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체험-팜 스테이-웨딩 장소 제공-캠핑 등 가능… 일부 지방정부, ‘강한 우려’ 제기
NSW 주 농장 운영자들이 농-축산물 생산 외 농업관광을 통한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길이 보다 수월해졌다. 주 정부는 12월 1일부터 지방 지역 농업 운영자들이 관광 관련 사업을 겸할 수 있도록 해당 규정을 간소화했다.
하지만 주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일부 지방의회는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주 정부 계획에 따르면 이날부터 농업 종사자들은 자신의 농장에서 결혼식, 캠프장, 노점, 카페, 셀러도어(cellar doors) 및 농장 체험을 운영할 수 있으며, 특정 조건에 따라 개발신청서(development application. DA) 제출이 면제되거나 DA 신청을 하게 되더라도 신속하게 처리된다.
하지만 NSW 지방정부 협의회인 ‘Local Government NSW’(LGNSW)의 다리아 털리(Darriea Turley) 회장은 “주 정부의 이 계획이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었으며 토지사용 분쟁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털리 회장의 의견은 “사람이 거주할 수 없도록 규정된 부지, 규정 준수의 영향, 규제되지 않은 개간, (산불이나 홍수로 인한) 농장 캠핑 장소의 인명 위험 등의 사안을 각 시 의회(Council)에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2년 사이 극심한 홍수 피해를 입은 지방의회 구역의 경우 홍수에 따른 피해 복구 업무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주 정부의 이 같은 시행 방침은 이들 지방의회에 추가 부담을 야기했다”는 게 그녀의 지적이다.
털리 회장은 “이 같은 우려를 감안, LGNSW는 적절한 완화 조치가 마련될 때까지 지방의회가 (농장주들의) 이런 개혁 방안을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의회에 추가 압박 준다”
이달 첫주, NSW 북부 노던 리버스 지역(Northern Rivers region)의 클레어런스 밸리 카운슬(Clarence Valley Council)은 시 의회 회의에서 ‘주 정부의 정책 시행을 보류한 가운데 이를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요청’하는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클레어런스 밸리 카운슬 지역의 농장주이자 이곳 의회의 카운슬러이기도 한 데보라 노박(Deborah Novak) 시 의원은 주 정부의 이 정책이 물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녀는 “이 정책이 카운슬 직원들에게 상당한 업무 압박을 가하며 이를 처리할 인력 자원도 부족하다”면서 “농업관광 정책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는 것 같다”고 우려를 전했다.
노박 시 의원은 이어 “공유 숙박인 에어비앤비(Airbnb)를 생각해 보라”며 “이 공유숙소에 대한 규정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전, 이를 허용함으로써 여러 문제가 야기된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우려가 있지만 노박 시 의원은 “이미 정책 시행이 발표된 현재, 주 정부가 일부 지방의회의 사정을 감안해 이를 보류할 것이라는 희망은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정책은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옵트아웃 조항’(opt-out clause)이 없는 포괄적 규정으로, 지방의회는 그대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지방의회의 이 같은 사정에 대해 NSW 주 기획-환경부 대변인은 “향후 12개월 동안 우려 사항을 검토하고 정책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지방의회와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 부문의 미래
농식품, 농업관광 및 목적지 관리, 지역 개발 전문가이자 팜-플레이트 가치 개발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로즈 라이트(Rose Wright)씨는 그 동안 관료주의에 의해 오랫 동안 제약받았던 이 정책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Regionality’(www.regionality.com.au)라는 회사를 설립, 농업 생산자들을 지원하는 라이트 대표는 “이전의 NSW 주 개발계획법은 오늘날 농업 경제를 반영하지 않았으며, 농업관광은 우리 농업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 대표는 이어 “농업 생산자들이 혁신과 사업 다양화를 모색할 수 없다면 지금의 농경 시스템에서 토지를 유지할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기에 농장에서 농부들을 몰아내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번에 발표된 새 농업관광 정책에는 여전히 특정 제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 규모가 되면 DA 신청이 요구된다”는 라이트씨는 “농업관광 사업을 실제 농업 활동과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업은 농업 종사자에게 맡겨야…
헌터밸리(Hunter Valley)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스티브 틸스(Steve Tilse)씨는 주 정부의 농업관광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과 재배를 하는 그는 농장에서 나오는 과일로 사과 사이다를 만들고 과수원 한쪽을 작은 캠프장 및 야외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는 장소로 개조했다.
틸스씨는 “사과 수확 시즌이 되면서 농업관광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이 부동산을 일반 대중과 공유한다”는 그는 “이는 우리 농장을 더욱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과수원에 단 10곳의 캠프 시설을 조성했다. 너무 많은 캠핑 여행자를 수용하는 경우 과수원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Victoria) 주 경계 지역인 베가밸리(Bega Valley)에서 낙농업을 하는 놈 피어스(Norm Pearce)씨도 주 정부의 정책 변경을 환영했다. 그는 캠핑 여행자 유치를 자신의 농업관광 주력 상품으로 삼고 목축장에 캠핑 시설을 조성했으며 야외 결혼식장 및 농장투어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4대째 낙농 목축업을 하고 있는 피어스씨는 딸의 결혼식을 위해 농장을 청소하는 중에 사업 다각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농장 일부의 풀을 깎아 캠핑장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그는 소규모 농장 캠핑장의 장점에 대해 “이곳을 이용하는 여행자는 일반 캐러밴 파크에서처럼 여러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자기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