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즐랜드 주 Noosa Shire 지역의 Sunshine Beach 주택가격, 거의 200% 상승
팬데믹 사태 이후 지난 2년 넘게 강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도 도시 거주자들의 ‘sea change’ 바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의 주택 수요 또한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지난 5년 사이, 도시 거주자들의 지방 지역 이주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거대한 물결이었다. 이로써 일부 해안 지역 주택가격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치솟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퀸즐랜드 주의 해안 타운 선샤인 비치(Sunshine Beach)이다.
누사 카운슬(Noosa Shire) 지역에 있는 인구 약 2,400명의 이 작은 교외지역(suburb)은 올해 6월까지 지난 5년 사이 무려 195.5%가 상승해 호주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로써 중간 주택가격이 300만 달러를 넘긴 퀸즐랜드의 첫 교외지역이 됐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 데이터에 따르면 선샤인 비치의 중간 주택가격은 지난 회계연도에만 40.7%가 올랐으며 올해 6월 현재 325만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중간 가격은 110만 달러에 머물러 있었다.
단독주택뿐 아니라 유닛 가격도 5년 사이 127.3%로 2배 이상 올라 현재 15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NSW 주, 스노위마운틴 지역(Snowy Mountains region)의 진다바인(indabyne)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도메인’ 사의 연구 부문 책임 연구원인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박사는 전염병 사태 이후 2년여 이어진 사상 최저의 기준금리, 제한된 주택 공급, 현금을 준비한 ‘sea changers’와 휴가용 주택 수요 증가로 인해 그야말로 ‘미친’(insane) 가격 성장이 촉발됐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박사는 “누사(Noosa) 지역의 주택가격이 급격한 성장을 보인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이 교외지역이 크게 변모했고,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위 계층 사람들을 위한 조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역에는 최근 몇 년 사이 고급 주거지들의 거래가 이어졌다. 호주 철광석 재벌이자 호주 최고 여성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씨가 지난해 3,4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이 곳의 한 주택을 매입했으며, 그녀의 투자회사인 ‘BV Investments’는 올해 4,200만 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했다.
그런 한편 케빈 러드(Kevin Rudd) 전 연방총리의 부인이자 사업가인 테레즈 레인(Therese Rein)씨는 지난 2020년,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테니스 선수 팻 라프터(Pat Rafter)씨의 해변 맨션을 1,700만 달러에 구입했다. 게다가 올해 초 침실 2개의 코티지를 675만 달러에 매입했다가 6개월 후 지나 라인하트씨에게 975만 달러에 되팔아 반 년 사이 300만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중개회사 ‘Sunshine Beach Real Estate’의 케이시 와이즈(Kathy Wise) 에이전트는 “이처럼 세간의 이목을 끄는 유명 인사의 부동산 거래는 이 교외지역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선샤인 비치 주택시장 성장의 원동력은 높은 수요, 적은 공급, 그리고 해변과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인 환상적인 분위기라는 평이다.
와이즈 에이전트는 “sea changer들의 수요와 함께 휴가용 주택을 마련하려는 이들이 증가했고, 이들은 다른 지역보다 선샤인 비치에 있는 주택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 부동산 거래로 수익을 챙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 지역의 한 주택 소유자는 팬데믹 사태가 시작된 이후 3채의 주택을 두 번이나 팔았다. 이 가운데 하나는 3개 침실의 아파트로 2020년 80만5,000달러에 팔았다가 되산 뒤 최근에 다시 200만 달러에 다시 팔아 높은 수익을 남겼다.
한때 선샤인 비치에서는 300만 달러의 예산으로 해안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 예산으로 장만할 수 있는 주택은 바다가 보이되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개조된 주택으로 한정된다.
와이즈 에이전트는 “지금 우리 지역의 경우 시장 성장세는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 및 다른 주(State) 예비 구매자들의 강한 수요를 보고 있다”면서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 연말쯤에는 더욱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샤인 비치의 주택가격이 강세를 보이지만 이 교외지역이 속해 있는 누사 샤이어의 중간 가격은 지난 6월 분기를 기준으로 12개월 사이 4.8%가 하락했다. 파월 박사에 따르면 현금화 한 구매자(주택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판매해 현금을 보유한 이들)는 지난 5월 이후 빠르게 높아지는 이자율의 영향을 덜 받는 반면, 가격이 높은 주택시장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회사 ‘Tom Offermann Real Estate’의 톰 오퍼만(Tom Offermann) 에이전트는 “선샤인 비치의 주택 수요는 아직 공급을 초과하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매물을 기다리는 고객을 갖고 있지만 가용 부동산 수는 극히 적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교외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이 그리 낯설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퍼만 에이전트에 따르면 선샤인 비치의 주택가격은 일반적으로 5년마다 두 배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격근무 증가로 전체 구매자 가운데 누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온 이들이 약 60%까지 늘어났다. 휴가용 주택을 원하는 이들도 많지만 더 많은 ‘sea changers’로 인해 매매용 주택이 동이 난 상태이다. 이러다보니 임대 가능한 주거지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8월 실시된 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선샤인 비치 거주자의 약 31%가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이는 2011년 조사에서 집계된 42%에서 크게 감소한 것이다. 그런 반면 임대주택 비율은 2011년 41%에서 지난해 조사에서는 35.5%로 줄었다.
‘도메인’ 데이터에 따르면 주택가격과 함께 임대료 또한 올해 6월까지 지난 5년 사이 3분 2가 증가해 단독주택 중간 임대료는 주(per week) 900달러로 상승했으며, 유닛 임대료 또한 약 51%가 올라 현재 중간 임대료는 650달러에 달한다.
아울러 지난해 인구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선샤인 비치 세입자의 46%가 가계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주거 스트레스로 간주된다)하고 있다. 이 비율은 5년 사이 두 배로 증가한 수치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