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5명 중 거의 1명, 사립학교로 이직… 약 절반의 공립학교, ‘교사 부족’ 상태
공립학교 교사 확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NSW 주 정부가 획기적으로 임금인상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교사 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핵심 과목 교사들에게 다시금 거의 3만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제안하고 있다.
정보자유법에 따라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달 셋째 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4월) NSW 공립학교에는 약 2,000개의 공석이 발생했는데, 이 중 680개의 자리는 임원과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교사들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이지만 여전히 교사 확보에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교장은 “교사들에게 2만 달러의 보너스 제공을 약속하지만 지원자가 거의 없다”면서 “만약 우리가 주요 과목의 수업을 제공할 수 없다면 학부모들은 자녀를 사립학교로 전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사 부족 수치는 NSW 공립학교 교사 6,79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지난해 교사 5명 중 거의 1명이 “지난해 공립학교를 퇴직한 교사들이 사립학교로 이직했다”고 보고한 결과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달 셋째 주 발표된 호주교육노조(Australian Education Union. AEU) 조사 결과에 따르면 NSW 공립학교 절반이 지난 두 달 동안 교사 공석을 보고했으며, 45%는 정기적으로 학급을 분할하거나 합병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 교사의 약 18%는 공립학교를 떠나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로 ‘사립 학교로의 이직’이라 답했으며, 절반은 지난해 공립학교 등록 학생이 감소하는 것을 보았다고 답했다.
또한 공립학교 교장 86%가 “지난해 교사 부족을 겪었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전년도 공석이 있다고 밝힌 97%에 비해 약간 낮은 수치이다.
연방 AEU 코레나 헤이소프(Correna Haythorpe) 의장은 “충분한 수의 교사를 ‘확보 및 유지’할 수 있도록 공립학교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공립학교는 10년 전 정부가 합의한 최소 수준인 교육자원 표준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며 “정부가 자금 조달에 계속 실패함으로써 현재 공립학교가 안고 있는 과제는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헤이소프 의장은 이어 “현재 공립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사립학교의 ‘교사 낚아채기’가 활발하다”며 “사립의 경우 더 작은 학급 규모와 다양한 근무 조건을 제공하기에 교사들이 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NSW 주 정부는 연방정부를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공립학교 자금을 82억 달러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최근 공립학교 등록 학생수 감소로 학교 예산은 1억5,000만 달러가 삭감됐다.
NSW 교육부 프루 카(Prue Car) 장관은 “주 정부의 임금 인상이 교사 채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사 공석이 감소하는 고무적인 추세가 보인다”는 장관은 “모든 수업에 자격을 갖춘 교사를 두는 것이 학생들의 학업 성과를 향상시키는 열쇠”라며 원론적인 말을 덧붙였다.
주 교육부의 새 수치를 보면, 올 4월에는 1,947개의 정규 교사 자리가 공석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2,132개에 비해 약간 감소한 것이다. 교장과 임원 공석은 각각 73개, 606개로 줄었다.
하지만 일부 학교의 극심한 교사 부족으로 인해 정부는 ‘우선 채용지원 프로그램’(priority recruitment support program. 가장 심각한 교사 부족에 처한 학교를 대상으로 한 교사채용 추가 지원) 대상 학교 수를 40%까지 늘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NSW 정부는 만성적으로 교사가 부족한 학교에 최대 2만 달러의 보너스와 8,000달러의 이직 수당을 제공하여 교사 채용을 광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100개 이상의 학교가 교사 채용 과정에서 이 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오랫 동안 공석 상태의 교사를 확보하지 못했던 Ryde Secondary College, Killarney Heights High School에서는 과학 및 기술 과목 교사에게 최대 금액인 2만 달러의 보너스 제공을 내걸고 있다. 공립학교 교사 부족은 지방 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헤이소프 의장은 “수업이 통합되거나 교사 없이 진행된다는 것은 더 많은 교사를 위한 자금 지원 및 가장 필요한 학생을 위해 더 많은 전문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익명의 한 학부모는 “학교 수업을 담당하는 임시교사의 증가가 특히 하이스쿨 학생들의 학업 성과에 지장을 줄 것 같아 걱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두 아이를 사립학교로 전학시켰다”고 밝힌 그녀는 “우리는 사립학교가 더 안정적으로 수업을 제공할 수 있고, 이런 수업의 연속성이 학업 성과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말로 그 이유를 덧붙였다.
한편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연방 교육부 장관은 공립학교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 비율을 22.5%로 높이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NSW 공립학교가 10년에 걸쳐 연방정부로부터 41억 달러의 추가 자금을 제공받게 된다는 의미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