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의료용 분무기’가 전파 원흉
멜번공항 홀리데이인 호텔 관련 확진자가 1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빅토리아주 보건당국이 의료용 분무기를 멜번 방역 호텔 집단감염의 근원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브렛 서튼 빅토리아주 수석보건관은 멜번 공항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발생한 국내 감염 확진자 3명은 모두 다른 투숙객이 사용한 분무기와 관련됐다는 것이 “적용중인 가정”이라고 밝혔다. 10일 오후 확진자 2명이 추가되고 11일 2명이 추가되면서11일 기준 홀리데이인 관련 확진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같은 날 빅토리아주 호텔 방역청(CQV)은 근무자 2명과 투숙객 1명이 확진된 후 홀리데이인 호텔이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홀리데이 인에서 근무했던 주정부 담당관이 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음료담당 직원과 전 투숙객이 9일 확진됐다.
보건당국이 호텔을 소독하고 세 사람이 어떻게 감염됐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호텔 투숙객은 모두 다른 시설로 이송됐고, 직원 100여명은 휴가 처리됐다.
빅토리아주 보건당국은 홀리데이인 집단감염이 호텔 격리중이던 가족 3명으로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3명이 확진됐고, 10일 해외귀국자 1명과 호텔 근무자 1명이 추가로 확진됐으며 11일에는 확진자의 가구 1차 접촉자 2명이 확진됐다.
10일 확진된 해외귀국자도 앞서 확진된 여성과 마찬가지로 의무격리 기간 14일이 끝난 후 확진되어 보건당국은 귀국자 2명 모두 멜번 격리 호텔 투숙 중 감염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튼 교수는 10일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분무기를 사용한 경우 바이러스가 분무와 함께 공기중에 “아주 미세한 에어로졸화된 입자로 정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용 분무기(nebulizer)는 흡입할 수 있는 아주 미세한 분무로 약물을 기화시키는 의료 장치이다.
서튼 교수는 확진자 3명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이 모두 “분무기 사용”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 있으며 “바이러스가 복도로 옮겨져서 (주정부) 담당관, 식음료 서비스 직원, 그리고 다른 투숙객까지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이러한 설명이 위치와 노출시간 관점에서 모두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의료용 분무기를 사용한 사람은 확진 가족 3명 중 1명으로 현재 집중치료실에서 치료 중이다. 대니얼 앤드류스 주총리는 분무기를 사용한 귀국자가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현재 집중진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엠마 카사 CQV 청장은 보통 의료용 분무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보건호텔로 이송되지만 이번 경우 해당인이 호텔격리 시설에 입소할 때 분무기를 갖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사 청장은 “법무부가 6월 (호텔방역) 프로그램을 인계받은 이후 누군가 격리에 처해지면 첫번째 검사에서 어떤 의료기기를 갖고 있는지 질문을 받으며 그것이 첫 보호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경우 해당 개인이 자신의 분무기가.. 의료기기라고 인식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사 청장은 10일부터 간호사가 에어로졸 발생 기구를 찾을 수 있도록 귀국자의 짐을 검색하는 호주국경부대를 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귀국 여행객들이 이제 다양한 에어로졸 발생 장치가 어떻게 생겼는지 도표가 그려진 안내판을 많이 보게 될 것이며, 의료 기기에 대한 상세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류스 주총리는 “그 사람은 사실상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분무기를 사용한 남성을 너무 가혹하게 비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CQV는 10일 오전 홀리데이인 호텔 투숙객 48명을 다른 검역 호텔인 멜번 풀먼 호텔로 이송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장기간” 이 호텔에서 격리된다. CQV는 호텔 직원 135명이 지난 밤 휴가에 처해져 14일간 집에서 격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직원과 투숙객을 포함 1월 27일부터 2월 9일까지 호텔에서 15분 이상을 보낸 사람은 모두 1차 밀접접촉자로 간주돼 격리 조치가 필요하다.
앤드류스 주총리는 당국이 새로운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으로 인해 이미 14일간 방역을 마친 사람들이 얼마나 더 오랫동안 격리되어야 하는지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주 해외입국자 확대 보류
한편 앤드류스 주총리는 당국이 “진상 파악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동안 국제선 입국자 인원 확대는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전국 내각회의에서 빅토리아주는 주당 방역 귀국 인원을 8일부터 1300명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홀리데이인 호텔 감염 발생으로 인원 확대가 보류됐고 귀국 인원이 언제 확대될 수 있을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주총리는 또한 홀리데이인 호텔내 환기에 대한 특정 우려는 없으며, 일반적으로 투숙객이 호텔을 떠난 후 행해지는 집중청소를 위해 잠시 폐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감염성이 높은 “변종은 제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으며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방역호텔 환기 독립 전문가 평가
그러나 멜라니 반 트웨스트 빅토리아주 부수석보건관은 ABC 라디오 멜번과 인터뷰에서 귀국자 격리에 사용되는 모든 호텔에 대한 신규 환기 평가를 위해 전문가를 소집하고 있으며 평가에 약 6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웨스트는 “건물안전과 공기흐름 전문가인 독립 평가자를 관여시켜… 프로그램내 모든 호텔에 대한 독립적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 위원회가 10일 회의를 열어 방역 호텔 근무자들이 모두 방역마스크인 N95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했다.
그러나 카사 청장은 N95 마스크가 “착용이 불편하고 직원들이 착용하기 힘들다”며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카사 청장은 “직원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N95를 착용해, 오염 위험을 높임으로써 위험을 증가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신문 박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