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종료 환영
호주 소고기 생산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수입 관세 철폐 결정을 환영하고 있으나, 국내외 소비자들이 즉각적인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업체 OBE 오가닉(OBE Organic)의 달린 레이(Dalene Wray) 대표는 현지 시각 금요일, 미국 텍사스에서 미국육류수입협의회(MICA-Meat Import Council of America) 회의와 거래처 방문 중 해당 소식을 접했다. 그는 “확실히 안도감을 느꼈다”며 “호주산 소고기 수출에는 많은 기회가 열려 있고, 미국 내 수요가 변하지는 않겠지만 수입업자들에게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식료품 가격에 대한 압박을 줄이기 위해 올해 초 부과된 10% 기본 무역 관세와 기타 관세를 수백 종의 식품 품목에서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소비자나 호주 소비자의 소고기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시장 수요
레이 대표는 자사가 매년 수백 톤의 소고기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는 육류 제품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있으며, 소고기는 미국에서 ‘단백질의 왕’이자 최우선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퀸즐랜드주 채널컨트리(Channel Country) 지역의 기록적 홍수로 약 11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살아남은 가축은 오히려 더 잘 자라 수출에 적합했다고 한다.
레이 대표는 “최근 처리한 가축은 OBE 오가닉 30년 역사에서 가장 무겁고 지방이 많았다”며 “미국행 선적의 경우 고기 50%, 지방 50% 수준으로, 12개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식품 제조업체들이 지방 함량이 높은 부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버거, 미트볼, 피자 토핑, 핫도그 등을 만드는 제조업체들은 해외에서 쇠고기를 들여와야 한다”며 “현재 미국의 빠듯한 공급 상황은 앞으로 더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10% 관세는 사라졌지만, 브라질 등 주요 경쟁국에 부과된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레이 대표는 이를 계기로 경쟁력과 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관들이 시장 접근을 협상해야 하는 곳은 미국뿐이 아니다”라며 “베트남, 한국, 인도네시아 같은 시장도 호주 육류 수출업체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 가격변화는 미미
상품 분석가 사이먼 퀼티(Simon Quilty)는 이번 조치가 미국 슈퍼마켓 가격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호주 시장에는 더 많은 긍정적 요인을 주지만, 미국 소비자 가격을 낮출 가능성은 없다”며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이번 조치는 바다에 물 한 방울 정도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퀼티 분석가에 따르면 소고기는 돼지고기, 닭고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싸지만, 미국의 소고기 소비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그는 “소비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도매 소고기 가격은 올해 약 22% 상승했다”며 “그럼에도 매달 소비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가격이 오르는데도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나나, 아보카도, 마카다미아, 감귤류, 커피 등에 대한 관세는 철폐됐지만, 호주산 양고기와 염소고기는 여전히 10% 관세가 유지될 예정이다.

호주 시장 영향
NSW주 중북부 켐프시(Kempsey) 인근 매클레이밸리(Macleay Valley)에서 소를 사육,매입하는 잭 헨쇼(Jack Henshaw)는 이번 조치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국가는 아르헨티나처럼 호주보다 더 높은 관세를 적용받았던 국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나라 소고기는 미국에서 더 경쟁력을 갖추게 돼 호주산보다 싸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들이 원래 판매하던 시장은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 공백이 호주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호주 소비자 가격은 글로벌 무역 환경보다 국내 계절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헨쇼는 “최근 호주 전역에 내린 광범위한 비로 동부 해안의 도축용 암소,도축우 공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국내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미 많은 물량이 계약된 상태라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출 증가 지속
호주육류가축공사(MLA-Meat and Livestock Australia)의 마이클 크로울리(Michael Crowley) 대표는 2025년 미국으로 수출된 호주 소고기가 총 37만 35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크로울리 대표는 “미국은 귀중하고 장기적인 교역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무역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