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용수 회장에게 듣는다: 북한의 실상과 이해를 돕는 Q&A 청년포럼’이 1월 16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시드니 로즈(Rhodes)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호주협의회가 주최했으며, 이날 포럼에는 장기간 호주를 기반으로 북한에서 사업 활동을 해온 천용수 코스트그룹 회장을 초청해 북한의 경제·사회 실상과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의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민주평통 호주협의회 박은덕 회장은 “오늘 이 포럼이 천용수 회장이 수십 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통해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북한의 실상을 편견 없이 마주함으로써, 통일로 향하는 소중한 통로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온•오프 연계 진행
행사는 시드니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됐으나, 호주 각지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들과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 자문위원들이 화상회의(Zoom)를 통해 참여하며 실시간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현장과 온라인을 연계한 진행 방식으로 참여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의 기획이 눈길을 끌었다.


질의응답: 변화하는 북한
Q. 김세원 광복회 호주지회 청년회장: 2030 청년들은 통일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인종차별 같은 갈등도 우려한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A. 천용수 회장: 북한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를 ‘남한’이 아닌 ‘한국’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북한을 잘 모르는 사이, 그들은 많이 변했다. 배급제는 사라진 지 10년이 넘었고, 현재는 QR코드로 결제할 만큼 시스템이 업데이트되었다.통일 후 갈등을 걱정하시는데, 오히려 나는 한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을 차별할까 봐 더 걱정이다. 북한 인민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은 대단하며, 실제로 겪어본 그들은 매우 순수하고 착하다. 최근 한국의 정권 교체 이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한국은 지겹다”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실망감이 크지만, 여전히 남한과의 교류에 대한 잠재적 기대는 남아있다.
Q. 윤지우 자문위원(zoom): 청년들이 통일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A. 천용수 회장: 가장 중요한 것은 교류와 소통이다. 서로를 이해하려면 북한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상황 판단을 바탕으로 대화할 수 있다.
Q. 김형 광복회 호주지회 회장: 경제협력단체 등을 만들어 직접 북한을 방문하고 상담할 기회를 만들 계획이 있는가?
A. 천용수 회장: 현재로서는 단호하게 말씀드리지만 계획이 없다. 사업을 챙기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다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마음으로 북한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Q. 임혜숙 코윈 호주지부 회장: 북한 지방이나 산골에는 여전히 굶어 죽는 사람이 많다는 보도가 있는데 실상은 어떠한가?
A. 천용수 회장: 1990년대 중반까지는 자연재해와 체제 변화가 겹쳐 아사자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도시에 비해 지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처럼 대규모 기아 사태가 일상적이지는 않다. 시스템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사업 관련 북한 정부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이며, 뇌물 관행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천용수 회장은 과거 90년대 초반에는 부패가 심해 담배나 물품을 경영비 명목으로 건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공직자 기강이 잡히면서 많이 좋아졌다. 시스템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답했다.
북한의 개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며, 한국 국적자의 사업 가능성은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북한 사람들은 ‘개방’이라는 단어 자체를 매우 싫어한다. 자신들이 이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스스로를 계속 ‘버전업(업데이트)’하고 있다. 평양의 전기 공급 상황이나 자동차 보급만 봐도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현재 한국 국적자는 사업이 불가능하지만, 제3국 국적을 가진 동포들이 조금씩 교류의 물꼬를 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편견을 버리고 제대로 봐야할 때
또한 천용수 회장은 “북한 사업은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지속하기 어렵다. 인간관계는 남이나 북이나 똑같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더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수익을 재투자하며 신뢰를 쌓았다. 신뢰가 쌓이면 그들은 뜻하지 않은 기회를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우리가 북한을 볼 때 어두운 면만 부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여전히 외래어를 쓰지 않고 민속적인 가치를 보존하는 등 우리와 공유하는 긍정적인 면도 많다. 편견을 버리고 제대로 보고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용수 회장과 코스트그룹
천용수 코스트그룹(koast Group) 회장은 호주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재외동포 사업가로, 1992년 북한에 진출한 이후 현지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온 인물이다.천 회장은 북한에서 여러 분야의 사업을 전개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가 이끄는 코스트그룹은 한국·호주·중국 등 여러 국가에 계열사를 두고 있다.

청년세대와 함께 그리는 새로운 통일 미래
이번 포럼은 북한을 단순히 이념적 대상이 아닌, 변화하는 실체로 마주하고 그 속에서 통일의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남겼다. 특히 현장의 생생한 경험담은 세대 간의 시각 차이를 좁히고, 호주 내 재외동포 사회가 남북 관계의 가교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변화된 일상을 구체적으로 접하며 통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지울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평통 호주협의회는 이번 포럼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청년 세대의 통일 의지를 고취하고, 객관적인 북한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