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대상을 정한다
연방 정부가 비만 치료약에 대한 공공 자금 지원 확대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건부 장관 마크 버틀러(Mark Butler)의 요청에 따라, 의약품 자문기구인 약물혜택자문위원회(PBAC-Pharmaceutical Benefits Advisory Committee)가 어떤 환자군이 약값 보조의 최우선 대상이 될 수 있을지를 검토 중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작용제 및 유사 계열 비만 치료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PBAC의 권고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위원회의 판단이 향후 해당 치료약의 의약품급여제도(PBS-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 등재 여부를 크게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버틀러 장관은 지난 3월 PBAC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비만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공정한 접근성”과 “공적 보조가 필요한 환자군”에 대해 정부에 자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약 정책 전환점
치료용 의약품청(TGA)은 “PBAC의 조언은 제약사들의 PBS 등재 신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정부의 비만 정책 수립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호주 PBS에는 비만 치료약이 등재돼 있지 않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사의 위고비(Wegovy)는 두 차례 등재 신청에서 모두 거절당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영국은 최근 공공 지원 지침을 마련해 Mounjaro 등의 비만 치료약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의사들, 정부에 “행동 촉구”
대표적 비만 전문 의사들은 최근 새 보고서를 통해 연방 정부에 “우선적으로 공공 보조가 필요한 환자군부터 지원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제안한 기준은 ▲체질량지수(BMI) 40 이상이면서 3가지 이상의 비만 관련 중증 질환을 앓고 있거나 ▲1가지 중대한 합병증을 가진 성인이다. 다만,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제도 주민에 대해서는 BMI 35 이상부터 지원을 요청했다.
이 기준은 최근 영국 국가보건임상우수연구소(NICE)가 내놓은 잠정 지원 지침과 유사하다.
NICE는 Mounjaro와 같은 GLP-1 계열 약물에 대해 ▲BMI 35 이상이면서 하나 이상의 합병증을 가진 성인 또는 ▲BMI 40 이상인 경우 약물치료가 적절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치료 사각지대 해소 목적
호주는 현재 비만으로 인한 직접 의료비만 연간 120억 달러에 달하며, 효과적인 개입이 없을 경우 2032년까지 877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호주 아동의 40%, 성인의 75%가 비만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에 더 집중돼 있다.
호주왕립일반의학회(RACGP) 비만관리특별위원회 의장 테리-린 사우스(Terri-Lynne South) 박사는 “이번에 의사들이 제안한 환자군은 임상적 필요성과 건강 개선, 경제적 효율성 모두에서 최우선 순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주도한 마크 멜로(Mark Mellor) 박사는 “우선순위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건강 형평성과 장기 의료비 절감에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호주,뉴질랜드 비만학회 및 국가임상비만서비스협회(NACOS)의 지지를 받고 있다.

“모든 치료법 접근 가능해야”
의사들은 정부에 “모든 비만 환자가 근거 기반 치료법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의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모든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GLP-1 계열 약물 Mounjaro를 제조하는 엘라이 릴리(Eli Lilly)사는 버틀러 장관이 PBAC에 자문을 요청한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회사는 “당뇨 치료약으로서 Mounjaro의 신청 결과가 나온 후, 곧바로 비만 치료약으로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라이 릴리사의 공공 정책 부문 부사장 가브리엘 레펜(Gabrielle Reppen)은 “비만은 사회경제적 격차가 큰 질환이다. 가장 영향을 받는 계층이 약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번 절차를 통해 보조가 필요한 환자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향후 PBS 등재가 더 신속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몇 년 안에 일부 환자에 대한 보조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히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보건 형평성 강조
버틀러 장관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마이크 프리랜더(Mike Freelander) 하원의원이 주도한 제2형 당뇨 관련 보고서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의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GLP-1 계열 치료약의 대상 확대를 권고한 바 있다.
비만 관련 건강 손상에는 심혈관 질환, 비당뇨 고혈당증, 제2형 당뇨, 만성 신장 질환, 대사 기능성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비만성 환기장애,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남성 성선기능저하증, 다낭성 난소증후군, 고관절‧무릎 관절염 등이 포함된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