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노동시장 데이터… 계절 조정 기준으로 취업자 1만 5,900명 증가
고용 증가 속도는 이전 달 비해 둔화… RBA, 연말까지 실업률 4.3% 전망
지난달(10월) 호주 실업률이 4.1%로 안정세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ABS)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시장 상황을 보면, 계절 조정 기준으로 신규 취업자 수는 1만 5,900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10월 고용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으며, 이는 노동시장 둔화 추세의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또한 “중앙은행(RBA)은 ABS의 지난달 고용 수치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RBA는 전국 실업률이 올해 말까지 4.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지난달 집계에서 나타난 고용 증가 둔화는 이 같은 예측과 일치한다는 점에서이다.
앞서 ABS가 내놓은 임금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실질임금 증가율은 9월 분기, 연간(9월까지 1년 사이) 3.5%로, 6월 분기 4.1%에서 크게 감소했다. 또한 2주 전의 인플레이션 집계를 보면 9월 분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3.8%에서 2.8%로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경제 컨설팅 회사 ‘EY Oceania’의 수석 경제학자 쉐렐 머피(Cherelle Murphy) 연구원은 “앞으로 호주 노동시장이 예전만큼 빠르게 일자리를 늘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용 수치는 물론 인플레이션이 중요하게 하락한다면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 RBA가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상품가격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으로 전 세계 경제 상황이 불안하고, 그렇기에 RBA도 그가 취임하는 내년 상반기 상황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RBA는 이자율과 관련해 좀더 시간을 가지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ABS 데이터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으로 지난달 정규직 고용자는 9,700명, 파트타임 고용은 6,200명이 증가했다. 9월에는 고용 증가 수치가 6만 1,300명이었으며 8월에는 4만 5,800명 증가를 보였었다. 또 7월 4만 9,400명, 6월 신규 고용은 4만 8,500명을 기록한 바 있다.
ABS 노동 통계 책임자 비요른 자비스(Bjorn Jarvis) 국장은 “지난달에도 고용이 증가했지만 0.1% 성장폭은 지난 몇 달 사이 가장 느린 속도”라며 “이는 고용이 월 평균 0.3%씩 증가했던 지난 6개월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머피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호주 노동시장의 지속적 강점이 놀랍다면서 그럼에도 RBA는 경제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으며, 현 상황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머피 연구원은 “안타깝게도 RBA가 원하는 만큼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낮아지지 않지만 앞으로 계속 하락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고 또 실업률이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기를 원할 것”이라며 “그러면 결국 RBA는 금리를 인하하여 약간의 구제책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경제분석 회사 ‘BDO Economics’ 파트너 앤더스 맥너슨(Anders Magnusson) 연구원은 새로운 일자리와 임금의 더딘 성장이 복잡한 맥락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RBA가 예측을 놓칠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는 “지난달의 꾸준한 4.1% 실업률은, 올해 12월 분기 4.3%라는 RBA의 예측이 과대평가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다른 선진국과 달리 호주는 계속해 강력한 노동시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게 하지 않는 것으로, RBA가 올해 마지막까지 현금 금리를 유지할 것임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맥너슨 연구원은 “연간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 인플레이션이 2~3%의 목표 범위에 지속적으로 포함될 때까지 RBA는 현금 금리를 유지하는 신중한 접근방식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