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접근도 쉬워
아동 안전 옹호 단체인 ‘콜렉티브 샤우트(Collective Shout)’가 강간과 근친상간, 아동 성학대를 주제로 한 온라인 게임 500여 개가 유통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게임들은 ‘스팀(Steam)’과 ‘잇치닷아이오(Itch.io)’와 같은 게임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단순히 성인 인증 박스에 체크만 하면 아동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콜렉티브 샤우트는 성 착취 반대 캠페인을 벌여온 단체로, 이번 조사를 통해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과 고문을 묘사하는 게임들이 결제 서비스까지 연계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단체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적 학대와 고문을 미화하는 이 게임들은 가정폭력 근절 노력을 무색하게 만든다”며 비자(Visa), 페이팔(PayPal),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주요 결제 플랫폼에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해당 서한은 미국 아동착취방지센터(National Centre on Child Exploitation)와 전 호주 아동성범죄수사대(Taskforce Argos) 수사관 존 루스(Jon Rouse)도 공동 서명했다.
공식 서한에는 “이러한 폭력적이고 비윤리적인 게임들에서 결제를 중개하고 이익을 취하는 것이 귀사의 기업 가치 및 사명과 어떻게 부합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18세 인증만으로 접근
콜렉티브 샤우트의 창립자 멜린다 탱커드 라이스트(Melinda Tankard Reist)는 “이런 게임은 단지 ‘나는 18세 이상입니다’라는 항목에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접속이 가능하다”며 “일부 게임에서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가능한 많은 여성을 강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라이스터는 “게임 속에서 여성은 인질로 잡혀 고문당하고, 어떤 게임은 아버지가 쌍둥이 딸을 성폭행하는 근친상간 내용을 다룬다. 여성은 철저히 소비 대상으로 그려지며, 우리가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로 고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강간 시뮬레이션 게임은 소년들을 주 타깃으로 삼는다.
학교에서 수백만 달러를 들여 존중과 동의 교육을 하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소년들이 1인칭 시점으로 여성을 강간하고 고문하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한 “이런 게임의 온라인 결제에 참여하는 신용카드 회사들도 결국 성폭력과 근친상간을 정상화하고 여성과 아동을 고문하는 콘텐츠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제사, “증거 받으면 조사하겠다”
이에 대해 마스터카드 대변인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며 “지금까지 콜렉티브 샤우트로부터 구체적인 증거를 받은 바 없지만, 자료가 접수되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비자와 페이팔, 스팀 측은 마감 시한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콜렉티브 샤우트는 스팀 내 ‘강간(rape)’이라는 검색어로 232개의 게임을 찾았다. 이 중 한 게임은 다른 플레이어를 모두 강간하는 내용으로, 개발자는 게임 설명에 “비동의 성행위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고 명시했다. 또 다른 게임은 남성이 여성을 납치해 인질로 잡고 강간,성고문하는 내용을 다룬다. 개발자는 “나체, 강제적 성적 폭력, 성적 학대 등 노골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모든 연령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게임은 여성 이웃의 사적인 성행위를 촬영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과정을 다룬다.

근친상간 묘사도 다수
이 외에도 콜렉티브 샤우트는 근친상간을 주제로 한 상호작용형 게임 149개를 발견했다. 그중 한 게임은 아버지가 쌍둥이 딸을 성폭행하는 역할을 플레이어가 수행하게 된다. 또 다른 게임은 이모가 조카를 성적으로 유혹하는 내용을 다루며, 게임 설명에는 “가족끼리 이런 스킨십, 뭐 어때?”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콜렉티브 샤우트는 과거 ‘노 머시(No Mercy)’라는 강간‧근친상간 시뮬레이션 게임에 대해 7만 명의 전 세계 서명을 모아 플랫폼 퇴출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스팀은 개발자가 자진 철회할 때까지 해당 게임을 금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터는 “결제 게이트웨이가 이런 게임의 자금줄을 차단하면, 유통이 어려워진다”며 “이들 결제사는 충분한 규모와 자원이 있는 만큼, 사전 경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악용 논의
아동 안전 및 법집행 전문가들도 문제 해결에 나섰다.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아동 성착취와 인공지능의 악용 문제를 주제로 전문가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참석자로는 국가 아동권리위원 앤 홀런즈(Anne Hollonds), 아동 성범죄 생존자이자 전 호주 올해의 인물 수상자인 그레이스 테임(Grace Tame), 브레이브하츠(Bravehearts) 대표 앨리슨 기얼(Alison Geale)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신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