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담배 급증
호주 국경수비대(ABF‒Australian Border Force)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국경에서 압수한 담배는 25억 개비(1억 2,500만 갑)를 넘어섰으며, 이에 따른 세금 손실 규모는 43억 6,0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해 동안의 불법 담배 적발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로, 호주 내 불법 담배 밀수의 규모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압수 건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적발된 담배의 양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조직범죄단과 연계된 대량 해상 화물 밀수에 대한 정밀한 표적 수사의 성과로 분석된다.
5년 새 4배 증가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의 보도에 따르면, 2020-21 회계연도에 5억 9,800만 개비(2,990만 갑)였던 불법 담배 적발 규모는 2024-25년에는 25억 개비(1억 2,500만 갑)로 4배 이상 늘었다.
높은 수익성으로 인해 구멍가게에서 불법 담배,니코틴 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폭력 사태와 방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동계 범죄 조직들이 불법 시장의 통제권을 놓고 경쟁하면서 범죄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담배의 대부분은 빅토리아주와 NSW주의 항구를 통해 반입됐으며, 출발지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이었다.
해상 화물 한 컨테이너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데 드는 비용은 약 40만 달러이지만, 최대 1,000만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번 기록은 전년도의 18억 6,000만 개비(9,300만 갑)를 넘어서는 수치다.
앞서 2021-22년에는 8억 9,800만 개비(4,490만 갑), 2022-23년에는 8억 6,700만 개비(4,335만 갑)가 각각 압수됐다.
담배세 수입 감소
호주 연방 재무부(Treasury)에 따르면, 2023-24 회계연도의 담배세 수입은 97억 달러로, 2019-20년의 정점인 163억 달러에서 약 40% 감소했다.
이는 2014-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국은 밀수 조직들이 마약 밀매와 자금 세탁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담배를 ‘위험은 낮고 수익은 높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BF는 이번 압수 증가가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친 집중 단속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현재 ABF는 해외에도 요원을 파견해 담배 선적을 호주 해안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고 있다.
“정밀 정보 수사 덕분”
ABF 불법 담배,전자담배 단속부서 책임자인 켄 맥컨(Ken McKern) 국장은 “매주 수백 킬로그램의 불법 담배와 수백만 개비의 불법 담배가 국경에서 적발되고 있다”며, “이러한 적발은 우연이 아닌, 정밀한 정보 기반 표적 수사와 해외 기관과의 긴밀한 협업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압수된 25억 개비(1억 2,500만 갑)는 4년 전보다 320%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이는 범죄 조직의 수익을 수천만 달러 단위로 차단하고, 국경 보호에 ABF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담배 차단은 단지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해외 파견 요원들이 공급망 내부에 직접 개입해 정보를 수집하고, 밀수품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건수 감소, 압수량 증가
2024-25 회계연도 동안 ABF는 총 23,097건의 담배 밀수를 적발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지만, 압수량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 올해 압수된 담배는 총 25억 3,300만 개비(1억 2,665만 갑), 잎담배는 435.46톤이었다. 이는 전년도 18억 6,000만 개비(9,300만 갑), 436.57톤과 비교된다.
전체 무게로는 올해 총 2,091톤으로, 전년도의 1,700.5톤보다 약 23% 증가했다.

7월 집중 단속
올해 7월에는 대규모 밀수 적발이 집중됐다. 7월 4일, ABF는 아시아에서 해상 화물로 반입된 담배 1,404만 개비(70만 2천 갑)를 적발했다.
7월 13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여성과 두 자녀를 동반한 남성이 담배 16만 6,200개비(8,310 갑)와 씹는 담배 6kg을 11개의 수하물에 숨겨 반입하려다 적발됐다. 같은 날, 또 다른 승객도 담배 7만 1,200개비(3,560 갑)를 들여오다 붙잡혔다.
1주일 뒤에는 또 다른 해상 화물에서 1,018만 개비(50만 9천 갑)가 적발됐다.
올해 가장 큰 적발 중 하나는 7월 중순, UAE에서 NSW로 도착한 컨테이너에서 1,550만 개비(77만 5천갑)가 발견된 사건이다.
해상 화물 위장
ABF에 따르면, 범죄 조직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운송 경로와 은폐 방식을 바꾸고 있다.
현재 불법 담배 대부분은 상업용 화물로 위장해 컨테이너를 통해 해상으로 유입된다. 한 컨테이너에는 수천만 개비가 담길 수 있어, 우편이나 공항에서 소규모로 밀수되는 경우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ABF는 출발국 단계에서 차단하는 ‘상류 차단 전략(upstream disruption)’에 집중하고 있으며, 외국 세관과의 협업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공급망을 해체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위해 설립된 ABF의 해외 파견 네트워크는 위험 화물을 조기에 식별하고 대량 밀수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공조 수사 확대
국내에서는 ABF가 주도하는 불법 담배 특별수사팀(Illicit Tobacco Taskforce)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팀에는 호주범죄정보위원회(ACIC‒Australian Criminal Intelligence Commission), 국세청(ATO‒Australian Taxation Office), 금융정보분석센터(AUSTRAC), 연방검찰청(Commonwealth 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 등이 참여한다.
각 주 경찰과도 협력해 형사 기소, 지역 유통망 차단, 범죄 수익 환수 등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
ABF는 국경 단속이 핵심이지만, 불법 담배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건강‧준법 홍보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단속 강화에 따라 밀수 방식이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ABF는 정보 기반 분석 기술을 강화하고,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공급망에 대한 선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절반이 불법 담배
필립 모리스(Philip Morris),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ritish American Tobacco), 임페리얼 브랜즈(Imperial Brands) 등 호주 3대 담배 도매업체가 최근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호주 내 전체 담배 소비량 중 39.4%가 불법 제품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2025년에는 최대 50%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브랜드 없이 수입되거나 국내에서 불법 재배된 잎담배(‘찹찹’)가 전체 불법 담배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찹찹 중 약 20%는 뉴사우스웨일스와 빅토리아, 또는 뉴사우스웨일스와 퀸즐랜드 국경 지역의 은밀한 불법 농장에서 재배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호주(South Australia)만이 불법 담배 단속을 위한 전담 기관을 운영 중이며, 다른 주들은 경찰이나 자원 부족한 단속 공무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정적 조치 필요”
담배 업계는 불법 담배 시장의 확산이 공공보건 목표를 저해하고, 소규모 합법 판매점의 수익을 갉아먹으며, 범죄 조직을 더욱 대담하게 만든다고 경고한다.
임페리얼 브랜즈 측 대변인은 “ABF의 압수 실적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규제받지 않는 불법 담배가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2023년 전체 담배 소비 중 불법 제품 비중은 28%였으나, 2024년에는 40% 가까이로 급증했다.
단속 공백과 불법 시장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명확하고 단호한 조치가 주‧연방 차원에서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