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통계청(ABS) 발표, 전국 1만5천개 정규직 일자리 줄어
지난 8월의 호주 실업률이 5.3%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진 것이며 지난 12개월 사이 가장 상승한 수치이다.
월별 호주 실업률을 조사하는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은 지난 주 목요일(19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달 전국에서 1만5,50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듦으로써 실업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호주 실업률은 올 2월부터 조금씩 상승해 왔다. 현재 사상 최저의 기준금리(1.0%)를 채택한 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위한 실업률 조건은 최소 4.5%까지 내려가야 한다.
ABS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총 고용은 3만4,700명이 증가했다. 다만 이는 5만200명의 파트타임 고용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8월에만 4,100명이 직장을 잃게 되면서 전체 실업자 수는 71만6,80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실업자 수이다. 고용시장 부진을 보여주는 저활용률(under-utilisation rate) 또한 13.8%로 증가했다.
호주 실업률이 다소 상승한 반면 호주 경제를 선도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NSW 주는 8월 실업률이 4.3%로 전달 4.4%보다 0.1%포인트나 내려가 호주 전체 실업률 상승을 무색하게 했다. 서부 호주(WA)와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 또한 0.1%포인트 하락해 각 5.8%, 3.5%를 기록했다.
반면 다른 지역들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남부 호주(SA)는 전월 6.9%에서 7.3%로, 타스마니아(Tasmania)는 6%에서 6.4%, 경제활동이 강한 빅토리아(Victoria) 주 또한 4.8%에서 4.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 5.1%)와 퀸즐랜드(Queensland. 6.4%)는 이전 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ABS의 8월 실업률 자료는 고용시장 활성화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호주 주앙은행 RBA로 하여금 10월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결정에 대한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RBA는 ‘정부의 세금인하 정책이 경제 회복에 기여한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이런 점에서 호주 금융시장 분석가들은 다음 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25%에서 43%로 높여 전망하고 있다.
ANZ 은행의 펠리시티 에밋(Felicity Emmett) 수석 경제학자는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RBA가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호주 노동시장 흐름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RBA가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o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