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집계… 올 2월까지 1년 사이 이직 비율, 전체의 8%, 전년 9.5%에서 감소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job mobility)하는 이들이 더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ABS)이 내놓은 노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12개월 동안 호주 전체 취업자 중 최대 8%, 약 110만 명이 고용주나 사업장을 바꾸었다. 이는 이전 연도의 9.5%에서 줄어든 수치이다.
이 기간(올해 2월까지 이전 12개월), 직업 이동 비율(job mobility rate)은 여성이 8.2%로 남성(7.9%)에 비해 약간 높았다. 그 이전, 10년간의 이 수치는 남성이 더 높았었다.
분야별로 보면 판매직 근로자의 이직 비율이 9.7%로 가장 높았으며 지역사회 개발 및 개인 서비스 근로자가 9.6%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직업 이동 비율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예술 및 레크리에이션 서비스 부문에서는 5.4%로 감소하는 등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올해 2월까지 1년 사이, 100만 명 이상의 고용자가 고용주 또는 사업장을 바꾸었는데, 이는 호주 전체 노동력의 약 8%에 해당한다.
ABS 노동통계국 책임자인 비요른 자비스(Bjorn Jarvis) 국장은 “이 수치는 2023년 2월의 9.6%에서 1.5%포인트 감소한 것이며, 전염병 대유행 이전 5년 동안 일반적으로 보았던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최대 고용자 옹호단체 ‘Anglicare Australia’의 메이 아지즈(Maiy Azize) 부의장은 높은 이자율과 생활비가 크게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의견을 전했다.
Z세대 청년들,
이직 가능성 더 높아
젊은 근로자들, 일명 ‘Gen Z’으로 불리는 이들은 나이 든 근로자들에 비해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더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 15~25세 청년들의 직장 이동 비율은 12.6%였다.
이 비율이 적은 연령층은 45~64세로 5.3%였으며 65세 이상 근로자는 1.7%만이 이직을 했다.
하지만 Z세대 청년들의 일자리 이동은 팬데믹 기간인 2022년의 15.9%보다 낮았으며, 20년 전 수치(20% 이상)를 보면, 이직률은 크게 감소한 것이다.
자비스 국장은 “지난 1년 동안 직장 이동 감소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났지만 고령층에서는 팬데믹 사태 이전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아지즈 부의장은 직장 이동에 대해 “더 많은 이들이 하나 이상의 직업을 갖게 되면서 호주인들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고 보았다. 그녀는 이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유연한 근무 방식 또는 재택근무 옵션 때문”이라면서 “생활비 압박이 또 한 번 거론되는데, 다시 말해 취업 시장이 얼마나 유연해졌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어려워진 ‘일자리 찾기’
이번 ABS 데이터를 보면, 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2023년 2월까지 12개월 동안)에 비해 일자리를 구하는 데 있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일하기를 원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한 이들은 최대 190만 명에 달해 이전 12개월 기간의 180명보다 많았다.
이들 가운데 최대 82%는 일자리 찾기의 어려움에 대해 “구직 지원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반응이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근무 경험 부족’, ‘건강 부진 또는 장애’를 꼽았다.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비율은 이전 연도와 달라졌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은 또 다른 이유에서 였다. 2023년 2월,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답한 주된 이유는 ‘질병이나 장애’였지만 올해의 경우 이 같은 답변은 10.6%에 불과했다.
자비스 국장은 “올해 2월에는 노동시장이 특히 타이트했던 2023년 2월에 비해 노동시장 상황과 관련된 어려움을 보고한 이들이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Anglicare Australia에 따르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은 종종 초보 수준의 일자리(entry-level jobs)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아지즈 부의장은 “이들은 대개 다른 일을 하기에 자격이 부족한 편이며, 그나마 이런 자리도 더 줄어들어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 단체의 일자리 스냅샷 보고서에 따르면 ‘신입’ 일자리가 취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더 적다.
지속되는 ‘불안전 고용’ 문제
그런 한편 ABS 데이터를 보면 많은 이들이 풀타임 직업을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 2024년 불안전 고용인 파트타임 근로자 중 거의 절반인 49%가 정규직(full-time)을 선호했다.
올해 5월 취업자 1,450만 명 중 170만 명이 ‘불완전 취업 상태’(underemployed. 근로자가 본인 능력 이하의 일을 하거나 너무 적은 시간만 일할 수 있는 상태로, 노동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상황의 고용인을 뜻함)이며, 88만9,800명이 시간제 근무(part-time)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underemployed’ 상태의 정규직 근로자는 67만1,000명, 같은 상태의 시간제 근로자 수는 100만 명이 조금 넘었다.
또 ‘underemployed’ 상태의 정규직 가운데 11만9,700명은 근무시간 단축을 요구받았고, 58만6,800명은 더 많은 근무시간을 원하는 입장이었다. underemployed’ 상태의 시간제 근무 가운데 90만6,100명이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자 원했으며, 반면 20만8,300명은 고용주에 의해 업무시간이 줄었다.
아지즈 부의장은 불완전 고용은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자들이 생활하려면 늘어난 수입이 필요하기에 지금처럼 생활비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자 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무엇보다 ‘신입’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