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금융부 고위 인사-통계청장 등 물망, 현 미셸 불록 부총재도 강력 후보로 거론
지난해 5월 이후 현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ralia. RBA)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는 그 어느 때보다 뉴스의 중심이 됐다. 팬데믹 사태 이후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여러 국내외 상황으로 급격하게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그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의 임기가 오는 9월 초 종료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새 인물을 RBA 총재로 선임해야 한다. 이는 다음달(7월) 결정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재무부, 금융부 고위 인사 등 저명 경제인들이 후보 물망에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23일(금)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새 RBA 총재 후보로 스티븐 케네디(Steven Kennedy) 현 재무 차관, 정부 재정부(Finance Department) 제니 윌킨슨(Jenny Wilkinson) 차관,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데이빗 그루언(David Gruen) 청장, 현 RBA 미셸 블록(Michele Bullock) 부총재가 해외 통화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고려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은 지난 6월 22일(목), 인플레이션 수치를 목표대로 되돌리는 방안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포함해 최근 RBA 검토 보고서에서 권장된 중앙은행의 주요 변경사항을 시행할 새 총재를 다음달 결정할 것임을 확인했다.
로우 총재의 임기는 오는 9월 초 종료될 예정이다. 현재 호주 중앙은행 총재(RBA Governor)와 부총재(Duputy Governor)의 임기는 7년이며 일정 기간 연임이 가능하다. 즉 재임명될 수 있다. 또 비상임 이사(non-executive members)의 임기는 5년으로 되어 있다. 그의 직계 전임자였던 글렌 스티븐스(Glenn Stevens), 그리고 이안 맥팔레인(Ian Macfarlane) 전 총재는 각각 임기가 3년 연장되어 1960년 이후 7년 이상 RBA 수장을 지낸 최초의 총재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로우 총재가 연임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OVID-19 대유행 이전의 통화정책 처리, 지난 18개월 동안의 기준금리 움직임에 대한 그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다수 국민들과 노동당 지지자들의 RBA 검토 결과, 그리고 그의 통화정책에 대한 비판은 로우 총재의 임기 연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상황이다.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한 최근의 Resolve Political Monitor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 국민 52%는 로우 총재가 RBA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호주 중앙은행 총재 자리는 기존 부총재가 물려받아 왔다. 새 총재는 또한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에서 오랜 시간 일해 온 이가 선임되는 오랜 전통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1985년부터 RBA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부총재 직에 오른 현 불록 부총재가 새 총재 후보 가운데 선두주자라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RBA의 검토는 기준금리 설정 방법에 대한 주요 변경 사항의 제안 외에도 여러 부문에서의 ‘은행 문화’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검토보고서는 “RBA 리더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직원들을 지원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보다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기관으로 만들고자 많은 이니셔티브를 수행했지만 직원들의 생생한 경험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면서 “RBA 리더는 중앙은행이라는 기관이 달성하고자 하는 변화를 위해 실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로 인해 정부는 이제까지의 전통(은행 내부에서 발탁되는)이 아닌, 외부에서 RBA의 고삐를 잡을 누군가를 고려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한 통화정책 전문가는 재무부 인사로 RBA 이사회 통화정책 회의 참석하고 있는 케네디 차관을 바람직한 후보로 묘사했다. 케네디 차관을 언급한 이들은 “다양한 정부 부처를 이끈 그의 경험은 그가 최고 수준의 경제학자이며 규모가 큰 관료체제 내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RBA 총재로 임명된 마지막 ‘외부인’은 1989년 당시 재무부 차관으로 있던 버니 프레이저(Bernie Fraser)였다. 그의 총재 지명은 밥 존스턴(Bob Johnston) 총재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 승진 예정이었던 당시 RBA 고위 인사를 포함해 은행 내부로부터 반발을 샀다.
지난해 재정부에 발탁된 윌킨슨 차관 또한 진지한 고려 대상이 되고 있다. 그녀는 연방 관료로 다양한 경제 정책을 담당했으며 RBA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특히 그녀의 남편이자 그녀와 함께 후보군에 포함된 통계청(ABS) 최고 책임자 데이빗 그루언(David Gruen) 청장은 호주 최고의 경제학자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 ABS 청장으로 취임하여 전염병 사태가 호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더 도움이 되도록 통계청의 급격한 변화를 주도한 인사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호주 경제학자 저스틴 울퍼스(Justin Wolfers)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교수 또한 후보로 논의되고 있지만 RBA의 구조조정 하에서 금리를 설정할 새 통화정책이사회에 임명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찰머스 재무장관의 주요 고려사항은 통화정책 실행에 대한 성명(statement)으로, 이는 중앙은행의 2~3%대 인플레이션 목표를 포함하면서 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사이에 서명된 것이다. RBA 리뷰는 올해 말까지 새로운 성명에 서명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성명은 지난 2016년 RBA 총재 지명 이후 당시 재무부 수장이었던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 장관(전 총리)과 로우 총재가 작성한 이후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이전 협정과 유사하지만 모리슨-로우 간의 협정은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금융 안정성(financial stability)이라는 보다 넓은 목표와 직접 연결한 것이었다.
이후 비평가들은 “금융 안정성이 포함된다는 것은 RBA가 부동산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점 때문에 팬데믹 사태 직전 금리를 낮추는 것에 대해 우려함을 의미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앙은행의 개혁을 위해 로우 총재의 임기를 몇 개월 연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찰머스 재무장관이 장기적으로 RBA 업무 이행을 감독하지 않을 총재와 합의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현재 찰머스 장관은 RBA 총재에 대해 내각 동료들과 논의하고 있으며, 누가 선임되든 RBA 리뷰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중앙은행의 총재는 이 리뷰에서 권고한 내용을 이행하고 개혁을 통해 RBA를 미래로 이끌 수 있는 적절한 인물이어야 한다”며 “(총재 선임에서는) 신뢰성, 경험, 지도력 등 일반적인 고려사항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 현 RBA 총재 선호도
Q : 필립 로우 RBA 총재의 임기는 9월에 끝날 예정이며 연방정부는 그의 총재직을 연장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선호합니까?
-로우 총재의 임기 연장 : 17%
-새로운 인사의 선임 : 52%
-모르겠다 : 31%
설문조사 대상 : 1606명
Source: Resolve Political Monitor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