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의 가격인하 의도 불구, 채스우드 소재 4개 침실 주택 잠정가서 8만 달러 ↑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시드니 경매에서 일부 주택은 예비구매자들의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6개월 연속 이자율 상승이 결정되고 며칠 후 진행된 지난 주말(8일) 경매에서, 넓은 부지를 가진 채스우드 소재 4개 침실 주택이 353만 달러에 낙찰됐다.
785스퀘어미터 블록에 자리한 이 주택 경매에는 11명의 예비구매자와 낙찰가를 궁금해 하는 주변 거주민들이 경매 과정을 지켜봤다. 이 주택은 매매로 공지된 이후 150명 이상이 인스펙션을 할 만큼 관심을 받았던 주택이었다.
애초 예정(290만 달러)과 달리 현재의 시장 상황을 감안, 27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된 경매는 업사이징을 원하는 예비구매자들간 치열한 가격 경쟁이 이어져 입찰가는 빠르게 상승했다.
제시된 가격이 320만 달러를 넘어가면서 6명의 예부구매자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마지막으로 353만 달러를 내놓은 한 가족에게 낙찰이 결정됐다. 이는 잠정가격(345만 달러)에서 8만 달러 높아진 금액이었다. 현재 울리크릭(Wolli Creek)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 가족은 보다 큰 주택을 찾던 중이었다.
매매를 진행한 ‘Belle Property Lane Cove’ 사의 패트릭 랭(Patrick Lang) 에이전트는 “애초 벤더(vendor)가 책정한 것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지만 판매자는 침체된 시장을 감안해 320만 달러에도 판매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기록에 의하면 이 주택은 지난 1998년 마지막으로 매매됐으며, 당시 거래금액은 50만5,000달러였다.
랭 에이전트는 “A급 주택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편이며, 특히 현재 약세를 보이는 시장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유리한 가격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대가족들이 이런 주택을 강하게 원한다”면서 “유닛에 비해 단독주택 가격이 지난 수년 사이 워낙 높게 치솟은 상황이어서 업사이징을 원하는 이들은 다소 가격이 하락한 현재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주택은 이날 시드니 전역에서 경매가 진행된 612채의 매물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보고된 392채의 낙찰률은 63.5%로 잠정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에서 60% 대의 낙찰률은 시장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준이기도 하다. 이날 아침 경매가 철회된 주택은 98채였다.
도심 인근, 엔모어(Enmore)에서는 무지개 색깔의 정면, 측면에는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영국 록 밴드 Queen의 멤버)의 벽화가 있는 상징적인 코너블럭 테라스주택이 200만 달러에 판매됐다.

리버티 스트리트(Liberty Street) 상에 자리한 이 주택 정면의 무지개 색깔은 호주의 동성결혼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를 지지하는 이들이 그려놓은 것으로, 이날 경매에는 3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했다.
애초 180만 달러에서 입찰을 시작하기로 했던 이 주택은 17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되었으나 최고 입찰가는 190만 달러에서 멈추었다. 이는 잠정가격(200만 달러)에서 10만 달러가 낮은 금액이었다. 이후 에이전트가 판매자와 입찰자 사이에서 협상을 중재, 5만 달러를 올린 후 다시 협의하여 잠정가격에 거래하기로 합의했다.
전체 면적 158스퀘어미터인 이 주택은 지난 2008년 67만 달러에 마지막으로 거래된 바 있다.
한 자선단체에 기증된 센테니얼 파크의 쿡 로드(Cook Road, Centennial Park) 상에 있는 2개 침실 아파트는 79만 달러의 낙찰됐다. 이는 잠정가격에서 6만 달러 오른 금액이다.
소유자가 사망하면서 기증받은 자선단체가 경매 매물로 내놓은 이 주택에는 3명의 첫 예비 주택구매자가 입찰, 65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돼 비교적 빠르게 가격이 올랐으며, 센테니얼 파크 현지에 거주하는 첫 주택구매자가 제시한 79만 달러에서 낙찰이 결정됐다.
매매를 맡은 ‘The Agency Eastern Suburbs’의 크리스 칸타렐라(Chris Cantarella) 에이전트는 “애초 5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을 등록한 가운데 3명만 참석했다”며 “크게 둔화된 시장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경매 주택들 대부분은 여전히 입찰자들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소유자는 사망 전, 자선단체인 구세군(The Salvation Army)에 이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의 달링허스트(Darlinghurst)에서는 2개의 별도 거주지로 분할되어 있는 5개 침실 테라스주택이 375만 달러의 잠정가격에 나왔으나 낙찰이 되지는 못했다.
매매를 진행한 ‘BresicWhitney Darlinghurst’ 사의 로마니 브룩스(Romany Brooks) 에이전트는 경매가 유찰된 후 입찰자들과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테라스주택으로는 비교적 넓은 323스퀘어미터의 이 매물이 조만간 거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주택은 거의 버려지다시피 했던 상태에서 지난 2011년 한 건축가가 178만2,000달러에 매입한 뒤 대대적인 개조를 거쳐 경매시장에 내놓은 것이었다.
노던비치(northern beaches)의 맨리베일(Manly Vale)에서는 4개 침실 주택이 266만 달러에 판매됐다. 이는 잠정가격에서 16만 달러가 높아진 것이다.
620스퀘어미터 부지를 가진 호닝 퍼레이드(Horning Parade) 상의 이 주택에는 5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25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돼 금세 잠정가격(250만 달러)를 넘겼으며, 이후에도 가격이 크게 오른 후 업사이징을 원하는 한 가족에게 낙찰이 결정됐다.
스미스필드(Smithfield)에서는 NSW 주택부(Department of Housing) 소유의 한 주택이 77만2,000달러에 거래됐다. 이 주택은 흰개미 피해가 극심해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저브 스트리트(Reserve Street) 상에 자리한 이 주택에는 출입을 금하는 견고한 울타리가 만들어져 직접 내부 인스펙션이 불가능했으며, 이날 경매도 울타리 밖에서 진행됐다.
556스퀘어미터 부지를 가진 이 주택에는 대부분 건축업자인 10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했으며, 7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돼 마지막으로 77만2,000달러를 제시한 현지 거주 건축업자에게 낙찰됐다.
기록에 의하면 이 주택은 지난 1985년 NSW 주택부에서 7만1,150달러에 구매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