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 서식 코알라의 3분의 1… 지난해 이어진 가뭄도 주요 요인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동안 계속된 NSW 주의 극심한 산불로 1만 마리의 코알라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가뭄 또한 코알라 사망의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숫자는 NSW 주에 서식하는 전체 코알라 개체수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세계자연보호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을 보전,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환경오염방지 등을 목표로 1961년 설립된 국제 환경단체, WWF) 조사에 따르면 NSW 주의 코알라 주요 서식지인 북부 라프빌(Rappville)과 와델(Waddell) 지역에서는 산불로 인해 80% 이상의 코알라가 사망했다.
WWF의 환경보전 과학자 스튜어트 블란치(Stuart Blanch) 박사는 최근 NSW 주 의회 조사위원회에서 “NSW 주 코알라 개체수의 3분의 1이 손실된 것을 감안하면 NSW 주의 유대류 동물들이 멸종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블란치 박사는 “코알라 손실을 현장에서 파악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는, 이번 산불과 가뭄으로 1만 마리의 코알라를 잃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NSW 주 전역에 걸쳐 대부분의 코알라가 2050년 멸종될 것으로 보이는 시기를 앞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NSW 주에 서식하는 코알라 개체수를 3만6천 마리로 보는 것은 ‘오래된 추정’이라며 보다 명확한 개체수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욱 적은 수라는 게 그의 추정이다. NSW 주 의회는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 지난해부터 주 전역에 서식하는 코알라 개체 및 주요 서식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는데, 관련 소식을 ABC 방송이 지난 2월 29일에 보도한 것.
의회 위원회에서 증언한 다른 자연보호 활동가 켈리 리(Kellie Leigh) 박사는 이번 산불로 블루마운틴 지역(greater Blue Mountains area)에서만 약 1천 마리의 코알라가 화재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드니를 기반으로 하는 비영리 자연보호단체 ‘Science For Wildlife’에서 활동하는 리 박사는 산불이 심했던 고스퍼스 마운틴(Gospers Mountain)의 산불 현장에서 12마리의 코알라를 구조해 타롱가 동물원(Taronga Zoo)으로 후송한 바 있다.
리 박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4곳의 주요 코알라 서식지마다 수백 마리의 코알라가 산불의 영향을 받았다”며 “일부 서식지는 100% 소실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리 박사는 “산불 피해 지역에 직접 들어가 보다 세밀한 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NSW 주 전역, 수십 개 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500만 헥타르 이상의 삼림 및 농장지대를 불태웠으며 특히 2곳의 거대한 산불(mega-fires) 지역에서는 50만 헥타르가 한 번에 초토화됐다.

국내외 주요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장기간 이어진 이번 산불로 NSW 주에서만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사망했으며 수천억 개체의 무척추 생물이 불에 타 죽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NSW 주의 코알라 서식지는 30% 이상이 파괴되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종들은 더욱 위험에 처하게 됐다.
이번 산불이 번지는 속도는 시간당 60km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위험에 처했을 때 나무 등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습성을 가진 코알라에게 더욱 큰 위협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NSW Rural Fire Service에 따르면 이달 첫 주, NSW 주 전역에 내린 폭우로 둘째 주 현재, 산불은 모두 봉쇄됐다.
주 의회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케이트 패어만(Cate Faehrmann) 상원의원은 “여름 시즌 산불이 가져온 파괴적인 손실의 결과는 더 많은 코알라 서식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번 위원회 조사 보고서의 구체적 조사 결과는 올해 중반쯤에 나올 예정이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