지속적인 섭취는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뻣뻣함을 유의미하게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팁: 강황, 후추, 생강을 함께 섭취하면 그 효과는 배가되어 만성 무릎 관절염에 준하는 약물 치료와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
활용 팁: 볶음 요리, 카레, 생강차, 생강 젤리 간식(ginger gummies)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참깨(sesame seeds)-참깨에는 세사민(sesamin)과 세사몰(sesamol)이라는 페놀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성분들은 무릎 골관절염의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 화합물은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며, 하루 약 40g(약 3큰술)의 간 참깨를 섭취한 사람들에서 통증과 염증이 크게 줄어들고 움직임이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활용 팁: 참깨는 간 후 샐러드, 볶음 요리, 스무디 등에 뿌려 먹는 것이 좋다.
보관 요령: 간 참깨는 쉽게 상하므로 일주일치만 갈아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파인애플(pineapple)-파인애플에는 브로멜라인(bromelain)이라는 천연 효소가 들어 있어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브로멜라인은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과 사이토카인을 줄이며, 관절 연골의 분해를 막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활용 팁: 파인애플 주스를 마시거나, 신선한 파인애플 또는 통조림을 카레, 피자, 스무디, 볶음 요리에 활용해보자.
▪타트 체리(tart cherries)-타트 체리(몽모랑시 Montmorency 또는 모렐로 Morello 품종)는 NF-κB 활성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s)이 풍부하다. 운동 후 근육통을 완화하고,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뻣뻣함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한 요산 수치를 낮춰 통풍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활용 팁: 무가당 타트 체리 주스를 마시거나, 생과, 냉동, 병조림 체리를 스무디, 오트밀, 요거트 등에 첨가하자.
▪베리류(berries)-베리류는 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바이오액티브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딸기(strawberries)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염증 수치를 낮추고 통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베리(blueberries)는 NF-κB 경로를 억제하여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며, 지속적인 섭취 시 관절의 뻣뻣함과 통증을 완화시키고 연골 손상을 지연시키는 효과도 있다.
활용 팁: 생과 또는 냉동 베리를 요거트, 오트밀, 스무디에 곁들여 섭취하자.
▪석류(pomegranates)-석류에는 항산화 및 항염증 성분이 풍부하다. 폴리페놀(polyphenols)은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며, NF-κB 활성 억제 및 사이토카인 감소를 통해 운동 후 근육통 완화와 관절 통증 경감에 도움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200ml의 석류 주스를 6주간 섭취할 경우 관절의 뻣뻣함과 기능이 개선되었다.
활용 팁: 무가당 석류 주스를 마시거나, 석류 알갱이를 샐러드, 요거트, 오트밀에 추가해보자.
▪양파·파·마늘(onions, shallots, garlic)-양파와 샬롯에는 항염 효과가 뛰어난 퀘르세틴(quercetin)과 황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다. 퀘르세틴은 히스타민 분비를 억제하여 부기와 염증을 줄이며, 마늘에 들어 있는 알리신(allicin)은 염증 유발 효소를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활용 팁: 수프, 스튜, 카레, 볶음 요리, 샐러드 등에 활용 가능하며, 마늘은 잘게 썬 뒤 10분 정도 두면 활성 성분이 잘 생성된다.
조리 팁: 마늘과 양파는 가능한 한 약한 불에서 조리하는 것이 좋다. 고온에서는 유효 성분이 파괴되기 쉽기 때문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extra virgin olive oil)-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은 올레오칸탈(oleocanthal)과 하이드록시티로솔(hydroxytyrosol) 같은 천연 항염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올레오칸탈은 이부프로펜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통증과 부기를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s)의 생성을 억제한다. 하루 약 2.5테이블스푼(약 50ml)의 고품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꾸준히 섭취하면 체내 염증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조리 팁: 많은 사람들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은 고온에서 쉽게 변질된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0도(섭씨 기준, 화씨 410도)까지 안정적으로 견딜 수 있어 대부분의 요리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크 초콜릿(dark chocolate)-다크 초콜릿은 항산화 및 항염 효과가 뛰어난 플라보노이드(flavonoids)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 중 에피카테킨(epicatechin), 카테킨(catechin), 프로시아니딘(procyanidins) 등의 주요 플라보노이드는 면역 반응과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 다크 초콜릿은 NF-κB의 활성화를 차단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관절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다크 초콜릿 속 플라보노이드는 체내 산화질소(nitric oxide) 생성을 촉진시켜 조직의 혈류를 개선하고, 그 결과 근육과 관절의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카카오 함량이 70% 이상인 다크 초콜릿을 정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관절염이나 운동 후 근육 회복 시 염증 지표를 낮추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활용 팁: 하루 20~30g의 고카카오 다크 초콜릿을 간식으로 섭취하거나, 무가당 코코아 파우더를 스무디, 요거트, 오버나이트 오트밀 등에 첨가하면 좋다.
필자 캐롤린 잉글리시(Carolyn English) 박사는 본드 대학교(Bond University) 보건과학·의학부의 세셔널 시니어 티칭 펠로우(Sessional Senior Teaching Fellow)이며, 영양학 및 식이요법 연구 그룹에서 활동 중인 영양학 연구자이다.
※ 이 기사는 The Australian에 게재된 캐롤린 잉글리시(Carolyn English) 박사의 ’10 foods that fight inflammation’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한국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