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회장 당선자와의 갈등… 취임 전 부회장 당선자 사퇴는 사상 처음
제32대 시드니한인회 회장단 선거에서 단독 출마로 당선이 확정, 당선증을 받은 피터 김 부회장 후보가 돌연 사퇴를 밝혔다.
김 부회장 당선자는 금주 화요일(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장 당선자에게) 선거 전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으나 그 어떤 답변도 없고 약속을 지킬 의사가 없는 것이 확실시 돼 앞으로 부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판단됐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당선이 확정,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회장단 중 부회장 당선자가 취임 전에 사퇴를 밝힌 일은 시드니한인회 사상 처음이며, 특히 김 부회장 후보의 사퇴 배경이 회장 당선자와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오는 7월 한인회 총회에서의 32대 한인회 출범을 앞두고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김 부회장 당선자는 사퇴 의사를 밝히는 보도자료에서 △(출마 당시 내정했던) 임혜숙씨를 약속대로 임명 부회장으로 지명하고 △선거 전 약속을 지킬 것 △부인을 재무로 선출하는 친족등용을 멈출 것 △운영위원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오픈하고 △약속대로 한인회 운영을 위한 재정을 확보하기 바란다는 5가지 항목을 제시하면서 이런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을 것 같고, 이에 따라 부회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것 같아 사퇴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주 금요일(14일) 임명 부회장 내정자로 지명됐던 임혜숙씨는 소셜미디어 ‘카카오톡’을 통해 (임명 부회장으로) “함께 갈 수 없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 임명 부회장 내정자는 이 메시지에서 “당선 후 미팅을 하면 부인이 모든 것을 주재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사무총장을 없애고 부인이 재무담당 이사, 사무총장 일을 한다고 하여, 공직에 나서면 친인척을 배제하고 투명하게 운영하심이 좋겠다고 제안했더니 3주간 전화도 안 받고 카톡 답변도 없다가 지난 주 한국 출장 중 ‘제가 출장이 많아 함께 갈 수 없겠다’며 카톡으로 통보를 했다. 알겠다고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임 임명 부회장 내정자는 또 이 카톡 메시지에서 “피터 김 부회장 당선자에게도 사퇴를 종용했다”고 언급했다.
부회장 당선자 및 임명 부회장 내정자의 사퇴 종용과 관련, 윤광홍 회장 당선자는 한인회 정관의 런닝메이트 외 부회장 1명 직접 임명 부분을 제시하며 “임혜숙씨는 비즈니스 관계로 해외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아 임명직 부회장직을 수행하기에 적합지 않은 것으로 사료되어 임명을 보류한다고 통보하게 됐다”고 말했으며 피터 김 부회장 당선자에게는 “사퇴를 강요하거나 통보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부인을 재무나 사무총장으로 내정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회장 당선자는 이번 일과 관련, 본지의 질문에 또 한 번 정관에 명시된 부회장 역할을 언급하면서 “김 부회장 당선인은 회장의 권한에 대한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권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임혜숙씨를 임명직 부회장으로 임명하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피터 김 부회장 당선자는 이에 대해 “지난 6월12일, 14일 만남에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또한 “구두로 부회장 직에서 사임하라는 말을 들었다” 말했다.
회장단 당선자 사이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이번 일은 취임도 하지 않은 회장단 당선자 사이의 갈등으로 표면화됐다는 점에서 또 한 번 한인회에 대한 실망감을 던짐은 물론 7월 정기총회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