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Logic’ 데이터… 멜번-호바트-캔버라도 0.1~0.3%, 다윈은 1.0% 하락
시드니 부동산 시장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일까? 지난달(10월) 시드니는 인구 성장둔화와 급격한 매물 증가로 멜번(Melbourne) 등과 함께 주택 가격이 약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의 10월 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시드니 주택 가격은 2023년 초 이후 처음으로 월간 집계 결과 0.1% 하락을 보였다. 하지만 광역시드니 중간가격은 148만 달러로 대부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며, 올 10월까지 이전 12개월 사이의 가격 상승률은 3.9%였다.
멜번은 지난달 0.2% 하락으로 지난 3개월 사이 1%가 떨어졌으며 지난 1년 동안의 결과를 보면 주택 가격은 1.8% 낮아졌다. 현재 멜번 주택 중간가격은 92만 8,808달러 수준이다.
가격 하락은 다윈(Darwin, 1.1%)과 캔버라(Canberra, 0.7%)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퍼스(Perth)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달 4%, 12개월 사이 22.4%가 올랐다. 애들레이드(Ademaide) 또한 지난해 10월 이후 14.5% 높아졌으며 브리즈번은 10월에만 0.7%, 연간 11.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어로직의 팀 로리스(Tim Lawless)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첫 주택구입자와 투자자로 인해 주택 가격이 유지되고 있으며, 약간의 가격 하락은 보다 값비싼 시장에 의해 주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 하락과 함께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수가 증가했다”며 “시드니와 멜번에서 ‘판매’로 공지된 매물은 장기 평균보다 13% 높으며, 퍼스의 경우 이전에 비해 20.6% 낮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리스 연구원은 “중간 규모 수도권에서 매물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맘때를 기준으로 퍼스, 애들레이드, 브리즈번은 여전히 지난 5년간의 평균 매물보다 20%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인다”며 “이들 시장은 판매자에게 유리하지만 이 균형이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타이트했던 임대시장도 완화 양상을 보인다. 10월까지 지난 3개월 사이 시드니 임대료는 0.6% 낮아졌으며 멜번(0.4%), 브리즈번(0.3%), 호바트(0.6%), 캔바라(1.5%) 모두 하락을 보였다. 지난달 마지막 주 통계청(ABS)이 내놓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면 9월 분기 호주 임대료 인플레이션은 6.6%로 둔화되었다. 6월 분기, 이 수치는 7.1%였다.
로리스 연구원은 임대 시장이 약화된 것에 대해 “해외에서의 순 이주가 둔화되고 가구 평균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가구의 평균 거주 가족 수는 전염병 대유행 기간 동안 빠르게 줄어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호주의 신규 주택 공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마지막 날(31일) ABS가 내놓은 수치에 따르면 단독주택 건축 승인은 9월에만 4.4% 증가해 2022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9월까지 이전 12개월 사이 단독주택 건축 승인 증가는 16.7%에 달했다. 다만 다세대 유닛은 9월 4.7%가 늘어났지만 1년 사이 승인은 12.2% 줄었다.
한편 높은 이자율과 지속적인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7월 1일부터 3단계 세금 감면이 시작되면서 240억 달러에 이르는 소비자 세금 인하 혜택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불러오고 이자율 인하 가능성을 지연시키는, 지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하지만 9월 소매 지출 규모는, 세금 감면이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 영향을 미친 이후 9월 0.1%, 연간 0.8% 상승에 그쳤다. 1인당 소비자 지출은 9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정용품 지출은 10월 0.5% 상승했지만 이는 8월 0.4% 하락에 따른 것이다. 이외 백화점(0.5%), 의류 및 신발(0.1%), 식품(0.1%) 지출 모두 감소했다.
투자은행 KPMG의 브랜든 린(Brendan Rynne) 선임연구원은 “소매 부문이 여전히 1인당 지출에서 심각할 불황에 빠져 있다”면서 “이 결과는 또한 9월 분기에 대한 부정적 경제 전망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 각 도시별 주택 가격 상승
(연간 비율. 도시 : 2023년 10월까지 / 2024년 10월까지)
Sydney : 10.0% / 3.9%
Melbourne : 2.2% / -1.8%
Brisbane : 7.5% / 11.9%
Adelaide : 6.3% / 14.5%
Perth : 11.1% / 22.4%
Hobart : -5.1% / -1.9%
Darwin : -1.3% / 7.5%
Canberra : -1.7% / 1.5%
Source: CoreLogic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