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레스테롤’은 고혈압의 주요 원인

1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몸 속 혈관은 영양분과 산소를 실은 혈액이 통행하는 고속도로와 같다. 혈관이 건강하고 깨끗하게 유지가 되면 혈액들이 세포와 조직에 필요한 영양분을 빠른 속도로 실어 나를 수 있지만, 혈관에 콜레스테롤과 플라크가 쌓여 좁아지고 막히면 혈액은 좁은 혈관을 더 센 압력으로 통과해야 하고 혈압은 높아지게 된다. 고지혈증으로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이고 플라크가 형성되면 혈관은 점점 더 좁아져 혈압이 높아진다. 높은 혈압으로 인해 혈관벽에 상처가 많아지면 그 부위에 콜레스테롤은 더 쉽게 축적된다. 고지혈증과 고혈압은 이렇듯 악순환을 만들어내며 혈관건강을 악화시킨다.
◈콜레스테롤 수치 높으면 고혈압 위험 얼마나 더 높아질까?

일본의과대학 연구팀은 정상혈압을 갖고 있었던 중년 남성 14215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고혈압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4년 동안 참가자들의 고혈압 발병률을 비교했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222mg/dL-369mg/dL)의 고혈압 발병률이 총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은 그룹(167mg/dL이하) 보다 28%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LDL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138mg/dL- 301mg/dL)의 고혈압 발병률은 가장 낮은 그룹 보다 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저자는 “이 연구는 이상지질혈증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콜레스테롤 증가로 인해 혈압이 점차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예방, LDL 낮추고 HDL 높여야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막에 축적되어 혈관을 좁아지게 하고 혈압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혈관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동수단이 필요한데, LDL과 HDL이 콜레스테롤 수송체다. 특히, 산화된 LDL은 혈관내막에 콜레스테롤을 쌓는 주범이다. 산화된 LDL은 혈관 가장 안쪽에 있는 내막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고, 이 때 백혈구도 함께 따라 들어간다. 혈관 내막으로 들어온 백혈구는 대식세포로 변해 산화된 LDL을 잡아먹고 거품세포로 변한 후 괴사된다. 그 괴사된 자리에는 콜레스테롤 결정이 남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혈관내막에는 콜레스테롤이 덕지덕지 쌓이고 플라크가 만들어지며 혈관이 좁아지면서 고혈압과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와는 반대로 콜레스테롤 청소부라고 불리는 HDL은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치우는 역할을 하며,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갖고 있어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HDL의 항산화 능력은 혈액 내에서 LDL의 산화를 막는 데 주로 사용되는데, LDL의 산화가 줄어들면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