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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택담보대출 금리 18년 만에 최고, 상환 부담 커지자 대출 갈아타기 급증 전망

05/11/2026
in 부동산
호주 주택담보대출 금리 18년 만에 최고, 상환 부담 커지자 대출 갈아타기 급증 전망

금융 전문가들은 대출자들이 여러 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을 동시에 신청하는 데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 advogadoaguilar

재융자 수요 증가

호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대출 갈아타기(refinancing)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활비와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진 가계가 재정적 압박을 덜기 위해 기존 대출보다 유리한 조건을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대출 갈아타기 시장은 과거와 양상이 달라졌다. 코비드19 팬데믹 당시 거의 제로 수준까지 떨어졌던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재융자 열풍이 불었던 직전 시기와 비교해 은행들의 대응 방식이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다.

2023년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던 당시에는 많은 은행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옮기지 않고도 기존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해지 신청서(mortgage discharge authority)’라는 세 단어만 언급하면 됐다. 이 말 한마디에 은행의 고객 유지 담당 직원들은 기존 고객을 붙잡기 위해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제시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 은행들은 고객이 실제로 대출을 해지하고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의사가 있는지 확인한 뒤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대출중개업체 론마켓(Loan Market)의 콘텐츠 책임자 셰이 워레이커(Shay Waraker)는 전했다. 워레이커는 “대형 은행들은 이제 고객이 실제로 대출을 해지할 의사가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은 고객이 모기지 해지 절차를 실제로 완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야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며 고객을 다시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론마켓은 호주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주요 업체로 약 700명의 대출중개인을 두고 있다. 워레이커는 10월 말까지 한 달 동안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탄 고객이 전월보다 7%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 수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이 급격한 재정적 결정을 내리지 않기 위해 현금 여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대출 갈아타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이경미 기자

갈아타기 경쟁 가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구매자들이 거래를 꺼리는 데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사람들도 늘면서 은행들은 줄어든 대출 수요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출 갈아타기가 늘어날 조짐은 이미 은행들의 대출 취급 규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의 신규 대출 취급액 가운데 약 57%가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재융자 대출인 것으로 집계됐다.

6% 미만 금리 사라져

새로운 대출 조건을 알아보려는 대출자들은 금리 수준부터 현실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금리 비교 사이트 캔스타(Canstar)에 따르면 이번 주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자들은 6% 미만의 금리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현재 주택 실거주자의 평균 대출금리는 6.74%, 투자용 부동산 대출자의 평균 금리는 6.97%에 달한다.

캔스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대출자 10명 중 1명이 금리 인상에 따른 상환액 증가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28%는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캔스타의 데이터 분석 책임자 샐리 틴달(Sally Tindall)은 추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는 대출자와 더 이상 가계 예산을 줄일 여력이 없는 대출자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틴달은 “1년 동안 다섯 차례나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가계 예산에 상당한 타격을 준다”며 “대출금이 60만 달러인 사람의 경우 올해 초와 비교해 매달 상환액이 약 456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출자와 세입자들이 “상당한 예금 잔액을 보유한 사람들은 이익을 얻는 동안 자신들만 계속해서 타격을 받는 상황에 지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주중앙은행이 사용하는 유일한 주요 정책 수단인 금리 인상이 “공정하지도 않고 효과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출금리는 수시로 변동하며,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에는 대체로 일정한 자격 조건이나 제한이 따른다. 이번 주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공한 상품의 금리는 여전히 약 6.1% 수준이었다.

갈아타기 전략

그렇다면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우선 현재 거래 중인 은행에 기존 대출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행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제안한 조건이 여전히 경쟁력이 없다면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대출 갈아타기는 단순히 명목 금리를 낮춰 매달 상환액을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부동산 구매 대행업체 겟 레어(Get Rare)의 최고경영자(CEO) 라스티 바이바브(Rasti Vaibhav)는 웨스트팩(Westpac)에서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시작한 금융 전문가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을 재융자하는 데 세 가지 주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기존보다 금리가 확연히 낮은 새로운 대출 상품으로 옮기는 것이다.
둘째, 대출 상환 기간을 늘려 매달 부담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을 줄이는 방법이다.
셋째, 기존 대출 구조를 재편해 모기지 오프셋 계좌(mortgage offset account)를 최적화하고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생활비나 기타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경우에 대비할 수 있다.

바이바브는 대출 갈아타기를 결정할 때 전체적인 재정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출을 갈아타는 방법이 여러 가지라는 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겉으로 드러나는 금리 수치에 지나치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고려 요소들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인지 확인하려면 구체적으로 계산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에서 대출을 재조정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대출 약정에 따른 추가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비용까지 예상 결과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바브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대출 재조정 방법들이 대출자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환 기간 연장

예를 들어 최근에는 대출 상환 기간을 35~4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대출자는 다른 은행으로 옮기지 않고도 기존 은행에 계속 머물면서 대출 조건을 재조정해 2주마다 갚아야 하는 상환액을 줄일 수 있다. 그는 “이 방법을 선택할 경우 대출 기간 전체에 걸쳐 상환을 계속하면 결국 은행에 더 많은 돈을 지급하게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하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상환 기간을 늘리면 당장 가계가 부담하는 상환액은 줄어들지만 전체 대출 기간에 지급하는 이자 총액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비와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진 가계가 재정적 압박을 덜기 위해 기존 대출보다 유리한 조건을 찾아 나서고 있다. 사진: Tumisu

오프셋 계좌 활용

바이바브는 일부 주택담보대출자들이 모기지 오프셋 계좌를 활용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방법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보유 부동산에 상당한 자산 가치(equity)를 축적해 놓은 주택 소유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바이바브에 따르면 이런 대출자들은 부동산 가치에 비해 대출 잔액이 상당히 낮아 은행이 요구하는 대출금 대비 부동산 가치 비율(LVR·Loan-to-Value Ratio)보다 여유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오히려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그 돈을 모기지 오프셋 계좌에 넣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프셋 계좌에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면 현금 완충 장치(cash buffer)를 마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주택을 계속 보유하는 데 필요한 대출 상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이 있다. 확보한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금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아지는 시기에 대비해 현금 완충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주택에 축적된 자산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라며 “일반적인 사고방식과는 다르지만 제대로 실행하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형 은행들은 이제 고객이 실제로 대출을 해지할 의사가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사진: Tumisu

신용점수 주의

금융 전문가들은 대출자들이 여러 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을 동시에 신청하는 데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짧은 기간에 여러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하면 신용점수(credit score)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캐시백(cashback) 혜택도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 대출을 옮기는 대가로 현금을 지급하는 혜택은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일회성 혜택이 최종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대출자는 캐시백 금액뿐 아니라 금리와 수수료, 상환 기간, 전체 대출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

이경미(Caty)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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