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 중 감정 조절과 사회성 발달이 부족한 비율이 2009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교육부가 3년마다 실시하는 호주 아동 초기 발달 조사(AEDC-Australian Early Development Census)에 따르면, 2024년 조사에서는 전국 28만8,400여 명의 입학 아동과 1만6,70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5개 발달 영역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이 5개 영역은 신체 건강, 사회성, 정서 성숙도, 언어·인지 능력,의사소통·일반 지식이다.
연방 교육부 장관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는 이번 결과에 대해 “팬데믹이 우리 아이들에게 끼친 영향”이라며, 2021년 대비 모든 영역에서 하락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사에 참여한 아이들은 2018~2019년생으로, 코로나19와 록다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라고 덧붙였다.

노던테리토리 40.8% 취약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던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의 아동이 다른 주보다 월등히 높은 발달 취약 상태를 보였다. 이 지역에서는 전체 아동의 40.8%가 최소 한 개 영역에서 ‘발달 취약(developmentally vulnerable)’ 판정을 받았으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ACT(28.1%), 가장 낮은 곳은 뉴사우스웨일스(NSW)로 21.8%였다. ‘발달 취약’은 아동이 해당 영역에서 또래에 비해 발달이 크게 뒤처져 있으며, 향후 학습이나 사회 적응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빈곤층 아동 취약 더 심화
호주 전역에서 가장 저소득층에 속하는 아동 중 3분의 1 이상이 최소 한 개 영역에서 발달 취약 판정을 받았으며, 이는 2009년과 2021년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한 가장 불리한 지역과 가장 유리한 지역 간 발달 격차는 2009년 대비 확대돼, 2024년에는 18.5%포인트로 벌어졌다. 대도시와 외곽 지역 간의 격차도 여전히 컸다.
사회성·정서 가장 취약
2021년에서 2024년 사이, 다섯 개 모든 영역에서 발달 취약 아동 비율이 증가했으며, 2009년 조사 때보다도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사회성(social competence)과 정서 성숙도(emotional maturity) 영역은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생 중 10명 중 1명은 친구들과 잘 지내기,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기, 수업 규칙 따르기, 감정 조절 등에 여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격성, 반항, 부주의, 충동성 등의 문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원주민 아동 언어 능력 개선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 아동의 경우, 언어 및 의사소통 영역에서 발달 취약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제이슨 클레어 장관은 “이번 데이터는 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유치원에 다닌 아동은 발달이 정상일 가능성이 1.5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주 3일 보조금을 지원하는 유아 교육 및 돌봄 정책을 시작했다. 모든 아동이 양질의 초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모든 지표 악화” 비판
야당도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자유당의 교육 및 유아교육 담당 대변인 조이 매켄지(Zoe McKenzie)는 “지난 2021년, 자유당 집권기 마지막 조사에 비해 모든 발달 지표에서 후퇴했다”고 말했다.
야당 교육 대변인 조노 더니엄(Jonno Duniam)은 “지역 아동이나 취약계층 아동도 다른 아동들과 동일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 발달 지연이 당연하다는 사회적 인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의 대책 부족을 비판했다. 그는 “노동당은 각 주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주고 있는지 자랑만 하지 말고, 이 심각한 결과의 근본 원인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산·보육 연계 정책 필요”
호주 최대 유아교육 기관인 굿스타트 얼리러닝(GoodStart Early Learning)의 대표 로즈 백스터(Ros Baxter)는 가장 취약한 아동들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우리는 그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신호”라며,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정부가 초기 교육에 대한 ‘올바른 투자’를 고려하고 있긴 하지만, 유아교육 분야가 명확한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스터 대표는 “우리는 교육 현장에서 증가하는 수요를 매일 목격하고 있다”며 “정책의 초점은 초기 아동 발달에 있어야 하며, 조산모·아동 건강과 초기 학습을 통합한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신문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