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미확정 상황에서 임기 후반 노동당 정부의 ‘조기선거’ 결정 가능성도
하원과 상원(절반) 선거, ‘거의’ 동시에 치러짐을 감안하면 내년 5월 17일 이전 예상
3년의 연방 하원 임기가 끝나감에 따라 호주 국민들은 다음 연방선거를 위해 늦어도 6개월 이내에는 투표소로 가야 한다. 다만 선거가 어느 날짜에 치러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가 선거일을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조기선거에 대한 추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 연방선거는 언제까지 실시될 수 있나= 호주 헌법에는 선거를 언제 치러야 하는지를 명시한 일련의 요구사항이 있다. 연방 하원의 임기는 3년이며, 임기가 만료된 후 68일 이내에 해당 하원의원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현재 하원의원의 경우, 임기는 2025년 7월 25일 만료되며 이후 68일 기간 내 마지막 토요일은 9월 27일이다. 하지만 상원으로 인해 그 이전에 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 상원의원 가운데 절반은 2025년 6월 30일에 임기가 만료되고, 해당 의석에 대한 선거는 그 전 해에 열려야 한다.
상-하원의원의 취임 절차와 실무적 사항들을 고려하여 하원과 절반 상원의원의 선거가 ‘거의 항상’ 동시에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음 연방선거가 치러질 수 있는 마지막 날짜는 2025년 5월 17일이다.
▲ ‘double dissolution’ 선거 가능성은?= 지난 9월, ‘double dissolution election’, 일명 이중 해산 선거와, 이것이 정부 입장에서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을 때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기다려보겠다”(we’ll wait and see)라고 말함으로써 이중해산 선거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double dissolution’은 호주 헌법에 따라 상-하원 양원의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허용되는 절차로, 상원 전체가 해산될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이다. 따라서 양원이 해산되고 모든 의석이 경합하는 경우(상원의 절반만 투표에 참여하는 정규 선거와 반대로) 실시된다.
만약 노동당의 이번 임기 중 양원이 해산된다면, 가능한 가장 늦은 날짜는 1월 24일이다. 이 경우, 선거는 2월 22일에서 3월 29일 사이에 치러진다.
하지만 이중 해산 선거는 매우 드물다. 1901년 연방국가로 출범한 이래, 호주에서 double dissolution election이 실시된 것은 6차례에 불과하다.
▲ 알바니스 총리 발언은= 지난 9월, 알바니스 총리는 정부의 주택구매 지원 계획과 다른 두 가지 입법안이 거부되면 이중 해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총리는 “그것(double dissolution)을 피하는 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연립(자유-국민당)과 녹색당이 입법안에 투표(찬성)하는 것입니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총리는 “Nature Positive Act 법안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이 없는데, 왜 반대표를 던지는 것입니까?”라고 말했다. Nature Positive Act는 환경법을 개혁하여 자연환경을 더욱 효율적으로 보호, 복원, 관리하려는 정부 이니셔티브(Nature Positive Plan)를 규정한 것이다.
다만 총리는 “조기선거 가능성은 낮으며, 더 긴 의회 임기를 지지한다”고 밝혔었다.
마크 버틀러(Mark Buttler) 보건부 장관도 노동당 정부가 대학 학자금(HECS-HELP) 부채 탕감 정책을 발표한 후 선거 시기에 대해 언급했었다. 노동당이 일찌감치 선거 캠페인에 돌입하면서 가장 먼저 내놓은 HECS 탕감 계획에 대해 알바니스 총리는 이것이 “2025년 6월 1일 발효될 것이며, 노동당이 다음 선거에서도 승리, 집권을 이어간다면 두 번째 정부 임기의 첫 번째 법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기 선거나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매우 타이트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버틀러 장관은 “이(총리의 발언)를 조기선거 가능성 지표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즉 학자금 부채 탕감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매우 촉박하지만, 그렇다고 조기선거를 치르기로 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장관은 이어 선거 시기에 대해서는 “You can all read tea leaves”라고 제시했다. 각자가 예상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아침(11월 3일 애들레이드에서의 노동당 당원 집회가 열린 날) 총리의 성명(HECS 부채 탕감 계획)이 ‘호주 청년들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