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커피 스탬프 카드 정도였던 멤버십 리워드 프로그램이 지금은 연간 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유통업계의 ‘비밀병기’로 자리 잡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쏟아내고 있으며, 이는 동시에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무료 배송, 수천 달러 상당의 사은품, 전용 이벤트 초대, 생일 선물까지 제공되며, 멤버십 가입자들에게는 실질적인 금전적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호주 유통전략 전문기관 ‘리테일닥터그룹(Retail Doctor Group)’의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워커(Brian Walker)는 “호주의 리워드 프로그램 산업은 7억~8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단순한 무료 상품 제공에서 출발해 지금은 정교한 디지털 시스템으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스탬프에서 AI까지
워커 대표는 리워드 프로그램의 진화를 4단계로 설명했다.“1980~90년대에는 ‘10잔 사면 1잔 무료’ 같은 단순한 스탬프 카드였지만, 2000년대에는 울워스(Woolworths)와 콜스(Coles)의 ‘플라이바이(Flybuys)’처럼 구매와 포인트를 연동한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2010년 이후에는 디지털 앱, 이메일 마케팅, 티어 기반 구조로 진화했다. 현재는 AI 기반의 개인 맞춤형,게임화된 프로그램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87%가 한개이상 가입
가격비교 플랫폼 파인더(Finder)의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약 87%가 하나 이상의 멤버십 리워드 프로그램에 가입돼 있으며, 울워스의 ‘에브리데이 리워드(Everyday Rewards)’와 콜스의 ‘플라이바이’는 즉시 할인, 주유 할인, 항공 마일리지 전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프라이스라인(Priceline)은 ‘시스터클럽(Sister Club)’을 통해 회원 전용 할인과 생일 선물,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으며, 마이어(Myer)의 ‘마이어 원(Myer One)’은 티어별 보너스 포인트, 세일 알림, 개인화 혜택 등을 제공한다.
화장품 체인 메카(Mecca)는 ‘뷰티 루프(Beauty Loop)’라는 티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400만 명 이상의 회원에게 무료 메이크업, 생일 선물, 수백 달러 상당의 제품이 담긴 박스를 제공한다.
아마존(Amazon)의 경우 연 89달러로 가입할 수 있는 ‘프라임 멤버십(Amazon Prime)’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Prime Video, Amazon Music), 수천 권의 전자책, 무료·신속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고객, 평균 20% 더 지출
워커 대표는 “마이어의 경우, 전체 매출의 70%가 마이어 원 회원으로부터 발생한다”며 “멤버십 가입 고객은 평균 거래액이 20% 더 높고, 방문 빈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퀸즐랜드공과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마케팅,소비자 행동학과 게리 모티머(Gary Mortimer) 교수는 “멤버십은 고객 충성도 보상의 수단이면서 동시에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창구”라고 말했다.

데이터가 핵심 자산
모티머 교수는 “소비자들의 계절 변화에 따른 상품 소비 경향, 글루텐 프리나 유기농 제품으로의 이동 등은 리워드 프로그램 데이터를 통해 포착할 수 있다”며 “프로모션 효과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프로그램 운영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고객이 할인을 받기 위해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 구조는, 해당 할인이 곧바로 수익 마진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초기 비용 부담이 크다. 또한 포인트가 현금처럼 사용되는 구조라면, 해당 비용은 기업 재무상 ‘부채’로 잡혀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 실제로 콴타스(Qantas)는 포인트 사용 독려를 위해 약 3천만 달러를 적립해뒀다”고 설명했다.
차별화 위해 진화하는 구조
호주에서 최초로 도입된 ‘플라이바이’는 처음엔 누구에게나 동일한 조건으로 포인트가 적립되는 구조였지만, 현재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프로그램 역시 진화하고 있다.
모티머 교수는 “콴타스 포인트는 항공권 업그레이드는 물론 호텔 예약, 제품 구매 등으로 사용 범위가 넓어졌다”며 “티어 구조도 등장해, 실버에서 골드, 플래티넘으로 올라갈수록 혜택이 더 커지게 만들어 사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감정까지 겨냥
워커 대표는 “메카나 세포라(Sephora)처럼 우수 고객층을 잘 파악해, 고객의 감정과 지위를 자극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강세”라며 “단순한 혜택을 넘어, 고객을 하나의 ‘팬덤’이나 ‘공동체’로 묶는 감정적 결속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평가 높은 프로그램들
우수 고객 전문기관 ‘더 포인트 오브 로열티(The Point of Loyalty)’에 따르면 최고의 리워드 프로그램으로는 ‘플라이바이’, ‘에브리데이 리워드’, ‘아마존 프라임’, ‘에브리데이 엑스트라(Everyday Extra)’, ‘콜스 플러스(Coles Plus)’가 꼽혔다. 그 외에도 ‘마이 맥카스 리워드(My Macca’s Rewards)’, ‘마이 세븐일레븐(My 7 Eleven)’, ‘마이 댄스 멤버십(My Dan’s Membership)’, 의류 브랜드 본즈(Bonds)의 리워드 프로그램 등이 상위에 올랐다. 본즈는 1달러당 1포인트를 적립해, 100포인트마다 5달러 바우처 ‘본즈 벅스(Bonds Bucks)’를 제공한다.
이 평가는 ‘SPV 지수(Simple,Personal,Valuable)’를 기준으로 하며, 고객의 실제 경험을 반영해 가치를 중시한 프로그램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일부 혜택 줄어들기도
파인더의 개인 재무 전문가 사라 메긴슨(Sarah Megginson)은 “울워스가 ‘에브리데이 엑스트라’에서 빅더블유(Big W) 10% 할인 혜택을 삭제했고, 콴타스는 다음 주부터 클래식 보상 항공권에 필요한 포인트를 상향 조정하는 등 일부 혜택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큰 가치를 제공한다고 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콴타스 포인트를 활용해 수만 달러 상당의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 항공권과 가족 여행(피지, 미국 등)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인기 높은 프로그램
가장 인기 있는 멤버십 프로그램은 수퍼마켓 중심이다. 파인더의 6월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는 울워스 ‘에브리데이 리워드’를, 63%는 콜스 ‘플라이바이’를 사용 중이다.
콴타스 포인트는 3분의 1 이상이, 벨로시티(Velocity) 포인트는 29%가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커먼웰스은행(CommBank/12%), ANZ(8%), 웨스트팩(Westpac/6%), NAB(5%), 아멕스(Amex/5%) 등의 금융기관 리워드도 뒤를 이었다.
실제 사용도 활발
파인더의 또 다른 조사(2025년 4월)에 따르면, 리워드 포인트를 가진 호주인의 절반이 지난 12개월 동안 이를 활용해 생필품 비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항공권 리워드 좌석이나 가전,의류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이용한 사람은 10%가량이었다. 호텔 숙박(8%), 항공권 포인트+현금 결제(9%), 좌석 업그레이드(5%) 등이 뒤를 이었다.

리워드 제대로 쓰기
전문가들은 한두 개 프로그램에 집중하면 포인트를 ‘수퍼차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메긴슨은 “예를 들어 Qantas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쌓는다면, Qantas 제휴 카드와 Woolworths 쇼핑을 함께 활용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혜택을 합쳐서 절약하는 전략도 있다. “예를 들어 수퍼에서 포인트 추가 적립 이벤트를 적용하고, 반값 세일 상품을 고르고, 리워드 멤버십 10% 할인까지 받고, 할인된 기프트카드로 결제하면 전체 금액에 대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리워드 신용카드는 이자율이 높으므로 반드시 매달 잔액을 전액 결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눈에 띄는 리워드 사례들
-메카 뷰티 루프(Mecca Beauty Loop)2012년 출범 이후 400만 명 이상이 가입. 매년 약 450만 개의 리워드가 지급되며, 맞춤형 박스, 출시 전 상품 체험, 전용 이벤트 초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연 89달러로 프라임 배송, Prime Video, Amazon Music, Amazon Reading, 전용 쇼핑 딜 등 다양한 혜택 제공.
-메디뱅크 라이브 베터 리워드(Medibank Live Better Rewards)건강 활동 기록 및 챌린지 참여 시 연 최대 400달러 상당 포인트 지급. 포인트는 기프트카드, 보험료 할인, 건강 관련 제품으로 교환 가능.
-베이커스 딜라이트 도우 게터스(Bakers Delight’s Dough Getters)55달러 구매 시 5달러 바우처 지급. 가입 시 환영 선물 및 전용 혜택 제공.
-펫스톡 리워드(Petstock Rewards)500달러 구매 시 10달러 포인트 지급. 특정 브랜드 사료·의약품 구매 시 15% ‘브랜드 캐시’ 적립.
한국신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